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리] 변호사가 만든 맞춤 영양제 서비스, 알고케어

현대인 상당수가 만성피로, 수면부족, 안구건조, 숙취 등에 시달리곤 한다. 더 나은 컨디션을 위해 영양제를 선택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그러나 영양제를 고르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내 몸 상태는 어떤지, 이에 맞는 영양제는 무엇인지, 현재 복용 중인 약과 안 맞는 성분은 무엇인지 등 조사해야 할 것이 많다. 어렵게 공부해 영양제를 구매해도 매일 챙겨 먹는 것이 쉽지 않다.

이런 고민을 겨냥해 알고케어는 기업의 임직원을 위한 맞춤형 영양제 서비스를 제공한다. 알고케어 앱에서 본인의 건강 정보를 연동·입력하고 정수기처럼 생긴 알고케어의 디바이스에 계정을 입력하면 그날 먹을 영양제를 받을 수 있다. 매일 앱에서 수면부족, 숙취 등의 컨디션을 눌러 자신의 상태에 맞는 영양제를 공급받는 것이 이 서비스의 핵심이다. 

알고케어 영양제. 영양제는 사용자의 상태에 따라 양을 조절하기 위해 한 알의 크기는 약 4mm다. 또 색깔별로 약의 종류가 다르다.

여기에는 알고케어만의 인공지능(AI) 알고리즘 추천 서비스가 녹아져 있다. 회사 소속 약사 4명, 의사 1명이 논문 3000편을 참고하면서 AI 추천 알고리즘을 만들었다. 약 3년간의 개발 끝에 알고케어는 지난해 5월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현재 대기업과 스타트업 등 다양한 고객사를 보유하고 있다. 기업들의 기업문화에 대한 관심이 커진 만큼 임직원들 건강을 위한 복지 서비스 일환으로 알고케어를 제공한다.   

알고케어의 정지원 대표 이력도 흥미롭다. 정 대표는 4년간 변호사 생활을 하고 두 번째 창업으로 알고케어를 시작했다. 대기업 기술탈취 분쟁이나 헬스케어 산업의 규제 대응 등에 정 대표의 변호사 경험이 도움이 됐다. 

<바이라인 네트워크>는 지난 27일 정지원 대표를 만나 창업 이야기부터 현 서비스 내용 등 다양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알고케어는 어떤 회사?

AI 기반 영양관리 가전, 솔루션 ‘알고케어’를 개발했다. 2019년 설립, 2023년 5월부터 서비스를 시작했다. 누적 투자유치 금액은 2023년 4월 시드(금액 비공개), 올 3월 시리즈A 150억원 투자유치를 통해 150억원 이상이다. 

알고케어는 어떤 서비스인가?

개인의 건강상태를 기기에 입력하고 필요한 영양제를 매일 제공하는 영양 관리 서비스다. 새로운 사업 모델로 인정받아 CES에서 4년 연속 혁신상을 받았다. 

디바이스에 계정을 입력한 뒤 그날의 컨디션을 입력하면 그에 맞는 영양제가 나온다.

창업 전에는 무엇을 했나?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4년간 변호사로 일했다. 이후 주식대차거래 플랫폼 회사를 1년 반 정도 운영하다가 알고케어를 창업했다. 

지금까지 해온 일들이 전혀 다른 업종이다. 또 변호사라는 사회적 지위가 높은 직업을 뒤로하고, 영양제 시장에 주목한 이유는 무엇인가?

변호사를 그만둔 것은 인생에서 중요한 기준이 무엇인지를 생각하면서다. 곰곰이 생각을 해본 결과 스스로가 사회에 임팩트(영향력)를 주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걸 깨달았다. 

알고케어를 창업하기 위해 어떤 산업을 선택할지 고민했다. 향후 모든 기술이 발전을 이루면서 사람의 시간과 에너지를 제외한 나머지는 한계가 사라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반대로, 인간의 시간과 에너지는 제한되어 있어 아무리 기술이 발전해도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봤고) 관련 사업을 하면 산업이 커지겠다고 생각을 했다. 이런 생각을 토대로, AI를 결합한 헬스케어 서비스를 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그 중에서도 영양제를 주목하게 된 것은 헬스케어 산업에 IT를 활용한 서비스가 많이 없는 것을 파악하면서다. 사람들의 니즈(수요)가 어디있을까 고민을 해봤더니 많은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매년 초 결심하는 것이 운동과 영양제 챙겨먹기다. 그런데 영양제는 사놓고 다 먹지 못해 유통기한이 지나 버리는 경우가 많다. 여기에 기술도입을 해서 혁신을 하면 임팩트가 클 것이라고 생각해 이 산업에 뛰어들었다. 

창업을 하기 전 영양제를 잘 챙겨 먹었나?

변호사 때 영양제를 챙겨먹으려고 하면 없고, 영양제를 구입하려고 해도 뭘 먹을지 찾아야 했다. 막상 어렵게 공부해서 사면 다 챙겨 먹지 못하고, 결국 버리는 과정을 반복했다. 영양제를 잘 챙겨 먹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없을까 생각하다가 창업을 하게 됐다. 

창업 전 어려운 점은 없었나?

창업 초반에는 핵심 경쟁력 외에는 디바이스 등을 거의 외주에 맡겼는데, 이게 발목을 잡았다. 가전제품 한 대를 만드는 것은 쉽지만, 이것을 양산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당시 이걸 이해하지 못해 제품을 잘 만들지 못했다. 외주를 맡기면 제대로 일이 진행되기 어렵겠다고 생각했고, 훌륭한 멤버를 찾기 위해 노력을 했다. 실력이 좋은 개발자가 있다고 하면, 직접 지방으로 찾아가 회사 비전을 이야기하며 설득하기도 했다. 노력 끝에 팀원들을 모았고 현재는 기기 설계, 개발 등을 내부에서 하고 있다. 현재 임직원은 25명이다. 

개인화된 영양제 추천은 어떻게 이뤄지나?

알고케어가 제공하는 앱에서 간편인증을 하면 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을 통해 개인이 복용 중인 약, 건강검진 내역을 연결할 수 있다. 저의 경우 얼마 전 건강검진을 했는데 이 결과를 토대로 오메가3를 기존보다 1.5배 더 복용하는 것으로 조정이 됐다. 

두 번째는 매일 본인의 컨디션을 입력한다. 다만, 개인정보에 민감한 분들이 있어 원하는 만큼만 입력할 수 있도록 했다. 답을 많이 할수록 자사의 AI인 마이알고가 정교하게 영양제 성분을 짠다. 

AI는 자체 기술인가?

그렇다. 영양제 통을 제외하고 소프트웨어(SW)와 하드웨어(HW) 등의 모든 서비스와 제품은 내부에서 만들고 있다. 알고리즘의 경우 내부 인력인 약사 4명, 의사 1명이 3년에 걸쳐 만들었다. 이를 위해 논문 약 3000편을 참고하면서, 사람마다 어떤 영양제를 얼만큼 줘야 하는지 분석했다. 

또 특정 환자에게는 특정 영양제를 지급하면 안 되는 사항을 반영했다. 예를 들어, 당뇨약을 먹을 때 섭취하면 안 되는 성분, 임산부에게 검증되지 않은 성분 등은 제외했다. 

알고케어의 정지원 대표

영양제 섭취, 우리 몸에 얼마나 영향을 주나?

한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의 비타민D, 비타민C 영양소가 보건복지부에서 발표한 섭취 기준에 미달한다. 이런 영양소를 식품으로 섭취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요즘 현대인의 생활패턴 상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때 영양제로 보충을 해주는 것이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또 영양제가 피로, 스트레스, 불면, 안구건조 등 일상에서 느낄 수 있는 불편한 증상을 경감시킬 수 있다는 연구가 많다. 물론, 영양제가 건강기능식품의 보완 역할을 할 뿐이지 질병을 치료할 수는 없다. 또 영양성분의 효과에 대한 근거도 다양하다. 어떤 영양성분은 임상연구가 많이 이뤄진 반면, 그렇지 않은 성분도 있다. 일례로 오메가3, 비타민C, 비타민D는 임상연구 결과가 많아 어떤 효과가 있는지 쉽게 알 수 있다. 알고케어는 최대한 검증된 성분 위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요즘 직장인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영양소는 무엇인지?

알고케어 데이터에 의하면, 직장인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은 피로회복 관련 영양소다. 또 스트레스, 안구건조, 수면부족에 대한 영양제를 필요로 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비타민D, 마그네슘, 홍경천, 테아닌, 마그네슘 등이 가장 인기가 많다. 

현대인이 많이 섭취하는 과잉 영양소도 있나?

그렇다. 한때 직장인들 사이에서 고함량 비타민B가 유행을 했다. 그러나 고함량 비타민B가 모두에게 좋은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흡연하는 사람에게는 고함량 비타민B가 안 좋다는 임상연구가 있다. 결국 검증된 성분 위주의 영양소를 본인에게 잘 맞춰서 먹는 것이 중요하다.  

약사 상담 서비스가 있다고?

그렇다. 알고케어 소속의 약사가 상담 서비스를 하고 있다. 고객사의 임직원들이 자신이 먹는 영양제가 함께 복용 중인 약과 함께 먹어도 되는지 등의 상담을 많이 한다. 

가격은 어떻게 되나?

기기는 렌탈로, 대당 한 달에 10만원 선이다. 한 대에 50명에서 최대 100명까지 먹을 수 있다. 다만, 100명이더라도 회사에 따라 차이가 있다. 영양제 값은 개별이다. 직원들이 영양제를 잘 챙겨먹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따라 차이가 많이 난다. 잘 챙겨 먹는 사람을 기준으로 하면, 비용은 임직원 한 명당 2만원~3만원 정도다. 

영양제는 국산인가?

그렇다. 한국콜마와 코스맥스엔비티사가 만든 영양제를 쓰고 있다. 

고객사는 주로 어떤 기업들인가?

현재 대기업 위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데이터로 봤을 때 사람들이 영양제를 잘 챙겨먹는 편인가?

그렇다. 주간 평균 섭취 횟수가 4.2회로 나왔다. 주 5일 중 4.2회를 먹는 것은 5명 중 4명이 5일 동안 알고케어를 통해 영양제를 챙겨먹는다는 뜻이다. 

수집하는 데이터가 건강 정보인만큼 관리가 까다로울 것 같다. 

민감정보에 해당되어 사용자의 동의를 받으면 데이터를 저장해도 된다. 사실 여기서 끝나도 되는데 알고케어는 비식별화를 한다. 비식별화는 그 정보만 봤을 때 누군지 알 수 없고, 다른 정보와 합쳐져야 데이터의 주인이 특정되는 것을 말한다. 

알고케어는 24가지 영양 성분을 담긴 8종(비타민 B, 비타민 C, 비타민 D, 아연미네랄8, 마그네슘, 오메가 3, 밀크씨슬, 홍경천테아닌)의 영양제를 제공한다.

변호사 경력이 지금 사업에 도움이 될 것 같다. 

사업초기 (사업이 기존 법에 저촉이 되진 않는지 등을) 검토할 때 도움이 됐다. 예를 들어, 현행법에선 영양제가 포장되어 나온 상태로 소비자에게 판매해야 한다. 그러니까 중간 과정에서 영양제를 개봉, 소분해 다른 영양제와 섞어 판매할 수 없다. 이에 대응해 알고케어는 처음부터 통에 담긴 영양제를 판매하기로 결정했다. 

또 대기업의 기술탈취 문제가 있었는데 관련해 대응할 때도 도움이 됐다. 

영업은 어떻게 하나?

입소문이 퍼져 신규 고객문의 중 80% 이상이 기존 고객사 소개나 추천 등으로 들어오고 있다. 

임직원들을 위한 건강 서비스가 나오는 것을 보면, 기업문화에 대한 기업들의 인식이 많이 바뀐 것 같다. 

우리나라는 선진국 대비 임직원의 건강에 투자하는 비용이 낮은 편이다. 미국, 일본은 기업 차원에서 임직원 건강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고용주 기반의 의료보험이 일반화됐기 때문에 임직원 건강에 대해 기업의 책임과 부담이 있는 편이다. 따라서 직원들에게 심리상담, 만성질환 관리, 비만 관리 프로그램 등을 제공하는 것이 보편적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제작년에 건강친화기업 인증제도가 만들어지는 등 미국과 일본의 트랜드를 따라가고 있다.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서비스 모습은 무엇인지?

사실 사용자의 몸 상태에 대한 데이터는 소중한 정보다. 알고케어는 영양제라는 유인이 있어. 이렇게 얻은 데이터를 통해서 다양한 것을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그 날의 컨디션에 ‘수면 부족’을 누르는 사람이 있다. 그러면 수면 부족에 좋은 상품과 서비스를 맞춤으로 드릴 수 있다. 

향후에는 스마트워치나 건강 플랫폼과 연결해 운동정보 등을 활용할 계획이다. 궁극적으로 헬스케어 플랫폼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최근 투자유치를 받았는데, 이를 기반으로 인재 채용을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 고객들의 문의가 늘어나면서 일손이 딸리는 상황이다. 많은 지원 바란다. 

알고케어 업데이트 소식 

영양관리 솔루션 알고케어, 워커힐 호텔앤리조트에 영양관리 솔루션 공급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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