[까다로운 리뷰] 10만원대에 LC3, LE 오디오, 공간 음향 가능한 오딕트 TWIG 2
이종철의 까다로운 리뷰, 오늘은 중저가의 아주 좋은 이어폰을 가져왔습니다. 오딕트 TWIG 2.
우선 가장 큰 특징. 10만원대 제품인데 헤드 트래킹이 됩니다. 에어팟 프로 사용자들은 익숙하실 텐데요. 머리 방향을 인식해서 그쪽에서 소리가 들리도록 하는 기능이죠. 예를 들어서 제가 폰을 여기 놓으면 여기서 소리가 들리는 기분이고, 고개를 돌리면 이쪽에서 소리가 들리는 기분이 들죠. 이 기능 처음 쓸 때 무조건 놀랍니다. 왜냐면 소리가 특정 방향에서 오니까 혹시 내가 이어폰 안 꼈나? 이런 생각을 하게 되거든요. 음악을 들을 때도 좋은데 영상을 볼 때는? 더 좋죠.
시중에 있는 이어폰들이 생각보다 헤드 트래킹을 지원하는 제품이 별로 없는데요. 갤럭시 버즈, 소니, 에어팟 프로 이 정도만 지원하죠. 이 중에 갤럭시 버즈는 헤드 트래킹 성능이 좀 별로고요. 소니와 에어팟 프로는 특정 앱에서만 해당 사운드를 지원합니다. 그러니까 사실상 다양한 음원 앱에서 쓸 수 있는 이어폰, 거의 없는 셈이죠. 이것만 해도 충분한 매력이 됩니다.
그런데 이 기능 사용해 보니까 단점도 있었는데요. 일단 360도 사운드라고 했는데 180도 정도만 지원하는 것 같고요. 고개를 빨리 이렇게 돌리면 소리가 못 쫓아와요. 에어팟 정도의 반응은 아니었습니다. 천천히 돌리시고요.
만약 이 기능이 멀미가 난다-고 하시면 버추얼 사운드라는 기능도 있거든요. 이건 방향 상관없이 소리를 360도에서 들리는 것처럼 풍부하게 만드는 기능입니다. 이 모드가 생각보다 소리가 꽤 괜찮고요. 헤드 트래킹과 버추얼 사운드를 동시에 할 수도 있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이 두 모드를 동시에 할 때가 가장 좋았습니다.
사운드는 중저음이 강하고 해상력도 좋은 편입니다. 제가 맵고 짜고 단 거 노래를 좋아하는데요. 에어팟에서는 캡사이신-캡사이신 이런 추임새가 있는지 몰랐었어요. 이 제품으로 저변에 그런 소리가 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대단하죠.
베이스는 10mm 스피커 드라이버를 쓰는데도 소리가 꽤 둔탁하게 나는 편이고요. 베이스보다는 중간음, 그러니까 해상력 위주의 음악을 들을 때 가장 쾌감이 들었습니다. 소리의 단점이라고 한다면 높은 소리는 약간 튀네요. 드럼에서 탁하는 소리가 좀 거슬립니다. EQ에서 조정해 주시면 되겠습니다.
이 이어폰에 맞는 제 추천곡은요. Gorillaz의 On Melancholy Hill, Daft Punk의 Get Lucky, Finneas의 Break My Heart Again.
전용 앱을 통해서는 아까 그 헤드 트래킹 설정이랑 여러 설정을 하실 수 있는데요. EQ가 특이합니다. 보통 장르나 신나는 정도로 EQ를 고르잖아요. 여기도 My EQ라고 해서 장르별로 고르는 모드가 있긴 해요. 그런데 이퀄라이저 항목에 들어가 보면, Warm, Soft, Hard, Cold 4분면이 있고요. 이렇게 드래그해서 소리를 정하게 돼 있습니다. 이걸 이렇게 터치 드래그해서 자신에게 맞는 소리를 찾으시면 되고요. 이때 노래는 느린 노래 말고 Get Lucky처럼 잔박자가 많고 악기가 풍부한 음악으로 고르시기 바랍니다. 여러 세팅으로 해봤는데 저는 하드 모드가 가장 좋네요. 역시 음악은 하드한 맛이죠.
이게 제품이 그렇게 비싼 게 아닌데 소리가 왜 이렇게 좋은지 봤더니 LE Audio랑 LC3 코덱을 지원하네요. 블루투스 LE에서 구동되는 사운드죠. 비트 전송율, 비트레이트가 SBC의 절반밖에 안 돼서 저지연 모드나 고음질 모드를 사용할 수 있는 블루투스 LE 표준 규격이고요. 그래서 중저가 제품치고 소리도 꽤 괜찮고요. 오라캐스트처럼 여러 기기에 소리를 보내줄 수 있는 기능도 구현이 돼 있는데 친구가 없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충전은 유선, 무선 다 되고요. 10분 충전하면 한시간 10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 제품에 대해서 제일 큰 불만은 제 얼굴입니다. 일단 케이스가 굉장히 예쁘죠. 슬릭한 디자인이고요. 이어폰도 알루미늄 하우징이 아주 고급스럽고 예쁩니다. 문제는 꼈을 때 저한테 안 어울린다는 거예요. 이런 콩나물형 디자인은 장단점이 있는데요. 통화음질이 아주 좋다는 게 장점이고 단점은 안 어울리면 정말 이상하다는 겁니다. 특히 이렇게 생긴 이어폰은 무조건 귓볼에 꼬리 부분을 붙여야 예쁘거든요. 그런데 그게 안 됩니다. 보시면 착용감을 위해서 헤드 부분이 세미 오픈형 구조를 하고 있죠. 실제로 커널형보다 안 답답하고 좋아요. 문제는 이 헤드 생김새가 고정돼 있기 때문에 귀 속에서 자유롭게 이동을 못 시킵니다. 그래서 꼬리를 귀에 붙이면 이런 형태가 돼요. 이러면 소리가 내이로 못 가고 밖으로 빠집니다. 결론은 저 같은 광대형 얼굴은 이걸 그냥 못생긴 채로 써야된다는 거예요. 그래서 그냥 못생김을 감수하고 썼고요. 여려분은 한번 착용해 보시고 괜찮다 싶으면 구매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자, 그럼 이 제품을 살 것이냐 말 것이냐.
10만원대에 아주 풍부한 소리의 이어폰을 사고 싶다. 사세요. 소리가 벅차오릅니다.
360도 사운드를 아무 음원 앱에서나 쓰고 싶다. 사세요. 제품 제품 단계에서부터 헤드 트래킹을 지원합니다.
못생겼다. 사지 마세요. 저만 못생겼나요?
다음 시간에도 중저가의 좋은 제품 찾아오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그때까지 구독, 좋아요. 알림 설정.
영상제작. 바이라인네트워크
촬영·편집. 바이라인네트워크 영상팀 byline@byline.network
대본. <이종철 기자>jude@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