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게 뭔가요] 홍채 정보를 판다고? 월드코인 사태 정리

순서
1.월드코인의 정체
   1-1. 세부개념
   1-2. 월드코인 작동 방식
2. 월드코인의 목적
3. 가상자산으로서의 월드코인
4. 개인정보에 대한 우려
5.  당국 조사받는 월드코인

홍채를 등록하면 돈을 벌 수 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사람들을 끌어모은 가상자산이 있다. 챗GPT를 개발한 샘 알트만이 만든 ‘월드코인’이다. 월드코인은 국내에서도 서울, 판교를 포함한 10곳의 거점에 전용 기기를 두고 홍채 인증을 등록한 사용자에게 보상으로 가상자산을 지급했다.

공짜 가상자산 지급 마케팅을 통해 월드코인 플랫폼은 일일 사용자 100만명을 돌파하기도 했다. 여기에 월드코인은 오픈AI에서 생성형 인공지능(AI) 모델인 소라를 공개하면서, 시세가 190% 오르기도 했다. 

다만, 월드코인이 생체 정보라는 민감 데이터를 갖게 되는 만큼 각국에서 개인정보보호 문제가 대두됐다. 월드코인은 국내를 비롯한 스페인, 홍콩 등에서 현재 홍채 등록이 중단됐거나 조사를 받고 있다. 

‘오브(Orb)’는 사용자의 홍채를 인식해 고유 식별 코드를 생성한다.

1. 월드코인의 정체

월드코인은 ‘챗GPT의 아버지’로 불리는 샘 알트만이 설계에 참여해 만든 가상자산이다. 2023년 7월 24일 공식 출시됐다. 홍채 스캔을 기반으로 신원을 인증하는데 쓰인다. 홍채도 지문과 마찬가지로 개인마다 고유한 특성을 가진 점을 활용했다. 

특수 제작한 기구인 ‘오브(Orb)’는 사용자의 홍채를 인식해 고유 식별 코드를 생성, 이를 기반으로 사용자를 식별한다. 익명화된 고유 식별 코드는 블록체인에 저장되어 개인을 역추적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게 회사 측의 주장이다. 

홍채 인식을 하면 신분증명도구인 월드ID가 발급되며, 한 사람 당 하나의 월드ID를 만들 수 있다. 이때 월드ID는 디지털 여권으로, 사용자를 식별하는 ID 역할을 한다. 월드ID를 가진 사용자는 월드 앱 등에서 본인인증을 할 수 있으며, 보상으로 월드코인을 받을 수 있다. 

1-1. 세부 개념

월드ID: 사용자 신원을 비공개로 유지하면서 인터넷에서 사용자가 인간임을 증명할 수 있도록 설계한 디지털 여권

오브(Orb): 홍채 코드를 사용해 인간임을 검증하는 장치

월드(WLD)코인: 사용자들에게 배포하는 가상자산

월드 앱: 디지털 자산, 스테이블 코인, 전통 화폐를 사용해 전세계적으로 결제, 구매, 전송이 가능한 앱

1-2. 월드코인 작동 방식

1단계. 홍채 인식: 사용자는 월드코인 사무소를 방문해 오브라는 장치에 홍채를 스캔한다. 

2단계. 월드 앱 다운로드: 월드 앱을 받으면 월드코인 계정을 생성, 월드ID를 발급받을 수 있다. 

3단계. 신원증명: 쇼피파이, 텔레그램, 레딧 등에서 월드ID로 인간임을 증명할 수 있다. 

2. 월드코인의 목적

월드코인은 인간과 AI를 구별하기 위해 만들어진 신원인증 디지털ID 프로젝트다. 월드코인에 따르면, 기술의 발전으로 디지털 예술 작품, 글 등 창작물의 출처가 AI인지 인간인지 구별하는 것이 어려워지고 있다. 월드코인은 이런 혼란을 해결하고자 한다. 

샘 알트만은 월드코인 출시 당시 X(구 트위터)에 “목표는 간단하다. 개인증명을 기반으로 한 글로벌 금융, 신원 네트워크”라며 “이것은 AI시대에 특히 중요하다고 느껴지며, 월드코인이 미래 AI 시스템에 접근, 혜택 및 거버넌스를 공유하는 방법에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3. 가상자산으로써의 월드코인 

사용자는 홍채 등록을 통해 월드코인 10개를 받을 수 있다. 이후 2주마다 세 개씩 지급받아 1년간 총 76개를 받는다. 

회사 측에 따르면, 월드코인의 초기 공급량은 15년간 100억개로 제한된다. 100억개 중 초기 가상자산 할당량의 75%는 사용자, 생태계 기금, 네트워크 운영에 투입된다. 나머지 10%는 창업팀, 13.5% 투자자, 1.7%는 적립금으로 사용된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월드코인은 바이낸스, 후오비, 바이비트, 빗썸 등의 거래소에 상장됐다. 시세는 꾸준히 오르다가 올해 1만원대에 안착, 오픈AI가 생성형AI 모델인 소라(Sora)를 내놓으면서 한때 190%까지 오르는 등 급등한 바 있다. 

4. 개인정보에 대한 우려

월드코인이 홍채인식 데이터를 활용하는 만큼 개인정보보호에 대한 우려가 가상자산 업계와 각국에서 제기되고 있다. 또 월드코인이 개인정보에 대한 인식과 IT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인도네시아, 케냐, 콜로비아 등 개발도상국에서 생체인식 데이터를 수집한다는 점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이더리움의 창립자 비탈릭 부테린은 블로그를 통해 월드코인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플랫폼이 홍채를 스캔하는 것은 회사가 허용하는 것보다 더 많은 정보를 수집할 수 있거나, 누군가 잠재적으로 다른 사람의 홍채를 스캔해 월드ID를 가지고 있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이 발간하는 MIT 테크놀로지 리뷰는 “월드코인이 기만적인 마케팅 관행을 사용했고, 인정한 것보다 더 많은 개인 데이터를 수집했으며, 의미있는 정보에 입각한 동의를 얻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월드코인 측은 오브가 저장하는 데이터는 개인을 식별하기 위해 생성된 숫자 집합인 ‘아이리스해시(IrisHash)’로, 생체 인식 데이터를 저장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또 오브가 수집한 이미지는 즉시 삭제된다는 것이 회사 측의 주장이다. 

월드코인은 “월드코인은 당신이 누구인지 알고자하지 않으며, 단지 당신이 독특하고 인간적인 존재라는 사실만을 알고자한다”며 “월드 앱을 다운로드하거나 월드ID를 확인하고 사용하는데 이름, 이메일, 전화번호 등의 정보가 필요하지 않으며, 개인의 월드ID를 확인하는데 사용된 모든 이미지는 기본적으로 삭제된다”고 일축했다. 

5. 당국 조사받는 월드코인

현재 개보위는 월드코인의 개인정보 처리와 관련해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개보위는 월드코인 관계사가 한국 내 10여개 장소에서 얼굴과 홍채인식 정보를 수집한 것으로 확인했다. 

개보위는 “개인정보보호법상 민감정보 수집 처리 전반, 개인정보의 국외 이전 등에 대해 조사를 진행하고 위반사항이 확인된 경우, 관련 법규에 따라 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월드코인의 개인정보 문제는 우리나라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스페인 당국은 개인정보보호에 대한 우려로 월드코인의 홍채 인식을 금지했다. 미성년자 개인정보 수집부터 개인정보 공유에 대한 동의 철회를 허용하지 않았다는 민원을 접수하면서다. 스페인의 데이터 보호국은 월드코인 측에 개인데이터 수집을 중단하고 수집한 모든 정보를 보관하라고 지시했다. 

케냐 정부는 월드코인에 대한 신규 가입을 중단할 것을 명령했다. 홍콩 개인정보보호위원회도 월드코인 조사에 착수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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