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4] 삼성과 LG의 최종 병기, TV 신제품 대개봉

지금 CES의 주인공이 AI와 자동차라지만, 원래 이 가전쇼의 주인공은 누가 뭐라해도 TV였다. 커다란 TV 는 관람객의 눈길을 가장 끄는 신제품이면서, 주요 참가 기업이 핵심적으로 기술경쟁을 하는 영역이기도하다.

9일(이하 현지시간)부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IT 박람회 CES 2024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나란히 TV 신제품을 공개했다. 핵심을 말하자면 삼성전자는 ‘차세대 AI 프로세서’를 탑재한 ‘AI 스크린’을 강조했고, LG전자는 ‘무선 투명 올레드TV’를 세계 처음으로 선보인다고 주장했다.

삼성: 차세대 프로세서 공개로 ‘AI 스크린 시대’ 연다

삼성은 CES 개막 전인 7일에 ‘삼성 퍼스트룩 2024’ 행사를 갖고 똑똑한 TV를 위한 차세대 프로세서를 공개했다. 칩 이름은 ‘NQ8 AI 3세대’ 프로세서로, 삼성전자가 2020년부터 연구 개발해 온 AI 시스템온칩(SOC) 기술을 집대성했다. 전년 대비 8배 많은 512개의 뉴럴 네트워크와 2배 빠른 NPU(Neural Processing Unit)를 가져 삼성이 그간 만든 TV 프로세서 중 최강의 성능을 확보했다.

용석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이 삼성 퍼스트룩 2024 현장에서 ‘NQ8 AI 3세대’ 프로세서를 소개하고 있다.

이 칩이 탑재된 TV는 2024년형 Neo QLED 8K TV(QN900D)다. 새 칩을 기반으로 ▲저화질 콘텐츠를 8K 화질로 선명하게 바꿔주는 ‘8K AI 업스케일링 프로(8K AI Upscaling Pro)’ ▲AI 딥러닝 기술로 스포츠 종목 자동 감지, 공의 움직임을 부드럽게 보정하는 등 영상의 왜곡을 줄이는 ‘AI 모션 인핸서 프로(AI Motion Enhancer Pro)’ ▲화면의 다양한 음원 중 음성만 분리해 대화 내용을 명료하게 전달하는 ‘액티브 보이스 앰플리파이어 프로(Active Voice Amplifier Pro)’를 지원한다.

외관은? 삼성의 8K TV 중 가장 얇은 12.9mm의 스크린을 적용했다. 마치 TV가 공중에 떠있는 것처럼 보이도록 유도하는 ‘인피니티 에어 디자인(Infinity Air Design)’이 들어갔다.

생태계와 연결성을 강조했는데, 삼성 타이젠 OS가 그 중심에 있다. 대폭 개편한 2024년형 ‘타이젠 OS 홈(Tizen OS Home)’은 TV에 등록된 계정 별로 맞춤형 콘텐츠를 추천하고, 가족 별로 개인화한 프로필을 설정할 수 있다. 또, 삼성 녹스(Samsung Knox)로 보안 성능을 강화했다. ‘삼성 TV 플러스’는 홈 화면에서 시청 가능한 콘텐츠를 한 번에 보여준다. 원하는 콘텐츠를 더 빠르고 쉽게 찾을 수 있는 탐색 카테고리를 추가했다.

올해 첫 선을 보이는 ‘삼성 데일리 플러스(Samsung Daily+)’는 개인 트레이닝과 원격의료, 원격 PC 제어, 화상 통화 등의 다양한 기능과 서비스를 단일 인터페이스로 제공해 홈 허브 역할을 자처한다. ▲운동 시간, 심박수 등 실시간 운동 데이터를 보여줘 실내 운동에 재미를 더하는 ‘워크아웃 트래커(Workout Tracker)’ ▲반려동물 원격 의료 서비스 ‘닥터 테일(Dr. Tail)’ ▲블루투스 키보드나 마우스로 TV, 모니터, 모바일 기기간 컨텐츠를 자유자재로 복사, 이동할 수 있는 ‘멀티 컨트롤(Multi Control)’ 등을 지원한다.

접근성 강화를 위한 노력도 가세했다. AI와 광학식 문자인식(OCR, Optical Character Recognition) 기술을 활용해 자막을 실시간으로 음성 변환해주는 ‘들리는 자막(Audio Subtitle)’ 기능이 들어갔다. 화면의 윤곽선과 색상을 재조정하는 AI 기술을 적용해 저시력자가 별도의 기기 없이 콘텐츠를 볼 수 있는 ‘릴루미노(Relumino) 모드’를 강화했다. 일반 화면과 릴루미노 모드 화면을 동시에 볼 수 있는 ‘릴루미노 투게더 모드(Relumino Together mode)’를 새로 탑재해 저시력자가 가족들과 함께 TV를 볼 수 있게도 했다.

강화된 AI 알고리즘을 적용해 완벽한 홈 엔터테인먼트 환경을 조성하는 2024년형 사운드바 라인업도 소개했다. 사운드바 최상위 모델인 ‘HW-Q990D’는 11.1.4 채널 사운드의 돌비 애트모스(Dolby Atmos) 사운드를 제공하는 동시에 4K 120Hz를 지원한다. 다양한 콘텐츠의 청취 경험을 위해 오디오를 분석하고 AI를 활용해 사운드를 최적화한다고 삼성전자 측은 설명했다.

용석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은 “삼성 AI 스크린은 가정의 중심에서 집안의 모든 기기들을 연결·제어하는 ‘AI 홈 디바이스’의 중심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라며 “차세대 AI 프로세서와 타이젠 OS를 바탕으로 기존 스마트 TV를 넘어 새로운 삶의 방식을 선사하는 ‘AI 스크린 시대’를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LG의 투명 올레드 TV: “TV 끄면 검은 화면 대신 투명 유리가”

양쪽 다 투명 TV를 선보였지만, 이를 전면에 내세운 곳은 LG전자다. 이번에 선보이는 ‘LG 시그니처 올레드 T’는 제품 전원을 껐을 때 투명한 유리처럼 스크린 너머를 볼 수 있게 한 것이 특징이다. 자발광(自發光, Self-Lit) 올레드 TV로서의 화질을 유지하면서 개방감을 더했다. 투명한 화면이 주변 인테리어에 녹아들어 조화가 뛰어나다고 LG전자 측은 자평한다. 검은 TV 화면이 집안 인테리어를 저해한다고 느끼는 고객의 불편함을 투명 TV를 통해 해결했다는 것이다.

이 제품은 무선 AV송∙수신 기술로 투명 스크린 주변에 전원 외 모든 선을 없앴다. 거실 창 앞, 거실과 주방 사이 등 이용자의 필요에 따라 설치할 수 있도록 공간적인 제약을 줄였다.

LG 시그니처 올레드 T는 ‘투명 모드’와 ‘블랙 스크린 모드’ 두 가지 화면 모드를 제공한다. 투명 모드는 입체감을 강조하는데, 예를 들어 물고기가 헤엄치는 미디어아트를 감상하면 스크린 뒤 공간과 콘텐츠가 겹쳐 보여 마치 내 공간 안에서 물고기가 실제로 유영하는 듯한 느낌을 가져볼 수 있다. 블랙 스크린 모드에서는 77형∙4K 해상도 올레드 화질로 영화를 감상하고 게임을 실행할 수 있다.

LG전자 스마트TV 플랫폼 웹OS(webOS)eh 투명 올레드 T의 장점을 부각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올레드 T 전용 webOS 홈화면에서는 콘텐츠 추천 페이지 등을 별도로 분리해 한 화면에 표기하는 정보량을 줄여 간결하게 보이도록 했다. 이로써 화면 여백을 더 크게 만들었고, 그 결과 투명 올레드의 개방감을 키우려 했다.

알파11 프로세서는 기존 알파9 대비 4배 강력해진 AI 성능을 기반으로 그래픽 성능이 70% 향상됐다.  webOS 앱 프로세싱 속도 또한 30% 빨라졌다. 영상을 픽셀 단위로 세밀하게 분석하고 제작자 의도까지 고려해 색을 보정하는 한편, 2채널 음원을 풍성한 공간 음향으로 변환한다. LG 시그니처 올레드 T는 연내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에 출시될 예정이다.

박형세 LG전자 HE사업본부장은 “세계 최초 무선 투명 올레드 TV는 고객의 스크린 경험을 새롭게 정의한 제품”이라며 “TV의 한계를 뛰어넘어 세상에 없던 고객경험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남혜현 기자> smilla@byline.network

관련 글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