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가 국내에 들여올 생성형 AI 폰, AI 핀은 무엇일까

MWC 2024에서 가장 반가운 소식 하나를 꼽으라면 SKT와 휴메인(Humane)의 전략적 제휴를 꼽을 수 있다. 생성형 AI 시대 포문을 연 제품을 직구가 아닌 정식으로 구매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AI 핀(Pin)은 GPT-4 기반의 챗 GPT를 구동하는 기기다. 스마트폰이라기보다는 사람의 질문에 대답하는 보디 캠에 가깝다. 인스타 360, 오즈모 액션과 같이 자석을 통해 옷에 부착해 사용한다.

전반적인 사양은 스마트폰에 가깝다. 스냅드래곤 8 3세대 프로세서를 갖추고, 해당 칩셋을 통해 챗 GPT를 구동한다. 사용자는 AI PIN에 말을 걸어 원하는 정보를 얻고, 정면의 카메라를 통해 사진이나 동영상을 찍을 수 있다. 또한, 내부 스피커로 통화나 음악감상을 할 수 있으며, 블루투스 이어폰을 연결해도 된다.

기기 조작은 음성 외에도 터치패드와 제스처 등을 지원한다. 제품 전면에 터치패드를 장착해 터치, 스와이프 등을 할 수 있다.

화면은 없지만 레이저 잉크를 빔프로젝터로 투사해 자신의 손에 비춰볼 수 있다. 현재 재생 중인 음악, 검색 결과 등을 화면처럼 볼 수 있으며 화면에 비춰졌을 때 손을 움직이면 음악을 재생하거나 스크롤하는 기능도 갖추고 있다.

AI 핀은 첫 등장부터 많은 주목을 받았다. 맥과 아이폰, 아이패드 등을 디자인한 임란 차우드리, iOS, 맥 OS 등 애플 소프트웨어 개발을 주도한 베타니 본조르노 등 애플 고위급 출신 부부가 설립했으며,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나 샘 알트먼 오픈 AI CEO 등에게 투자를 받으며 더욱 유명해졌다.

현재 AI 핀이 갖춘 기능은 원하는 정보를 검색해 주거나 일정을 정리해 주고, 메일을 요약해주는 등 챗 GPT에서 기대하는 대부분의 것들이 가능하다. 앞으로는 음식을 비춰주면 열량을 계산해 주거나 영양소를 알려주는 푸드 렌즈, 사람을 식별해서 알려주는 기능 등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SKT와의 협업으로는 에이닷을 AI 핀에서 사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에이닷은 통화 녹음과 요약 외에도 AI 대화, AI 사진 편집, 정보 아카이빙, 음원 재생 등의 기능을 갖추고 있다. 이중 AI 대화나 정보 저장, 음원 재생 등의 기능이 AI 핀의 설립 목표와 잘 맞는다. AI 핀은 스마트폰을 덜 들여다보고도 대부분의 정보를 습득할 수 있다는 의미로 등장한 제품이므로, 에이닷에서 제공하는 여러 기능의 목적과 일맥상통한다.

AI 핀은 현재 4월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제품 가격 699달러(약 93만원), 세금 비포함 월 24달러의 가격에 무제한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다. 국내 스마트폰 대비 저렴한 가격이 아니므로 킬러 앱을 탑재하지 못할 경우 큰 인기를 끌기 어렵다는 지적이 주를 이루고 있다.

AI 핀은 전반적으로 영화 ‘그녀’의 OS와 유사한 기능을 제공한다. 그런데 ‘그녀’의 스마트폰은 엄연히 화면을 갖추고 있다. 이 스마트폰과 더 비슷한 제품도 있는데, CES 2024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래빗 r1’이다. 래빗 r1은 AI 핀과 비슷한 대화식 인터페이스 제품이지만 작은 2.88인치 화면을 갖추고 있다. 음성 명령은 버튼을 눌러 실행하며, 아날로그식 스크롤 휠을 갖추고 있다. 할 수 있는 것은 실시간 통번역, 음악 재생, 날씨 확인, 알람 설정, 온라인 주문 등이다. 즉, AI 핀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음성 명령의 상태 표시를 화면에 나타내줄 수 있다는 점이 다르다. 다만 이 화면은 다른 스마트폰처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화면은 아니다. 가격은 199달러에 불과하지만, AI 핀 대비 기능이 많은 편이 아니므로 실제 출시 후에 평가를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AI 핀과 비슷한 요금제로 판매될 것으로 예상되며, 번역 대상어에 한국어도 지원 가능하다. 다만 SKT와 같은 공식 수입처가 결정된 것이 아니므로 사용자들은 지금 당장은 직구를 통해 예약 구매해야만 한다.

현재 스마트폰들은 대부분 챗 GPT를 음성으로 구동할 수 있다. 문제는 앱을 켜서 음성 인식을 시켜야 된다는 점이다. AI 핀과 래빗 r1 같은 제품은 앱을 켜는 문제 없이 자체 OS에서 바로 음성 명령을 상시 구동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생성형 AI 시대에 더 가까운 제품이긴 하지만, 사용자들이 챗 GPT를 단축키를 통해 구동하기 시작하는 순간 제품의 의미가 남아있을지는 의문이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종철 기자> jud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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