팁스 지원금 논란, 중기부 해명을 들어봤습니다

얼마 전에 <팁스는 왜 자꾸 논란이 되나>라는 기사를 썼습니다. 이후로, 후속 제보가 여럿 들어왔습니다. 그중 가장 놀라웠던 얘기는 “2차년도 지원 예정금의 10%만 집행받았으며, 나머지는 내년으로 이월 지급된다는 통보를 받아 당황스럽다”는 내용이었죠.

이 회사 한 곳 만의 일은 아닙니다. 또 다른 기술 스타트업의 대표도 “팁스 운영사로부터 7월 사업비부터는 내년에 지급하겠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예정된 금액의 절반 가까이 안 나온 상황이지만 그래도 우리는 (다른) 투자를 받은 것이 있어서 다행인데, 다른 곳들은 많이 힘들다고 하더라”는 이야기도 덧붙였습니다.

이들 스타트업은 원래 받아야 할 돈이 제대로 나오지 않자 팁스 운영사에 연락을 했고, 운영사로부터 “다른 곳도 80% 지급이 확정이 아니라 모두 다른 비율로 지급됐다”거나 “우리도 구체적으로는 모른다, 알아보겠다”는 식의 답변을 받았다고 합니다.

의문스러웠습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지난 6월, 팁스 운영사를 대상으로 한 설명회에서 “올해 팁스 지원 예산의 80%를 지급했고, 나머지 20%는 내년으로 이월 지급하겠다”고 밝힌 상황이죠. 즉, 중기부의 말대로라면 지금 스타트업 씬에서 “약속했던 것의 절반 이하로 지원금을 받아 운영이 힘들다”라고 말하는 목소리가 자꾸 나와서는 안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출처= http://www.jointips.or.kr/ 팁스 지원금이 어떻게 움직이는 지를 보여주는 그림.

팁스는 민간투자주도형 기술창업지원을 말합니다. 정부가 팁스 운영사를 지정해 기술 스타트업을 위한 연구개발(R&D) 자금을 지급하고, 운영사 역시 지원금의 20%를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형태로 움직이죠. 좋은 아이디어와 기술이 있는데 돈이 없어서 사업을 현실화하지 못하는 스타트업에는 정말 중요한 마중물인 프로그램입니다.

팁스를 운영하면서 정부는 칭찬도 많이 받았습니다. 그러다 올해 R&D 예산 삭감으로 인해 팁스에도 영향이 있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있었습니다. 그래도 정부가 설마 지급하지 않은 돈을 지급했다고 거짓말을 할까 싶었습니다. 그렇지만, 당장 “마이너스 통장이라도 만들어서 인건비를 충당하게 생겼다”고 말하는 스타트업들의 목소리 역시 생생했죠. 정부 발표와 팁스 지원 스타트업의 목소리에 왜 차이가 나는지를 짚어봐야겠다고 생각한 이유입니다.

팁스 기업에 연구비 지급을 담당하는 부서에 연락했고, 중소벤처기업부 박종학 기술혁신정책관실 기술개발과장과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스타트업 씬에서는 왜 지원 예산이 제대로 지급되지 않는다고 말할까요? 어디서부터 입장의 차이가 생기는 건가요? 박종학 과장과 통화한 내용의 핵심을 정리했습니다. 

지난 6월에 “올해 예산의 80%를 지급했고, 나머지 20%는 내년으로 이월한다”고 밝혔는데?

국회에서 당초 잡힌 올해 예산이 있다. 그 예산의 80%를 반영했다. 총 사업비의 80%가 아니라, 올해 지급분의 80%가 반영이 된 거다.

각 지원 기업이 올해 받아야 할 지원금의 80%를 다 똑같이 받았다는 건가?

똑같다. 그런데 기업들 입장에선 이런 게 있을 거다. 팁스 기업 선정 시점이 매년 3월부터 11월까지로 다양하다. 다른 사업은 일괄 공고해 선정해 이런 문제가 없지만, 팁스는 선정 기업을 투자와 매칭해야 하므로 특수하게 매달 새로운 기업이 지원 대상이 된다. 따라서, 기업별로 (지원금 지급 시점이 달라) 약간의 차이를 느낄 수는 있다. 

팁스 선정 기업이 받는 교육자료 입니다. 총 연구개발비 5억원을 1차년도에 두 번, 2차년도에 두 번, 총 네 번에 나눠 지급을 받습니다. 단, 팁스 선정이 매해 3월부터 11월까지 달마다 이뤄지므로 각 기업의 지급 금은 선정 월에 따라 달라집니다.

그렇지만 기업들도 다 자기가 언제 선정됐는지는 안다. 일 년 간 얼마만큼의 지원비가 나와야 하는지를 미리 예상을 할텐데, 지원 시작 시점이 다르다는 걸 감안해도 약속했던 것보다 지원이 훨씬 적게 나왔다고 이야기 한다

지원금이 “50%보다 안 나왔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다만, 팁스를 포함한 모든 정부 지원이 국회의 지적에 따라 “(1년 12개월 중에) 10개월치만 반영되는 것”으로 지침이 바뀌었다. 사업비를 가상계좌를 통해 지급하면, 그 자금을 기업들이 그때그때 사용하지 않는데, 국회에서 이를 “사용도 안 하는 예산을 왜 다 받아서 지급하느냐”고 지적한 후 나온 지침이다. 그래서 계속 지원비 같은 경우는 12개월이 아닌 10개월로 예산을 편성해 지급한다. 전 부처가 동일하다. 

그런 상황에서 올해 팁스 지원금의 20%가 감액이 됐기 때문에, (12개월 예산 지급을 생각했던 곳에서는) 20%보다 더 많이 감액이 됐다고 생각을 한다. 

아울러, 팁스는 특수성이 있다. 전체 5억원의 예산 중에 1차연도에 3억원을 받은 곳들이 있다. 앞쪽에 자금을 몰아서 받은 경운데, 그러다보니 기업별로 (자금을 받는 액수에) 차등이 있다. 또, 앞서 언급한 것처럼 3월부터 11월까지 매달 기업이 선정되므로, 그 선정 시기에 따라 각 기업의 1차 연도가 다르다. 전체 편성된 예산이 같지만, 기업별로 차등 지급됐다고 느끼는 곳은 이런 부분을 고려했을 때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말씀을 종합했을 때, 팁스 선정 스타트업의 일부가 “나는 올해 받기로 한 금액의 절반을 못 받았다”라고 말하는 것은 계산상의 착오라고 봐야 하나?

그 표현은 좀 이상하다. 실제로 예산서 상으로 당초 10개월 편성된 거 대비 20% 감액을 했기 때문에 기업 분들 입장에서는 협약서 기준으로 보면 4개월 이상 감액된 것으로 이해를 하는 거다.

예산이 적게 지급돼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도 있는데

팁스 기업들의 자금 실집행 현황을 살펴봤다. 이미 우리가 받은 예산은 다 지급을 한 상황이다. 물론 애로가 있는 기업도 있지만 아직 사용하지 않은 잔액이 상당수 남은 곳도 있다. 8월 초에 조사를 다 했는데, 여전히 2개월 이상 쓸 수 있는 자금이 남은 곳이 80%다. 5~6개월 째 (지원금을) 사용하지 않고 있는 기업도 상당수고. 다만 10~20% 정도 기업이 한두달에서 석달 가량 쓸 수 있는 자금만 현재 가상 계좌 내에 남아 있기 때문에, 이런 기업에 대해서는 특별히 자금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중기부가) 내부적으로 저금리 프로그램 등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안내 할 생각이다. 

또, 당초 제출한 사업계획세어 월별로 (지급된 예산을) 어떻게 쓰겠다는 항목들이 있다. 기업의 입장에선 제일 중요한 것이 인건비이므로, 인건비에 (예산을) 우선 사용할 수 있도록 비목 변경을 허용하고 있다. 아울러 R&D가 지연될 수도 있으므로, 기간 연장도 할 수 있도록 허용해 준 측면이 있다.

애초에 중기부가 6월 팁스 지원금 관련 설명을 전체 운영사나 혹은 전체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했으면 더 소통이 잘 됐을 거라고도 이야기 나오는데

그 부분은 저희도 충분히 (설명을) 해드려야 하는데, 다만 이런 측면이 있었다. 감액된 부분은 팁스만이 아니다. 팁스도 창업 성장 R&D 중의 일부고, 기술혁신 사업이 더 큰 것들이 있다. 그래서 팁스만 한정해 (설명을 모두 다 하는 것도) 적절치 않고, 팁스를 관장하는 엔젤협회나 운영사가 밀접하게 일하고 있으므로 거기에 말씀을 드린 거다. 

500개, 700개 되는 기업을 한 자리에 다 불러서 하기에는 6월에 여러 가지 (일이) 있다. 그래서 자금 안내를 빨리, 효과적으로 하는게 더 낫다는 관점에서 빨리 말씀을 드린 거다. 팁스 지원 계획 설명에 안 온 운영사들에게는 전화로 안내한 것으로 알고 있고, 추가적으로 개별 기업이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운영을 하기도 했다. 실제 상담 전화가 일주일 정도 계속 들어왔던 것으로알고 있고, 진짜로 더 궁금하다는 기업들이 많으면 오프라인으로 회의를 할 생각이었는데 그 일주일 간 크게 이슈를 제기한 분은 없었던 것으로 안다.

올해 집행하지 않은 예산은 내년 이월 지급된다. 내년에 한꺼번에 예산이 지원되면, 그 자금을 제때 집행하지 못해 오히려 추후 평가에 불이익을 받을까 걱정하는 곳도 있다

우선 인건비로 쓸 수 있게 비목 변경을 허용해 드린 바 있다. 아울러 사업 기간을 6개월까지 더 연장하는 것도 적극 허용하고 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남혜현 기자> smilla@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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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댓글

  1. ㅋㅋㅋㅋ 올해 지급분의 80%라니.. 당장 저 팁스연구개발비 표만 보더라도 24년 지급되어야 할 금액이 2년차에 지급되는 금액이 대부분 하반기에 지급이 안된다는건데 원래 9500만원 받아야 될 금액을 한푼도 못받는다는 거잖아 뭔 80%는 지급되었다는 헛소리를 자기 이름 대고 찍찍 해싸고 있냐 ㅉㅉ

  2. 박종학 과장이라는 분은 중기부 팁스 담당 과장이 아닌 것 같습니다. 사실과 다른 이야기가 많네요…
    “팁스 기업들의 자금 실집행 현황을 살펴봤다. 이미 우리가 받은 예산은 다 지급을 한 상황이다. 물론 애로가 있는 기업도 있지만 아직 사용하지 않은 잔액이 상당수 남은 곳도 있다. 8월 초에 조사를 다 했는데, 여전히 2개월 이상 쓸 수 있는 자금이 남은 곳이 80%다.” 라고요? 팁스 기업 어디에 조사를 하셨는지 모르겠네요. 조사 받은적이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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