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의료기기 회사에 AR 글라스 공급하는 스타트업
병원에서 수술할 때 가장 많이 쓰이는 기기로 내시경과 복강경이 있다. 모두 환자의 몸속에 카메라가 달린 장비를 넣어서 의사가 모니터를 보면서 수술할 수 있도록 돕는다. 덕분에 육안으로 볼 수 없는 장기나 조직의 정교한 수술이 가능하다.
그러나 모니터와 환자를 번갈아 보며 수술해야 해야 하는 만큼 시간이 길어질수록 의사의 피로도는 높아진다. 수술이 10시간 이상 이어지면 의사의 목이나 척추 등에 무리가 될 수 있다.
이런 의사들의 고충을 반영해 메디씽큐는 모니터를 보지 않고 눈앞에서 수술 화면과 환자를 동시에 볼 수 있는 의료용 증강현실(AR) 웨어러블 디스플레이 ‘스코프아이(SCOPEYE)’를 개발했다. 메디씽큐는 지난 1월 글로벌 최대 의료기기 기업 메드트로닉과 스코프아이를 미국 전역에 독점 공급하기 위한 계약을 맺었다.
임승준 메디씽큐 대표는 20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메드트로닉에 AR 웨어러블 디스플레이 스코프아이를 미국 전 지역에 독점 공급한다고 발표했다.
의사는 메디씽큐가 개발한 스코프아이를 착용하면, 환자와 의료 영상을 동시에 볼 수 있다. 눈동자만 정면이나 위로 움직이면 의료 영상이, 아래를 움직이면 환자를 볼 수 있다. 기존에 사용하던 모든 종류의 내시경과 의료용 내비게이션, 씨암(C-Arm)과 같은 영상 의료기기를 연결해 2D, 3D 영상을 무선으로 볼 수 있다. 화면 영상은 바닥에 놓인 발 버튼(Foot Button)을 눌러 선택할 수 있다.
회사 측은 “사용자는 제품 착용 중에도 외부를 편하게 볼 수 있어 의료진들과 자유로운 의사소통이 가능하다”며 “눈앞에서 생동감 있는 의료영상을 볼 수 있기 때문에 의료진은 편안한 자세로 수술할 수 있다”고 전했다.
특히 스코프아이는 신경을 건드려야 하는 중요한 수술을 할 때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 메디씽큐 측 주장이다. 임승준 메디씽큐 대표는 “척추나 두개골 등 신경을 건드리는 중요한 수술 시 의사가 모니터와 환자를 번갈아보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며 “미국 의료기기 기업 메드트로닉에 스코프아이를 독점 공급하기로 계약할 수 있었던 것은 위험한 수술을 효과적으로 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시장 조사기업 IBIS 월드(World) 등에 따르면, 미국 메드트로닉은 의료 기기 제조 산업의 약 40%를 차지하는 1위 사업자다. 이번 두 회사의 계약으로, 스코프아이는 메드트로닉의 이름을 달고 미국 전역에 유통된다.
임 대표는 “지난 2020년 5월 메드트로닉에 스코프아이의 첫 샘플을 공급, 약 4년 만에 계약을 체결했다”고 말했다.
메디씽큐는 스코프아이에 탑재한 소프트웨어(SW)와 하드웨어(HW) 모두 직접 개발했다. 작은 규모의 스타트업이지만 의료진 요구를 반영한 제품을 만들기 위해 과감하게 직접 개발 방식을 선택했다고 설명한다. 개발 과정에서 수용한 의료진의 요구는 다양했다. 기기를 착용했을 때 무게에서 오는 피로감과 불편함, 어지러움증 등을 방지하기 위해 기기의 무게와 해상도, 배터리 등을 의료용 목적에 맞게 개발했다. 스코프아이의 무게는 약 400g으로, 애플의 비전프로(약 600~650g) 대비 가볍다.
스코프아이는 수술실에서 자유롭게 움직이는 점을 고려해 무선을 지원한다. 다만, 전선으로 연결된 배터리를 몸에 지녀야 하며, 배터리는 최대 3시간 지속된다. 또 0.1초 이상 지연(Latency)이 발생하면 수술에 문제가 생길 수 있는 점을 고려해, 지연 시간은 0.07초로 개선했다.
최근 애플의 비전프로를 비롯해 엑스리얼 등 AR에 대한 세계적 관심이 다시 높아지면서, 메디씽큐는 스코프아이의 차별화 요소로 의료용이라는 점을 꼽았다. 임 대표는 “의료용으로 수술에 특화된 AR글래스는 스코프아이 외에 없다”고 강조했다.
메디씽큐는 스코프아이의 판매 방식으로 기기 판매, 일정 기간 빌려주는 렌탈 방식을 고려하고 있다.
메디싱큐는 스코프아이의 국제 인증을 획득했다. 미국의 식품의약국(FDA), 국내 한국식품의약품안전처(KFDA), 일본의 의약품의료기기종합기구(PMDA), EU의 CE-MDR(유럽연합 의료기기 규제) 인증을 받았다.
이밖에도 메디씽큐는 2D현미경에 광학 솔루션 모듈을 연동해, 3D현미경으로 이용할 수 있는 제품 ‘메타스코프’를 개발 중이다. 다양한 각도로 카메라 앵글을 조절할 수 있으며, 수술 과정을 기록하고 저장할 수 있다.
한편, 메디씽큐의 지난해 매출액은 약 12억원이다. 올해는 이보다 성장한 매출액 100억원 이상을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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