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 정책 철회할까” 수수료 유료화 검토하는 가상자산 거래소

지난해 하반기 거래 수수료를 무료화한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수수료 유료화를 검토하고 있다. 약 4개월간 진행한 수수료 무료 정책을 통해 목표한 시장 점유율을 끌어 올렸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수수료가 가상자산 거래소의 유일한 수익모델인 만큼, 더 이상의 수익성 악화를 막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표적인 가장사잔 거래소인 빗썸과 코빗이 수수료 유료화를 검토하고 있다. 구체적인 시기가 정해지진 않았으나 조만간 유료화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빗썸 관계자는 “수수료 유료화는 계속해서 검토해왔다”며 “(수수료 유료화 시기와 관련해) 정해진 것이 없고 재도입하게 되면 사전 공지를 통해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코빗 관계자 또한 “내부적으로 수수료 유료화를 검토하고 있으나 시기는 미정”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빗썸은 창립 10주년을 기념해 거래 수수료 무료 정책을 실시했다. 빗썸에서 거래되는 전체 가상자산 거래를 대상으로 하며 지금까지 시행해오고 있다. 같은 달 코빗도 가상자산 전체 거래 수수료 무료를 선언했다.

거래소들이 수수료 무료화에 나선 이유는 시장 점유율 확대 때문이다. 몇 년간 가상자산 거래소 시장은 업비트를 서비스하는 두나무가 약 90% 가까이 점유해왔다. 이어 빗썸이 10% 내외, 코인원, 코빗, 고팍스가 소수점 단위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했다.

빗썸과 코빗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점유율 반전을 꾀하려고 하는 것은 다양한 이유로 분석된다. 먼저, 올해 7월 19일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의 시행이 거래량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한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현재 몇몇 거래소에서 자전거래, 가장거래, 통정거래 등이 나타나고 있는데 이는 불공정거래행위에 해당되어 이용자보호법 시행 이후에는 불법이 된다”며 “법 시행 후 거래량이 큰 폭으로 줄어들 가능성이 큰 가운데, 그보다 앞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고 예상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거래소들이 시장 점유율 확대 시도 4개월 만에 다시 수수료 유료화에 나서려는 것은, 무료 수수료 정책이 이미 충분한 시장 효과를 봤다고 판단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빗썸과 코빗의 거래소 현 점유율은 수수료 무료화를 하기 이전과 큰 차이를 보인다.

가상자산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게코에 따르면, 빗썸의 점유율은 당초 10% 안팎이었으나 수수료 무료화 이후 20% 대에 안착, 31일 기준 약 32%를 기록하고 있다. 코빗도 1%대에서 31일 기준 4.7%를 기록 중이다. 점유율은 거래량에 기반하는 만큼, 해당 기간 동안 거래량이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해석된다.

일각에선 수수료 무료화에 더해 위믹스 상장도 점유율 확대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빗썸과 코빗, 고팍스는 지난해 하반기 약 1년 만에 위믹스를 재상장한 바 있다. 업비트가 재상장하지 않은 점을 고려, 위믹스 거래 수요를 흡수하기 위한 전략이다.

아울러, 수익성 역시 거래소들이 수수료 유료화를 재검토하는 주요한 이유로 지목된다. 거래 수수료는 사실상 거래소의 유일한 수익원이다. 수수료 무료화를 장기간 이어가는 것은 지난해 크립토윈터로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거래소에게 무리다.

특히 빗썸은 오는 2025년을 목표로 기업공개(IPO)를 준비하고 있어 실적악화를 마냥 두 손 놓고 지켜볼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유료화 전환, 걸림돌은?

거래소의 수수료 유료화 전환 이후 관건은 고객들의 잔류 여부다. 지난해 하반기 여러 거래소에서 경쟁적으로 혜택 강화에 나선 가운데, 고객들은 혜택에 따라 움직였다. 빗썸과 코빗의 점유율 변화가 이를 증명한다. 따라서 수수료 무료로 확보한 고객이 유료화로 이탈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수수료를 다시 유료화하려면 고객들의 이탈을 감안해야 한다”며 “다만 수익화를 생각하면 언제까지 무료화할 순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빗썸과 코빗이 수수료 무료화를 통해 내부적으로 목표했던 점유율과 거래량을 달성한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종료 후 점유율을 어떻게 유지할 것인지가 고민이 되는 지점”이라고 봤다.

빗썸은 수수료 유료화 시 기존 거래소들보다 저렴한 수수료를 내세울 계획으로, 현재 점유율을 지켜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빗썸 관계자는 이라며 “경쟁력 있는 수수료를 재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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