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스타트업은 무엇을 만들어가고 있나…빅웨이브 IR 현장에 가봤다

22일 잠실롯데월드타워의 31층 프레젠테이션실, 이곳에 약 150명의 사람들이 모였다. 그 중 회사 대표로 보이는 15명의 참가자들이 굳은 얼굴로 옷 매무새를 가다듬고 목을 풀었다. 투자사를 상대로 한 발표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투자 유치가 어려워진 요즘, 회사와 서비스를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은 만큼 대표들의 얼굴에는 긴장감이 역력했다.

유망 스타트업들이 투자유치를 위해 한 자리에 모였다. 인천창조경제혁신센터가 22일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개최한 ‘빅웨이브 기업투자설명회(IR) 미디어데이’에는 15개의 스타트업이 참여했다. 이날 참여한 기업들은 약 2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선발된 쟁쟁한 곳들이다. 각 스타트업 대표들은 어떤 서비스를 하고 있는지, 경쟁력은 무엇인지 등 회사의 성장 가능성을 강조하며 회사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켰다.

그 중 인공지능(AI), IT스타트업도 눈에 띄었다. K팝이 흥행인 지금 메타버스를 활용해 사업을 하는 곳부터 코딩없이 혼합현실(XR)을 만드는 엔진 스타트업, 구독 결제 내역을 한 눈에 모아 알려주는 서비스 기업까지 다양한 스타트업이 기술력과 서비스를 선보였다.

빅웨이브 미디어데이에 참가한 AI, IT 기업 버시스, 인터렉트, 큐링이노스, 사고링크, 왓섭의 발표를 들어봤다.

버시스

버시스는 메타버스, 가상현실(VR) 기반의 음악상품과 생성형 음악 엔진을 개발한다. 쉽게 말해 VR에서 음악을 듣고 뮤직비디오 등을 제작할 수 있는 서비스다. 올 8월에는 SM엔터테인먼트 소속 아티스트인 에스파의 메타버스 월드를 만들어내놨다. 에스파의 실물 CD를 구매한 사용자들은 추가 요금을 내면 메타버스에서 에스파 멤버들과 대화하거나 사진을 찍을 수 있다. 또 사용자들은 메타머스 플랫폼 제페토에서 가상 에스파와 뮤직비디오를 제작할 수 있다.

버시스는 SM엔터테인먼트, 하이브 등 국내 엔터테인먼트사와 워너 뮤직, 유니버셜 뮤직, 록네이션 등 글로벌 엔터테인먼트사와 협력하고 있다. 회사의 수익구조는 에스파 월드같은 메타버스에서 사용자들이 의상 등 아이템을 구매하거나, 아티스트의 실물 앨범을 통해 추가 요금을 내고 가상 앨범을 구입하는 두 가지 방식이다.

버시스의 핵심 고객층은 아이돌에 관심이 많은 10대다. 이번에 선보인 에스파 월드의 경우 20일간 사용자 52만명을 유치했으며, 연말까지 500만명의 사용자를 모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성욱 버시스 대표는 “음악이 듣는 것에서 메타버스에서 뮤지션과 직접 교류하는 것으로 확장되고 있다”며 “회사의 기술력을 기반으로 스타 파워에 힘입어 날아볼 것”이라고 밝혔다.

인터랙트

인터랙트는 노코드 혼합현실(XR) 콘텐츠 제작엔진을 개발했다. 인터랙트가 개발한 엔진 ‘ETXR’에서 탬플릿 제작도구, 콘텐츠 제작도구, 네트워크 엔진 등을 활용해 개발자가 아니더라도 XR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인터랙트가 개발한 엔진 ‘ETXR’ (사진=회사 홈페이지)

사용자는 엔진에서 탬플릿을 가상환경에 배치하는 것만으로도 3D 공간을 만들 수 있으며, 직접 만든 가상 공간을 현실에서 체험할 수 있다. 소리(사운드)도 탬플릿화되어 있어 사용자가 원하는 지점에 설정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ETXR은 경찰, 소방, 국방 등 훈련시스템, 직업 안전 교육, 게임 전시 교통 건설 등의 분야에서 쓰이고 있다.

인터랙트는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사업을 하고 있다. 현재 중국, 베트남, 키르기스스탄에 진출한 상황이며 추가적으로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UAE에 진출할 계획이다.

권남혁 인터랙트 대표는 “기존 제품과 비교해 80%의 제작 비용 절감, 50%의 제작 기간 단축 효과가 회사의 강점”이라며 “XR콘텐츠를 만드는 회사는 많지만 국내서 일부 게임사를 제외하고 독자적인 엔진을 가진 회사는 거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큐링이노스

큐링이노스는 테니스 로봇 시스템을 개발했다. 갈수록 인건비가 높아지는 어려움에 직면한 테니스 업장과 함께 테니스를 칠 파트너를 구하기 어려운 사용자가 회사의 목표 고객층이다. 큐링이노스는 24시간 무인 테니스 매장을 운영할 수 있도록 로봇과 플랫폼을 개발했다. 사용자는 앱을 통해 테니스장을 예약, 결제할 수 있고 파트너가 없더라도 로봇과 테니스를 칠 수 있다. 로봇은 기존 볼 머신처럼 한 곳에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과 호흡하며 동작한다. 또 인공지능(AI)이 사용자의 자세 등을 안내한다.

사업장 입장에선 시공과 별도의 기계 설치 없이 매장을 운영할 수 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현재 국내 80개 매장에서 서비스를 도입했으며, 큐링이노스의 플랫폼에서 결제가 이뤄지는 월활성사용자수(MAU)는 약 8000명이다. 큐링이노스는 올해 말 대만, 일본 등 해외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큐링이노스가 개발한 테니스로봇시스템 (사진=회사 홈페이지)

사고링크

사고링크는 부조리한 교통사고 보험 지급 현실에 주목해 AI 손해사정 플랫폼을 개발했다. 일반적으로 교통사고를 당한 피해자는 가해자의 보험사로부터 보상을 받는다. 그러나 가해자의 보험사는 교통사고 피해자의 사고 유형과 피해 상황과 무관하게 개인의 성향과 지식 수준에 따라 보험금을 차별해 지급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사고링크는 AI를 통해 손해사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줄였다. 그동안 보상을 받기 어려웠던 경상 피해자들도 손해사정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사용자가 사고링크 앱에 사고내용을 입력하면 AI가 예상 보상금액을 알려주고 위임 과정을 거쳐, 사고링크 측이 보험사로부터 제대로 된 액수의 보험금을 받아준다. 이 과정에서 사고링크는 일종의 수수료를 가져간다. 이것이 회사의 수익모델이다.

사고링크 서비스 화면 (사진= 회사 홈페이지)

회사 측은 사고링크 서비스가 사고를 당한 피해자들뿐만 아니라 보험사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봤다. 송필재 대표는 “보험사에서도 과잉진료가 문제가 되고 있다”며 “서비스가 추구하는 방향은 과잉진료를 받지 않고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개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왓섭

왓섭은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구독한 서비스가 무엇인지 모르고 자동 결제를 하는 문제에 주목해 AI 기반의 소비내역 처리 분석 솔루션을 개발했다. 왓섭은 사용자가 현재 정기결제를 하고 있는 구독 서비스와 고정 지출을 한 곳에서 관리할 수 있는 모바일 플랫폼을 제공 중이다. 사용자는 매달 고정으로 나가는 결제 일정을 확인할 수 있고, 원할 경우 해지할 수 있다.

왓섭은 해당 서비스가 다른 핀테크, 은행에서 쉽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김준태 왓섭 대표는 “데이터 서비스는 데이터 처리, 가공, 분석을 해야 사업이 가능하다”며 “왓섭은 이에 대한 역량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왓섭 서비스 화면 (사진=회사 홈페이지)

왓섭은 기업간소비자(B2C) 서비스 외에도 기업간기업(B2B) 서비스를 하고 있다. 기업들이 고객에게 수입과 지출 분류, 소비내역 등을 풍성하게 알려줄 수 있도록 고객 프로파일링 AI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김준태 왓섭 대표는 “왓섭은 월평균 23%씩 성장하고 있으며, 마케팅 없이 사용자들이 앱에 자연적으로 유입되는 비율이 약 83%”라고 강조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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