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스토어는 정말 ‘이용자의 첫번째 선택지’가 될 수 있을까?
[인터뷰] 전동진 원스토어 대표
“구글과 애플의 시장 독점을 깨는 게 제일 중요하다. 팀 스위니 에픽스토어 대표와도 그 부분에서 철학을 같이 한다.”
원스토어가 28일 “글로벌 진출”을 선언했다. 신호탄은 대만이다. 대만 지역 파트너인 해피툭과의 합작 앱마켓으로 ‘콰이러완 스토어’를 이날 론칭했다. 전동진 원스토어 대표는 간담회를 열고 “연내 대만 진출을 필두로, 내년에는 유럽과 미국 등지로 시장을 넓히겠다는 전략을 발표했다.
국내에서는 원스토어가 처음으로 애플 iOS의 제3자마켓 자격을 취득하기도 했다. 유럽에선 애플이 디지털시장법(DMA)에 따라 외부 앱스토어를 허용하도록 빗장을 열었다. 원스토어는 이 틈을 파고들어 글로벌 파트너들과 손잡고 구글과 애플의 독점을 깨부수는 유의미한 사업자가 되려 한다. 혼자서는 힘에 부쳐도, 글로벌로는 애플과 구글의 아성을 넘어서려는 사업자가 많으므로 함께 한다면 충분히 유의미한 경쟁자가 되는 것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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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통신 3사와 네이버가 합작해 출범한 원스토어는, 출범부터 기대를 받았으나 국내에서 성과가 그리 크진 않았다. 아예 문을 열지 않은 애플은 그렇다쳐도, 구글 역시 제3자 마켓을 견제하면서 원스토어가 뻗어나갈 공간이 협소했다. 그런데 이제 판이 바뀌고 있다. 경쟁 앱마켓을 견제하던 구글은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시정명령과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애플도 유럽을 시작으로 생태계의 문을 열어야 하는 상황이다. 원스토어 입장에선 안팎으로 다시 한 번 해볼만한 상황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전동진 대표는 “글로벌에서 성공하는 것”을 자신의 미션이라 말하면서, “공정하게 경쟁한다면 우리도 충분히 해볼 수 있다”고 자신했다. 원스토어가 국내를 넘어, 글로벌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을까? 다음은 물 들어올 테니 노 저을 준비를 하고 있는 전 대표가 기자들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올해 대만, 내년 유럽을 목표로 하면서 지금 가장 고민하는 것이 있다면?
고민이 굉장히 많다. 일단, 대만에 공식 론칭을 선언했으므로 대만에서 스토어 사업이 어느정도 자리 잡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 것이 될 것 같다.
유럽 쪽은 아직 구체적 이야길 하긴 어렵지만, 현지 파트너랑 오랫동안 이야기 해왔다. 현지 파트너의 속도가 우리 생각만큼 빠르지 않다. 유럽 쪽도 진도가 빨리 나와서 구체적 계획을 공유할 수 있기를 바란다. 글로벌에서 성공하는 게 가장 중요한 과제다.
유럽 파트너와의 협업은 어떤 부분에서 속도가 느린가?
의사결정 프로세스다. 유럽 회사의 경우 다른 나라 회사와 파트너십을 맺을 때 거쳐야 할 단계들이 있는데, 그 과정들이 하나하나 시간이 굉장히 오래 걸린다.
에픽게임즈와 협업을 공식 발표했다. 기대 효과는?
가장 중요한 부분은 구글과 애플이 차지하고 있는 시장의 독점을 깨는 거다. 에픽과 협의 과정에서 팀 스위니 대표와도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결국 지향하는 바가 같아야 같이 일할 수있다. 구글과 애플의 독점에 대항해 고객들과 게임사들에 더 많은 헤택을 돌려주는 것, 이게 우리가 공통으로 지향하는 바다.
유럽과 북미에서는 직접 스토어를 운영하는 에픽게임즈와 경쟁 관계가 되지 않겠나?
시장에서 공정한 경쟁은 있을수록 좋다고 생각한다. 에픽스토어와 우리가 협업도 하지만, 어떻게 보면 고객들에 좀 더 혜택을 주기 위해 서로 건전한 경쟁 관계에 있는 것도 좋다. 더 나아가서는 제3자 마켓이 서로 경쟁하기보다는 아예 하나로 합칠 수 있다면 더 좋겠지만, 그건 좀 먼 미래의 이야기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해외 진출을 하면서도 투입 비용은 커지지 않을 거라고 기자 간담회에서 말했다. 그래도 현지에서 마케팅은 필요하지 않겠나?
초기에는 아무래도 마케팅 비용이 많이 들어가게 된다. 해외 파트너와 합작하는 이유가, 현지 마케팅이나 조력, 브랜드 인지도 제고 등을 현지 파트너가 담당하는 구조를 짜서다. 저희가 현지에서 마케팅 비용을 쓰기보다, 현지 파트너가 원스토어 플랫폼을 가지고 와서 현지에서 마케팅을 해 사람을 모으고 저희와 수익을 나누는 그런 구조로 가고 있다. 그래서 개발비가 들어가는 것은 맞지만, 마케팅 비용은 현지의 파트너가 부담한다.
진출 국가에 따라 앱 마켓 브랜드 명을 바꾸게 되나?
논의가 많이 필요한 부분이다. 중화권 같은 경우는 대부분 중화권 이름을 쓴다. 그러다 보니 로컬 브랜드(대만에서의 원스토어 이름은 ‘콰이러안 스토어’다)를 썼다. 유럽 같은 경우 여러 국가가 있으므로 로컬 브랜드를 쓰기 오히려 어려울 수 있다. 유럽연합(EU) 전체에 하나의 브랜드를 쓰는 게 맞을 거라는 생각이 들고, 그렇다면 그냥 원스토어를 쓰는 게 맞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국가별로 잘 작동할만한 방법을 찾고 있고, 여러 전략을 내는 중이다.
지역마다 브랜드가 달라지면 글로벌 인지도 제고에는 불리하지 않나?
일단, 콰이러안 스토어도 앱 하단에 보면 ‘파워드 바이 원스토어’라는 부분이 들어간다. 그리고, (브랜드 이름은 달라도) 개발자 센터는 하나다. 어떻게 보면 얼라이언스 형태고, 자매 스토어 같은 개념이다. 플랫폼, 백엔드는 하나지만 겉으로 보이는 것은 현지에서 먹힐만한 브랜드로 가는 거라고 보시면 될 것 같다.
해외서 수수료는 어떻게 되나?
국내도 해외도 8 대 2로, 수수료 20% 부과는 동일하다.
원스토어의 경쟁력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해달라
한국 원스토어에 들어오면 문화상품권 결제가 가능하다. 게임하는 분들, 특히 10대가 문화상품권을 굉장히 많이 쓰는데, 구글에서는 문화상품권 결제가 없다. 또, 통신사의 포인트로 원스토어 결제 시 할인을 받을 수 있다. 그렇게 소비자들에 돌려드리는 혜택이 있다.
국내 이용자한테는 경쟁력이지만 글로벌 이용자한테는 크게 매력이 없을 수 있다
그래서 현지 파트너가 필요한 거다. 현지 파트너가 본인이 갖고 있는 수단으로 프로모션이나 할인 혜택을 제공해야 하는데, 대만의 현지 파트너인 해피톡이나 마이카드 역시 이벤트 툴이 굉장히 많다. 두 회사와 협업해 현지 고객을 대상으로 베네핏을 줄 수 있게 마케팅을 하겠다.
현지 파트너는 원스토어와 협업해 어떤 이점이 있나?
수익을 나눈다. 원스토어에서 매출이 발생하면 저희와 현지 파트너가 수익을 나눠 가지는 방식으로, 현지에서 사업을 직접 운영하는 거다.
원스토어의 가장 큰 경쟁력이 구글이나 애플보다 수수료를 낮게 책정했다는 거다. 그런데 해외에서는 현지 파트너가 생기고, 혼자만 의사 결정을 할 수 없는 구조다. 낮은 수수료 전략을 계속 가져갈 수 있겠나?
그 조건으로 현지 파트너와 협의를 하고 있다. 해외 진출에서 중요한 부분이, 개발사 입자에서 한국의 원스토어에 게임을 올렸을 때 그게 외국에서도 똑같이 작동해야 한다는 거다. 그러기 위해서는 수수료 정책도 같아야 한다. 나중에 원스토어가 출시된 국가가 늘어날 때, 게임사들도 원스토어 안에서 출시 국가를 체크해서 그 나라에서 바로 게임을 이용 가능하게 하는 식이다. 물론, 게임의 현지화는 개발사의 몫이지만.
국내 소비자들이 원스토어의 해외 진출로 얻는 이득이 있나?
간접적으로는 있을 거다. 원스토어의 진출국이 늘어날 때마다 글로벌 게임사들이 원스토어에 게임ㅇ르 출시하게 될 터다. 지금은 원스토어에 게임을 올리면 그 회사 입장에선 한국 매출만 생각하지만, 미국과 유럽, 일본, 대만에서 다 쓰인다고 생각하면 전체 마켓 사이즈를 보고 결정할 수가 있다. 더 많은 게임을 원스토어에서 이용할 수 있게 되는 것, 그 자체가 유저들한테는 베네핏이 되지 않을까.
원스토어가 잘 되려면 대작 게임을 유치해야 할텐데. 그러기 위한 전략은?
최근에 우리가 진행한 게 ‘스페셜 브랜드 패키지’다. 스토어 자체를 아예 그게임으로 도배를 해준다든가, 아예 특정 게임 탭만 따로 만들어 그 게임이 아주 돋보이도록 하는 그런 패키지도 제공하고 있다. 그렇게 해서 앞으로 원스토어에 더 많은 게임이 나올 수 있도록 협의를 하고 있다. 해외에서도 원스토어 쿠폰 같은 것이 있어, 최초 회원 가입 때, 첫 결제 시 얼마, 이런 등의 프로모션을 같이 제공하고 있다. 쿠폰이나 할인 툴은 이미 원스토어가 갖고 있으므로 현지 파트너가 해당 툴을 써서 어떤 시점에 누구에게 프로모션을 제공할지는 현지에서 결정해 활용할 수 있다. 그 부분에 대한 노하우도 공유하고 있고. 분기 단위로 현지 파트너와 마케팅 회의를 하는데, 기본적으로 한국과 비슷한 형태의 거래액 당 할인이 유저에게 주어질 수 있도록 (정책을) 가져가려고 하고 있다.
해외 통신사와 앱마켓 선탑재 관련 논의를 하고 있나?
해외 선탑재는 사실 되게 중요한 부분이다. (원스토어와 같은 제3자 마켓을) 설치하려면, 구글플레이에선 검색이 안 된다. 그래서 따로 웹사이트에 들어가 다운로드 받아야 하는데, 그때 구글이 ‘위험 경고’ 메시지를 내보낼 수 있고, 그것이 이용자들한테는 장벽이 된다. 그래서 선탑재가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라, 이걸 해줄 수 있는 파트너와 해외 사업을 협업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구체적으로 밝히기는 아직 어렵지만, 아직 100% 다 결정된 게 아니므로, 조만간 결정이 되면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다.
제조사 단에서 선탑재는?
가능은 하다. 그런데 제조사들은 자기네 앱스토어가 다 있다. 삼성은 갤럭시가, 화웨이도 앱갤러리라는 서비스가 있다. 샤오미도 샤오미 앱스토어가 있고. 그래서 원스토어를 추가로 설치하는 데 약간 어려움이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은 있다. 반대로 통신사는 자체 앱마켓이 예전에는 다 있었는데, 사업이 안 돼서 철수하거나 줄어들어가 했으므로 오히려 가능성이 더 높다고 본다.
유럽에서는 빅테크 규제가 심하므로 새로운 앱마켓이 들어갈 때 좀 더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는 것은 없나?
기존에는 제3자 앱마켓을 설치할 때 나오는 경고 메시지 같은 여러 장벽이 있었는데, 이제는 법으로 막고 있으므로 그걸 못한다는 거다. 방해 행위를 못하는 게 일단 우리한테는 유리한 기회라고 봐야겠다. 또, 사람들 주목도가 올라가 있다. 언론에서 제3자마켓에 대한 주목을 하고 있으므로 사람들이 더 많이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게 이점이다. 또 한가지는, 애플 같은 경우는 아예 폐쇄된 생태계이므로 애플 앱스토어를 제외하고는 소프트웨어 설치가 아예 안 됐었다. 그런데 유럽에서 그걸 막았고, 독점이라는 애플도 이제는 사이드 로딩을 (유럽에서는) 가능하게끔 했다. 그것 자체가 가장 큰 변화이자 기회라고 생각한다.
모기업으로 부터 대표가 받은 미션이나, 꼭 이뤄내야 할 성과가 있나
해외에서의 성공, 그리고 IPO다. 이런 것들이 제가 받은 미션이다. IPO를 위해선 수익성을 확보해야 하는데, 한국 마켓이 물론 크지만 여기서 벌어들이는 것만으로 회사의 잠재력을 인정받을 수 있겠느냐의 문제가 있다. “원스토어가 해외에서 이렇게 성장해 나가는 플랫폼”이라고 했을 때, 좀 더 시장에서 IPO를 할 때 (괜찮은) 스토리가 나오지 않겠느냐 하는 관점이 있다.
아이폰 점유율이 높은 국가에선 (성장에) 어려움이 있을 것 같은데
중요한 포인트다. 규제가 없으면 애플은 문을 안 열 것이기 때문에 규제랑 같이 가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미 일본은 내년 하반기에 앱마켓 문을 열도록 예고를 했으므로, 애플도 이에 따라야 한다. 기회가 왔다. 미국은 아직 규제가 구체적으로 발표되지 않았는데, 움직임이 있다는 보도 정도는 계속 나오고 있다.
(동석한 송진석 원스토어 사업전략팀장=) 애플 발표 정책을 보면 ‘코어 테크피’라는 것이 있다. 개발사가 애플 한테 주요 기술에 대한 수수료를 내야 한다. 그 정책 때문에 원스토어 같은 제3자 앱마켓에 입점하는 것이 개발자한테는 정산율을 안 좋게 만들어주는 행위가 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저희가 (iOS에) 플랫폼을 열더라도 개발사가 들어올 요인이 거의 없다. 그게 바귀거나, 아니면 정책적으로 개발사가 들어올만한 또 다른 요인을 찾아야 되는 숙제가 있다.
브랜드 인지도를 올리기 위한 전략은?
일단 ‘싱글탭’이라는 획기적인 UI 솔루션을 만들었다. (개발사 웹사이트에서 다운로드 버튼을 누르면, 앱마켓 이동없이 곧바로 앱을 다운로드 받게 하는 기술이다.) 싱글탭이 동작하려면 원스토어에 게임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싱글탭을 눌렀을 때 바로 설치가 된다.획기적으로 게임 회사를 도와줄 수 있는 그런 솔루션을 많이 가져와서 원스토어 브랜드 (선호도)를 올리려고 한다.
결국 게임사들이 바라는 것은 신규 유저 확보이지 않나? 그걸 위해서 그간에는 광고비를 썼다면, 이제 저희가 스스로 광고 플랫폼과 광고 상품을 만들면서 비용 효율을 높이면서 이용자를 확보할 수 있게 하는 수단을 만들었다고 볼 수 있다.
국내에서는 원스토어가 왜 그간 생각보다 존재감이 크지 않았을까?
사이드로딩(마켓 외부 사이트에서 다운로드)을 하려면 구글에서 경고 메시지가 심각하게 나왔다. 지금까지는 구글이 많이 견제를 했다. 그래서 작년에 과징금도 받지 않았나. 이제 그런 불공정 행위들이 많이 안 될 거기 때문에 공정하게 경쟁한다면 우리도 충분히 해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전 대표가 생각하는 ‘경쟁력’ 있는 마켓의 기준은 무엇인가
원래 게임 쪽에 있다보니, 이용자가 이 서비스를 얼마만큼 아끼고 사랑하느냐, 이런 것들이 되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원스토어를 쓰는 사람들이 “게임은 이제 무조건 원스토어에서 받아야지” “원스토어가 내 첫번째 초이스지”라는, 그런 인지도를 많이 쌓고 싶은 것이 목표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남혜현 기자> smilla@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