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츄얼 플랫폼, 브랜드 마케팅에 진짜 통할까?

‘2024 인플루언서 마케팅 & 브랜드 혁신 컨퍼런스’ 개최
강희석 네이버제트 사업개발 리드 사례 발표

매달 수억명이 쓰고 있는 플랫폼. 10대들이 하루 평균 1시간 50분을 머물다 가는 곳. 관심경제 부문에서는 이미 지분율이 매우 높은 거대한 미디어지만, 성인들에게는 아직도 낯선 영역. ‘버츄얼’입니다.

세계 메타버스 플랫폼을 누가, 얼마나 쓰는지 알아볼 수 있는 수치. 대표적인 버츄얼 플랫폼에는 제페토를 비롯해 로블럭스나 포트나이트, 마인크래프트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출처= 강희석 네이버제트 사업개발 리드 발표자료에서 발췌.

버츄얼에서 네이버제트가 운영하는 버츄얼 플랫폼 ‘제페토’는 매우 잘 나가는 미디어입니다. 2018년 문을 연 이후, 세계 4억명 이상이 쓰는 플랫폼이 됐죠. 이용자의 95%가 미국과 중국, 일본 등 국외에서 삽니다.

최근 <바이라인네트워크>가 주최한 ‘인플루언서 마케팅&브랜드 혁신 컨퍼런스’에서 발표자로 참석한 강희석 네이버제트 사업개발 리드(=사진)는 “프랑스나 독일 같은 곳에서도 제페토가 최근 큰 성장세를 보이면서 각 국가별로 수십만명의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는데요. 제페토의 인기를 세계 각국의 10대가 이끌고 있는 셈입니다.

“현실의 나만큼 중요한 또 다른 내가 있다”

제페토를 비롯한 버츄얼 플랫폼을 10대들이 왜 쓰는지 이해하려면, 먼저 이해하고 넘어가야 하는 말입니다. 네이버제트는 제페토 사업을 하면서 내부적으로 ‘버츄얼’을 이해하기 위해서 “현실의 나만큼 중요한 또 다른 내가 있다”는 것을 기본 전제 삼았다고 합니다.

이 말이 중요한 이유는, ‘현실의 나’ 만큼 중요한 ‘또 다른 나’들이 모여서 살아가는 공간에서는 당연히 ‘생산’과 ‘소비’가 일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강 리더의 말에 따르면 제페토 내에서는 현재 이용자 아바타를 꾸밀  수 있는 아이템이 1300만개 이상 존재하는데요. 그 아이템의 99.99%가 사용자 본인이 직접 만들어 올리는 것들입니다.

“현실보다 더 강하게 본인의 가치관이나 캐릭터를 표현할 수 있는 아이템”을 사고 파는 과정에서는 당연히 그 자체의 경제가 굴러가게 마련인데요. 버츄얼 공간은 10대가 처음으로 경제활동을 경험하는 곳이 되는 것입니다.

“구찌는 버츄얼 안에서 사람들이 스스로 놀게 한다”

자, 이제 본론입니다. 10대가 쓰는 버츄얼 플랫폼에 왜 미디어가 관심을 가지나요? 미래 소비자인 10대가 몰입하는 공간이기 때문이죠. 강희석 리드의 발표에 따르면 “내 아바타와의 유대를 위한 쇼핑, 꾸미기가 많이 일어나는데 ‘나의 아이덴티티’를 위한 아이템이 월 평균 5000만개가 판매되고 있으며, (구매자의) 47%가 브랜디드 아이템을 구매한 경험이 있다”고 합니다.

재미만 있다면, 10대들은 이 공간에서 브랜드를 알고 소비합니다. 천천히 해당 브랜드에 대한 관심과 이미지를 쌓아가게 되는 건데요. 그래서 국내외로 유명한 브랜드들이 제페토와 같은 버츄얼 공간을 활용한 마케팅을 하고 있습니다.

대표적 사례가 구찌입니다.

구찌는 벌써 3년째 제페토 내에서 여러 마케팅을 시도하고 있는데요. 위 사진은 그 중 하나입니다. 어떤 마케팅인지 감이 오시나요? 그냥 단순히 신제품을 전시해 놓고 그걸 구경할 수 있게 하는 게 아니고요.

이용자가 저 중 하나의 가방으로 변신해 숨어 있는 겁니다. 가방으로 변해 있는 친구를, 술래팀에서 찾아내는 숨바꼭질이죠. 카페트와 천장, 오브제까지 실제 구찌 매장을 그대로 재현해놓은 곳에서 10대들은 숨바꼭지을 하고 놀면서 이 브랜드에 대한 관심과 친화력을 높입니다.

“버츄얼 플랫폼, 숏폼과는 다른 고관여 미디어”

그저 흘러가는 영상을 바라보고 ‘좋아요’만 누르는 것이 아니라, 직접 플레이어가 되어서 공간을 뛰어다닐 수 있다는 것은 버츄얼 미디어가 쇼츠나 릴스와 같은 숏폼과는 달리 ‘고관여 미디어’라는 것을 알게 합니다. 콘텐츠를 단순 소비하는 것을 넘어서 이 안에서 콘텐츠를 재생산하고, 소비하면서 경제 활동을 자연스레 하게 만드는 것이 고관여 미디어인데요.

이 ‘고관여’의 또 다른 사례를 하나 더 들어볼게요. 농심입니다. 물론 아바타는 먹지 않았다고 배가 고프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 버츄얼 공간에서 이용자들이 여러 레시피를 만들어서 공개하고, 이 중에서 일부는 실제로 오프라인 매장에서 만들어서 판매가 됩니다. 아바타가 만든 레시피를 현실의 인간이 구현해 먹는 거죠.

이런 일을 통해서 브랜드들은 버츄얼 안에서 10대에게 자신들을 각인시킵니다. 그 과정에서 실제로 돈을 벌기도 합니다. 월마트는 버츄얼에서 현실 상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했는데요. 제페토와 월마트가 API 연동을 해뒀기 때문에, 월마트 로그인을 미리 해뒀다면 월마트 계정에 연동된 지불매체를 통해 실제 상품을 구매할 수 있게 한 거죠.

“버츄얼 플랫폼의 인기는 꺼지지 않았다”

여기까지 들으신 분들은, 어쩌면 그런 생각을 하실 수도 있겠습니다. “버츄얼과 같은 메타버스는 한때 유행하는 마케팅 용어 아니었나? 그게 지금 잘 된다고?”라고요.

그렇지만 우리, 메타버스니 버츄얼이니 하는 어쩌면 ‘마케팅’에 가까운 용어를 떼어놓고 생각해보자는 게 강 리드의 제안입니다. 강 리드는 “메타버스라는, 그런 키워드의 유행과 상관없이 버츄얼은 성장 중”이라고 말하는데요.

이미 미국에서는 지난해에만 300개가 넘는 기업이 버티컬로 진출했죠. 가상공간에서의 활동이 기술 트렌드가 아니라, 현재 많은 이들의 삶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미디어 플랫폼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강 리드는 강조합니다.

강 리드는  “10대들이 현재 가장 많은 시간과 관심을 쓰는 미디어가 버츄얼이고, 지금 (브랜드가) 행동했을 때 미래 소비자를 먼저 선점할 기회가 아직 존재한다”고 덧붙이기도 했습니다.

네이버제트 측은 제페토 내에서 앞으로 여러 새로운 시도를 한다고 합니다. 그 중 하나가 버츄얼에 기반을 둔 아이돌입니다. 6월에 공개 예정이라고 하고요. 버추얼 네이티브로 태어난 이 아이돌은 가상공간에서 브랜드와 협업하는 인플루언서로 성장한다는 전략을 갖고 있고요. 이런 버츄얼 인플루언서의 수를 더욱 확산시키는 것이 네이버제트가 가진 숙제이기도 하겠죠.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남혜현 기자> smilla@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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