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리] 내시경에 AI를 접목했더니 벌어진 일

이라인네트워크에서 타트업을 뷰합니다. 줄여서 ‘바스리’. 투자시장이 얼어붙어도 뛰어난 기술력과 반짝이는 아이디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가진 스타트업은 계속해 탄생하고 있습니다.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하겠다고 출사표를 던진 이들을 소개합니다.

종합건강검진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위·대장 내시경이다. 내시경 검사 시 의료진은 환자 몸속에 카메라가 장착된 호스를 넣고 모니터를 살피며 이상이 없는지 확인한다. 울긋불긋한 위장과 대장의 곳곳을 살펴 숨어있는 이상병변을 찾아내는 것이 의료진의 역할이다.

의료진의 내시경 검사를 돕는 인공지능(AI) 솔루션을 개발한 곳이 있다.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인 웨이센은 의료진이 내시경 검사를 할 때 실시간으로 이상병변을 알려주는 솔루션인 ‘웨이메드 엔도’를 개발했다. 모니터링 화면을 통해 이상병변이 있을 경우 소리를 내고 표시를 통해 위치를 알려준다. 현재 종합병원 등에서 도입해 검진에 활용하고 있다. 

웨이센이 내시경 AI 솔루션을 개발한 이유는 의료진의 검사품질이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회사 측에 따르면, 내시경 검사는 의료진의 컨디션과 실력에 의해 좌우된다. 특히 하반기에는 건강검진이 몰리는 만큼 의료진의 컨디션이 검사 결과를 좌우할 수 있다. 이때 AI가 의료진에게 이상병변의 유무와 위치를 알려주면 검사의 품질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 웨이센의 설명이다. 

웨이센은 웨이메드 엔도에 직접 개발한 AI엔진을 탑재, 위장과 대장의 이상병변 데이터를 얻기 위해 강남 세브란스병원과 협력한다. 이 회사 측에 따르면 이상병변을 잡아내는 정확도는 약 95%를 보이고 있다. <바이라인 네트워크>는 지난 11일 김경남 웨이센 대표를 만나 웨이메드 엔도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웨이센의 웨이메드 엔도 사용 모습

웨이센은 어떤 곳?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 웨이센은 AI 기술을 활용한 위·대장 내시경 솔루션과 호흡기 진단 서비스를 제공한다. 국내 종합병원, 건강검진센터 등에 AI 내시경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으며, 중동과 동남아시아 등 해외진출에 나서고 있다. 호흡기 진단 서비스는 워커힐 호텔 등에 제공하고 있다. 지난 2021년 삼호그린인베스트먼트, 아이디벤처스, 티인베스트먼트, 창조투자자문으로부터 시리즈A 30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한 데 이어, 최근 파트너스인베스트먼트, CJ 인베스트먼트, KB 증권등으로부터 시리즈 B 90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웨이센 창업 전에도 디지털헬스케어 분야에 있었나?

AI와 IT업계에 몸을 담았다. 카이스트 전자공학과를 학사 졸업하고 대학원에서 포항공대 컴퓨터 비전을 배웠다. 이후 삼성전자에 입사해 엔지니어를 하다가 셀바스AI에서 대표를 역임한 바 있다.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나라 의료 기술에 AI를 접목하면 시장 가능성이 있을 것 같아 웨이센을 창업했다.

주력 제품이 AI 내시경 솔루션이라고?

그렇다. AI 기술을 접목한 내시경 솔루션 ‘웨이메드 엔도’를 국내외에 공급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내시경 건수가 많은 국가에 속하는데 이때 중요한 것은 검진 환경이다. 내시경 검진은 의료진 혼자 호스를 들고 모니터를 보며 육안으로 살피는 만큼 의료진의 컨디션이나 숙련도 등에 따라 검사 결과가 좌우될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타국 대비 검사 건수가 많다보니 검진의의 번아웃이 심한 편이다. 논문 등에 따르면, 의료진에 따라 내시경 검진 결과에 차이가 있고 통계적으로 이상병변 약 20%를 놓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현실을 고려해 웨이메드 엔도를 개발했다. 내시경 영상을 모니터에 미러링해 실시간으로 이상병변을 찾아준다. 의료진이 놓칠 수 있는 병변, 검사 품질을 일정 부분 상향  평준화하는 것이 목표다. 

여기에 적용된 기술은 동영상 학습 모델 분석이다. 자체 개발한 AI 엔진을 활용해 지연 없이 실시간으로 이상 여부를 알려준다. 

이상 여부는 어느 정도 수준으로 알려주는지?

이상병변이 있다는 정도만 알려주고, 어떤 유형인지에 대한 판단은 의료진에게 맡긴다. 다만, 이상병변이 암이라면 암의 확률이 얼마나 되는지 예측값을 알려준다. 

실시간으로 이상병변을 감지할 수 있는 기술의 핵심은 무엇인가?

동영상을 이미지 개념으로 보면, 1초에 사진 30장이 움직이는 것과 같다. 웨이메드 엔도는 호스의 각도가 틀어지더라도 계속해서 해당 이상병변을 가리키고 있다. 즉, 의료진에게 이상병변의 위치를 정확하게 알려주는 트래킹 기술이 필요하다. 

김경남 웨이센 대표

웨이메드 엔도가 판단한 이상병변의 정확도는 얼마나 되나?

그동안의 데이터를 합산해보면 위, 대장 내시경의 경우 정확도가 95% 이상이다. 

데이터 학습이 중요할 것 같다. AI에 어떤 데이터를 학습시켰나? 

강남 세브란스병원의 소화기내과 교수팀에게 데이터를 받아 웨이메드 엔도를 학습시켰다. 이를 위해 기관생명윤리위원회(IRB) 평가인증을 획득했다. 세브란스병원의 별도 연구실에서 데이터 학습이 이뤄지고 있다. 

웨이메드 엔도를 도입하고 싶은 병원은 별도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나?

그렇지 않다. 병원은 서버 연동 없이 웨이메드 엔도를 바로 쓸 수 있다. 병원에 있는 내시경 장비에 저희가 제공하는 장비만 연결하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의료진은 내시경 검사 시 미러링된 별도 모니터를 통해 AI가 알려주는 이상병변을 확인할 수 있다. 

디바이스는 자체 개발을 했나?

아니다. 상용화된 장비를 쓰고 있다. 다양한 제조사의 내시경 장비를 지원하고 있다. 

웨이메드 엔도를 도입한 병원은 얼마나 되나?

현재 70곳의 병원과 시연을 진행했으며 그 중 유료로 전환한 곳이 12곳 이상이다. 대표적으로 강릉아산병원, 일산병원, 중앙보훈병원 등이 있다. 

해외 도입 사례도 있다. 사우디, 아랍에미리트, 베트남, 태국, 캄보디아 등 6개 국가별 파트너 계약을 맺고 종합병원 15곳에 시범 서비스를 하고 있다. 

중동과 아시아 시장을 눈여겨보는 이유는 무엇인가?

우리나라의 내시경 검사가 전세계적으로 수준이 높은 편에 속해, 중동이나 동남아시아 등 현지 병원에서 국내 의료 기술이나 장비를 도입하려는 수요가 있다. 

올해는 해외 시범 서비스뿐만 아니라 매출로 이어질 수 있는 유의미한 결과를 만들어낼 계획이다. 내년은 해외 사업의 원년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의 경우 올해는 웨이메드 엔도를 도입하는 곳이 많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지난해 11월 전국 영업망을 가진 한국파마와 웨이메드 엔도 전략적 판매 계약을 맺었다. 장정결제(대장 내시경 검사 시 대장 내부를 세척하는 약물)를 판매하는 한국파마와 공동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어 고객 확보에 기대를 하고 있다. 

요즘 의료파업이 한창인데, 사업에 영향은 없는지?

고객사가 종합병원, 대학병원 등인 만큼 영향이 없진 않다. 지금은 건강검진센터와 로컬병원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웨이센만의 강점은 무엇인지?

위장과 대장 내시경을 모두 지원한다는 점이다. AI 대장 내시경 솔루션을 제공하는 글로벌 기업이 있는 반면, 위장 내시경 솔루션을 제공하는 곳은 많지 않다. 의료진들은 대장 내시경보다 위장 내시경의 난이도가 높다고들 한다. 위는 대장 대비 검사 시간이 짧지만 염증성 위염, 위궤양 등의 병변 구분이 어렵다. 웨이센은 의료진이 호스를 바꿔 끼워 검사를 하면 자동으로 위장과 대장을 구별해 이상병변을 실시간으로 잡아낸다. 

호흡기 건강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웨이메드 코프’도 대표 솔루션이라고. 웨이메드 엔도와 전혀 다른 영역 같다. 

웨이메드 엔도와 웨이메드 코프는 공통된 기술을 근간으로 한다. 웨이메드 코프는 사용자의 기침 소리를 인식하는데, 실시간으로 영상을 분석하는 동영상 학습모델과 음향 스펙트럼을 접목했다. 

이 기술로 캡슐 내시경, 관절 내시경 등 내시경 영역의 진단 보조 영역으로 확장하고 있다. 또 복부 초음파 실시간 진단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웨이메드 코프는 기업간기업(B2B) 서비스인지?

그렇다. (스마트폰에 웨이메드 서비스를 활성화하고 기침 소리를 내면) 사용자의 호흡기 질환 건강 상태를 알려준다. 정확도는 85% 이상이고, 중앙대병원, 국군수도병원 등에 도입됐다. 글로벌에서는 하노이 의과대학교와 계약을 맺었다. 

회사 계획은?

올해는 웨이메드 엔도의 국내 사업 원년이 되는 동시에 동남아와 중동시장의 기반을 마련해 내년에는 해외사업의 원년이 되는 토대를 마련할 계획이다. 또 웨이메드 코프의 상용화 사례를 해외에서 발굴하는 것이 올해 목표다. 이를 기반으로 캐시카우를 잘 만들어서 향후 3년 안에 손익분기점(BEP)에 도달할 수 있도록 기반을 닦아둘 것이다. 

업데이트

앞으로 웨이센과 관련해 새로 나오는 뉴스나 관련 기사는 하단에 계속해 업데이트 할 예정입니다. 새로 궁금한 소식이 있다면 계속해 찾아주세요!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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