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자율주행 기업과 협력 강화나선 엔비디아
[CES 2024] 리오토·만리장성자동차·지커·샤오미에 플랫폼 제공…CES에서는 자동차 파트너 확대 강조
중국 전기차 제조업체 ‘리오토(Li Auto)’가 엔비디아의 자율주행 플랫폼 ‘드라이브 토르’를 채택했다. 리오토는 2015년 창업한 중국 베이징 기반 전기차 회사로, 나스닥에 상장한 곳이다. 또 다른 중국 전기차 회사인 만리장성자동차(GWM)와 지커(ZEEKR), 샤오미(Xiaomi)는 자율주행을 위한 엔비디아의 AI 플랫폼 ‘엔비디아 드라이브 오린’을 쓰기로 했다. 모두 8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엔비디아가 발표한 내용이다.
자동차가 점점 컴퓨터화되면서 이 시장에서 엔비디아의 영향력도 따라 커지고 있다. 특히 생성 AI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자동차 업계가 차량 설계와 엔지니어링, 제조, 마케팅, 영업 등 핵심 활동 전반에 걸쳐 AI를 활용하려 노력하고 있다. 또, 소프트웨어정의차량(SDV)의 확산도 빠르다. 엔비디아는 시장 흐름에 발맞춰 자율주행 지원을 위한 가속 컴퓨팅 부문에서 확실한 리더가 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신저우 우(Xinzhou Wu) 엔비디아 자동차 담당 부사장은 “교통 산업은 고도로 자동화되고 자율 주행을 위한 중앙 집중식 컴퓨팅을 수용하고 있다”면서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엔비디아 드라이브 토르의 고급 기능과 AI 성능을 미래의 차량 로드맵을 위해 점점 더 많이 찾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 회사들이 채택한 엔비디아 드라이브 오린, 엔비디아 드라이브 토르는 모두 자율주행 플랫폼으로, 한 마디로 얘기하면 ‘자율주행차를 위한 중앙집중식 컴퓨터’다. 다양한 지능형 기능을 단일 AI 컴퓨팅 플랫폼에 통합해 자율 주행과 주차 기능, 운전자 및 승객 모니터링, AI 콕핏 기능을 제공한다. 둘의 차이라면, 드라이브 토르가 더 나중에 출시된 후속작이며, 트랜스포머 엔진을 통합했다.
드라이브 오린은 170억 개의 트랜지스터로 구성된 시스템 온 칩(SoC)인 ‘오린(Orin)’으로 구동된다. 이전 세대 SoC인 자비에(Xavier)보다 대략 7배 높은 성능인 최대 254 테라옵스(TOPS, 1초당 1조번의 연산을 하는 것으로 AI 반도체의 성능을 평가하는 지표)를 달성했다. 레벨5 완전 무인 운전까지 지원할 수 있는 확장성을 갖고 있고, 자율주행차와 로봇에서 동시에 실행되는 여러 애플리케이션과 딥 뉴럴 네트워크를 처리한다.
리오토가 채택한 드라이브 토르는 엔비디아 GPU 내 텐서 코어의 새 구성 요소인 인퍼런스 트랜스포머 엔진을 통합한 최초의 자율주행차 플랫폼이다. 해당 엔진을 통해 트랜스포머 심층 신경망의 추론 성능을 9배까지 가속할 수 있다. 8비트 부동소수점(FP8) 정밀도를 통해 개발 단계에서 32비트 부동소수점 데이터를 8비트 정수 형식으로 정확하게 전환 가능하다는 특징이 있다. 리오토는 앞서 자사 L 시리즈 모델의 보조 주행 시스템인 AD 맥스(Max)를 구동하기 위해 두 개의 드라이브 오린 프로세서를 사용해왔는데, 이른 AD 맥스 3.0으로 업그레이드 하면서 드라이브 토르를 채택했다. 시스템을 대규모 AI 모델이 주도하는 엔드투엔드 알고리즘 아키텍처로 전환하려는 의도다.
중국의 대표적인 자동차 제조업체 중 하나인 GWM은 드라이브 오린의 중앙 집중식 컴퓨팅 플랫폼을 기반으로 자체 개발한 고급 지능형 운전 시스템인 커피 파일럿을 구축한다고 발표했다. 커피 파일럿은 고정밀 지도 없이도 주차, 고속 주행, 도심 주행이 가능한 풀 시나리오 스마트 내비게이션 및 보조 운전 기능을 지원한다. GWM은 올해 상반기에 이 시스템을 탑재한 첫 번째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다.
지리 자동차의 전기차 자회사인 지커는 엔비디아 드라이브 오린을 탑재한 네 번째 모델인 지커 럭셔리 세단을 출시했다. 이 모델은 두 개의 드라이브 오린 시스템 온 칩으로 구동되는 풀스택 스마트 드라이빙 시스템을 탑재했다. 고속도로나 도심 도로에서 지능형 주차 와 자동 운전을 제공한다.
샤오미의 자동차 부문 샤오미 EV는 고속도로 주행 기능을 위한 듀얼 드라이브 오린 구성을 기반으로 한 첫 번째 전기차인 SU7 세단을 발표했다. 샤오미의 대규모 언어 모델을 사용해 제작된 이 세단은 지역, 국가 내 행정 구역 또는 도로 유형에 관계없이 중국 도시를 원활하게 탐색할 수 있다고 이 회사 측은 설명했다. SU7은 올 상반기에 공식 출시될 예정이다.
다음은 리오토를 비롯한 중국 기업 외에 올해 CES에 참여한 엔비디아의 자동차 파트너들이다.
- 메르세데스-벤츠(Mercedes-Benz)는 엔비디아 자율주행 솔루션인 ‘드라이브 오린’을 사용하는 ‘콘셉트 CLA 클래스’를 비롯 다양한 차량에 탑재된 소프트웨어 기반 기능과 메르세데스-벤츠 MB.OS의 최신 개발 내용을 발표하는 기자간담회를 갖는다. 또한 메르세데스-벤츠는 제조와 조립 시설의 설계, 협업, 계획, 운영을 위한 애플리케이션 개발 플랫폼인 엔비디아 옴니버스(NVIDIA Omniverse)를 활용해 생산에 디지털 트윈을 도입하고 있다.
- 루미나(Luminar)는 1월 10일 오전 7시(한국시간)에 엔비디아와 함께 센서 프로세싱 최신 기술과 양사 간의 지속적인 협력에 대해 논의하는 노변담화를 개최한다. 또한 루미나는 엔비디아 파트너인 볼보자동차(Volvo Cars), 폴스타(Polestar), 플러스(Plus), 코디악(Kodiak)과 함께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를 소개할 예정이다.
- 앤시스(Ansys)는 엔비디아 옴니버스를 활용해 자율주행차 개발을 가속화하는 방법을 시연한다. 앤시스 AVxcelerate 센서는 엔비디아 드라이브 심(NVIDIA DRIVE Sim)에서 접근할 수 있다.
- 세렌스(Cerence)는 엔비디아 드라이브(NVIDIA DRIVE)에서 실행되는 자사 차세대 차량 내 컴퓨팅 플랫폼의 기반이 되는 자동차 전용 대규모 언어 모델(LLM)인 CaLLM을 소개한다.
- 시피아(Cipia)는 운전자와 탑승자 모니터링 기능을 모두 포함하고 올해 연속 생산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버전의 캐빈 센스(Cabin Sense)의 생산 준비 버전을 선보인다. 엔비디아 드라이브는 케빈 센스(Cabin Sense)가 상업적으로 실행되는 첫 번째 플랫폼이다.
- 코디악(Kodiak)은 카메라, 레이더, 라이더 센서에서 수집하는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처리하기 위해 고성능 컴퓨팅을 위한 엔비디아 GPU를 사용하는 자율주행 트럭을 전시한다.
- 레노버(Lenovo)는 엔비디아 드라이브 토르 기반 신제품을 포함한 차량 컴퓨팅 로드맵을 전시한다.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ADAS)과 스마트 콕핏을 위한 중앙 컴퓨팅 장치인 레노버 XH1, 레벨 2++ ADAS 도메인 컨트롤러 장치인 레노버 AH1, 레벨 4 자율주행 도메인 컨트롤러 장치인 레노버 AD1이 포함된다.
- 페블(Pebble)은 레저용 차량 스타트업이다. 엔비디아 드라이브 오린 기반의 반자율주행 여행용 전기 트레일러 페블 플로우(Pebble Flow)를 선보인다. 2024년 말부터 생산이 시작될 예정이다.
- 폴스타(Polestar)는 엔비디아 드라이브 오린 중앙 코어 컴퓨터로 구동되는 폴스타 3를 전시한다.
- 죽스(Zoox)는 엔비디아 기술을 활용해 특수 목적 로봇택시를 선보이며, CES 관람객들에게 자율주행 차량 호출 서비스 얼리버드 대기자로 신청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남혜현 기자> smilla@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