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스타트업 투자 동향, 빙하는 녹지 않았다

약 2년간 이어진 글로벌 경기침체는 스타트업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 투자자들의 지갑 문이 닫히면서 스타트업은 이전 대비 자금을 확보하기 어려워져 긴축을 해야 했고, 지표로 보여줄 수 있는 ‘진짜’ 성장을 해야 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장 분위기가 다소 완화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으나, 미국 연방준비위원회(Fed)의 금리인하 가능성이 줄어들면서 여전히 스타트업과 벤처투자(VC) 업계는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는 분위기다. 

올 1분기 국내 스타트업 투자는 전년보다 나아졌다. 18일 스타트업 얼라이언스의 ‘스타트업 투자 리포트’에 따르면, 올 1분기 스타트업 총 투자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7.7% 늘어난 293건, 투자금액은 57.6% 증가한 1조4039억원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투자가 전 분야에 걸쳐 골고루 이뤄진 것이 아니라 특정 분야에 쏠린 것으로 확인됐다. 1분기 스타트업 투자는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등을 활용한 산업특화솔루션과 제조 부문에 몰렸다. 

올 1분기 최다 투자유치를 받은 스타트업 목록(데이터=혁신의숲)

스타트업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혁신의숲에 따르면, 올 1월부터 3월까지 가장 많은 투자금액을 받은 곳은 클라우드 데이터 백업 복구 서비스를 제공하는 클루미오로 확인됐다. 클루미오는 시리즈D 단계로 서터힐벤처스, 인덱스벤처스 등으로부터 약 1000억원의 투자유치를 받았다. 

또 서빙 로봇 스타트업 베어로보틱스(약 800억원), 여행상품 중개 플랫폼 마이리얼트립(756억원), 바이오가스 제조 판매사 에이디피그린(600억원), 노트필기 앱 플렉슬(500억원), 중고차 플랫폼 헤이딜러 운영사 피알앤디컴퍼니(450억원), 3D 디스플레이 개발사 오버다임케이(450억원), 자율주행 지원 기술사 스트라드비젼(420억원), 시니어케어 서비스 케어링(400억원) 순으로 가장 많은 투자금을 유치했다. 

VC 업계는 특정 분야 쏠림 투자에 대해 체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장민규 에이스톤벤처스 투자본부 팀장은 “투자시장 분위기가 작년 초보다 나아진 것 같지만 인기 있는 회사에 투자가 몰리는 등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기존에 기업간소비자(B2C) 위주의 투자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VC가 최근 딥테크 영역으로 눈길을 돌리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장민규 팀장은 “소비자 단의 서비스에 중점적으로 투자해 오던 VC가 딥테크로 확장을 하려는 분위기”라며 “해당 기업과 함께 미팅을 하자고 요구하는 곳도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VC업계에서 B2C 사업은 조심스럽게 보는 반면, 소부장이나 딥테크, AI 등은 관심있게 보고 있다”며 “해당 기업들의 경우 자체 기술이 있다보니 시장이 어려워도 버틸 수 있는 여력이 있어서 그런 것 같다”고 분석했다. 

종합하면 AI, 클라우드, 제조 부문은 장기적인 투자가 필요한 산업군이다. 따라서 투자가 위축된 시기에도 타 분야에 비해 투자가 활발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의견이다.  

이지영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전문위원은 “해당 부문의 경우 중장기적으로 투자해야 하는 산업이라 투자금이 몰리는 경향이 있다”며 “제조의 경우 전략적 투자가 많이 이뤄지는 특징이 있다”고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스타트업 업계는 투자 혹한기가 지나고 있는 지금을 크게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홍주열 유쾌한프로젝트 대표는 “여전히 VC들의 투자 스타트업 분야에 대한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것 같다”며 “분야 외에도, 영업이익이 나지 않으면 투자유치를 받기 어려워 주변 스타트업 대표들이 힘들어하고 있다”고 전했다. 

스타트업 투자 시장은 언제쯤 활기를 되찾을 수 있을까. 업계 관계자들은 우리나라가 글로벌 경기와 국제정세에 민감한 만큼 당분간 낙관할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또, 2022년 이전의 무조건적인 투자가 이뤄졌던 이른바 투자 황금기가 도래하는 일은 어렵고, 오히려 지금이 투자 정상화가 된 것이라고 보는 의견도 있다. 다만, 이미 결성된 펀드들이 집행하지 않은 자금들이 남아 있기 때문에 투자 자체는 계속 이뤄질 것이라는 상황도 전했다.

이지영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전문위원은 “현재 VC들이 소진하지 않은 드라이파우더(펀드 조성 후 집행하지 않은 자금)가 남아있고 (당국에서도) 모태펀드 출자를 서두르고 있어서 작년보다 나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다만, “우리나라는 외부적인 영향을 많이 받는 편으로, 연준의 금리인하 가능성이 적은데다가 국제정세 등을 고려하면 스타트업 투자 시장이 빠르게 좋아지긴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익명을 요청한 VC 심사역은 “투자시장의 분위기가 풀리고 있지만 드라마틱하진 않다”며 “VC 업계에서 기업 옥석가리기를 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익이나 사업에 얼마나 집중을 하고 있는지, 계획을 잘 세웠는지 등을 위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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