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좋다, 그런데 과금은?’ 믿어달라는 엔씨의 승부수

12월 7일 ‘쓰론앤리버티(TL)’ 국내 출시
업계 최고 수준 개발력 투입된 블록버스터 야심작
확률형 뽑기 의존한 리니지 방식서 탈피 거듭 약속
개선에 개선 거듭해 게이머 여론도 호평 돌아서기도

엔씨소프트(엔씨)가 오랜만에 초대형 신작을 낸다. 오는 7일 출시할 ‘쓰론앤리버티(TL)’이다. 콘솔과 PC로 즐기는 게임이다. 리니지 모바일 3총사로 쌓아 올린 ‘리니지 불패’ 신화가 무너진 뒤, 처음 나오는 블록버스터 게임이다. TL 콘텐츠 공개 초창기만 해도 리니지의 상징인 이른바 ‘말뚝딜(공격 시 이동 불가)’을 채택하는 등 변화가 없다는 세간의 혹평을 들었으나, 최근 들어선 개선에 개선을 거듭해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후 실제 게이머 여론에서도 호평이 감지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TL을 두고 여전히 ‘리니지의 세계화’ 정도로 평가절하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래픽과 플랫폼을 바꾼 리니지의 글로벌 버전이라는 것이다. 게이머들의 변화 요구에 귀를 열기보다는 수년간 ‘마이웨이’식 운영 정책을 고수한 엔씨에 대한 비판 여론이 쉽게 나아지지 않고 있다.

이는 국내 게임 업계 최고 수준의 다중접속(MMO)게임 개발력을 자신하는 엔씨가 낸 승부수라는 점을 감안하면, 대단히 박한 시장 평가라고 할 수 있다.

따지고 보면, 엔씨는 ‘TL에 모든 것을 걸었다’고 할 정도로 여러 번 변화 의지를 보였다.

말뚝딜은 제자리에서 고정된 채 공격이 가능한 방식이다. 약자가 강자에게 이기기가 쉽지 않다. 돈으로 캐릭터의 강함과 스펙을 살 수 있는 페이투윈(Pay to win)의 대표적 게임인 리니지 시리즈에선 불만이 없는 방식이자 주요 특징이라고 볼 수 있지만, 세계 시장을 겨냥한 콘솔 게임에선 역풍에 부딪혔다. 대부분 타 게임에선 이른바 무빙샷(딜)이 가능하다.

엔씨는 TL에 말뚝딜 대신 치고 빠지기가 가능하도록 공격 방식을 바꾸고 자동전투와 자동이동 등 편의 기능을 대거 삭제했다. 자동 기능은 국내 시장에서 필수라고 할 정도였으나, 완전히 제외했다. 이로 인해 TL은 100% 수동, 이른바 테이블에 각 잡고 앉아서 하는 게임이 됐다.

총괄 디렉터가 게이머와 소통하는 ‘개발자의 편지’도 시작했다. 타 개발사는 오래전 시작한 소통 방식이다. 그동안 엔씨는 쇼케이스 형식을 빌린 녹화 영상 공개 정도로 게임을 알리는 것에서 그쳤으나, 앞으로는 편지 형식을 떠나 수시 소통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쉽게 말하면 일방향 통보하는 방식에서 게이머 여론을 신경 쓰는 방식으로 바뀐 것이다.

지난 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도 ‘출시 일정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는 비판에 홍원준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이 같이 답했다.

“큰 틀에서 보면 엔터테인먼트업의 본질은 속도감 있게 지속적으로 신작을 출시하는 것이다. 이것이 빠지면 기본적 경쟁력이 흔들린다고 본다. 잘 실천에 옮기기 위한 리소스가 필요하고, 경영진의 역량도 있어야 한다. 누적된 경험치도 있어야 하고, 이를 합쳐서 플레이아웃할 수 있는 전략이 중요한데, 기존 IP와 종류를 떠나서 글로벌라이제이션 신작 출시에 있어서 부족한 점이 있었던 것을 저희도 여실히 느끼고 있다. 경영진 차원에서 이런 문제점을 숙지하고 원인 분석도 철저하게 시행하고 있고, 잘 하기 위해 전사적인 프로세스를 점검하고 있다. 여러 구조적인 점검을 현재 진행하고 있다. 출시 일정이 쉽사리 변경되고 그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명확하게 커뮤니케이트하고 지킬 수 있도록 경영진 입장에서 약속드리고자 한다. 아마존게임즈와 글로벌 출시는 빠른 시간 내 별도로 아마존에서 발표를 할 것이다.”(홍원준 CFO)

<참고기사: 힘 빠진 엔씨, 컨콜서 뼈아픈 자기반성…TL도 하락세 상쇄 못해>

TL을 총괄하는 안종옥 PD는 쇼케이스 영상에서 게이머들이 궁금했던 과금모델(BM)에 대해선 기존 확률형 뽑기 상품을 없애고 유료 배틀패스(일정 기간 추가 혜택 부여) 방식을 채택한다고 밝혔다. TL의 글로벌 퍼블리셔인 아마존게임즈와 협업하면서 BM에도 변화가 일어났다.

이 부분에서 시장 반응이 엇갈린다. 수년간 고강도 확률형 BM을 유지해온 엔씨가 ‘과연 변했을까’ 하는 의구심 때문이다. 확률형 뽑기를 없애고 배틀패스 도입 여부를 떠나 실제 이용자가 체감하는 과금 부담이 줄어야 하는 것이 관건이다.

확률 테이블 기반의 장비 강화 실패에서 재화 증발도 없앴다. 기존 리니지 시리즈에선 장비가 강해질수록 강화 실패 확률이 높아져, 이용자 부담이 기하급수적으로 커진다. 수십 수백만원 이상의 가치를 들인 장비가 그야말로 공중 분해될 수 있어서다. 캐릭터가 갈수록 강해지기 위해선 극악의 확률을 뚫고 장비 강화에 성공해야 하는 등 이 과정에서 돈이 들어가 이용자 부담이 컸다. 리니지의 핵심 BM이다. 이 부분을 TL에서 없앴다. 물론 강화 재료 수급 측면에서 실제 부담이 낮아졌는지는 뚜껑을 열어봐야 아는 문제다.

<참고기사: 확 달라질 엔씨 TL, 확률형 뽑기 없다…내달 7일 시험대>

그러나 엔씨가 공언한 이상, TL은 리니지와는 완전히 결 다른 게임이라는 것이 업계 내외부 반응이다. 약속에 약속을 거듭한 까닭이다. 김택진 대표가 지난 지스타 현장에 직접 나와 다른 모습을 보이겠다고도 했다.

“점점 새로운 세대들이 자라나오면서 이 게임을 즐기는 고객층의 고객들 분들도 새로운 제너레이션이 계속 들어오는 것 같아요. 그리고 서브컬처 장르라든가 장르적인 면에 있어서도 그동안 소외됐던 장르가 메인 장르로 많이 바뀌는 것들을 보고 있고요. 저희들은 이 바뀌는 트렌드에 또는 고객들이 플레이하고 싶어하는 내용이 계속 바뀌어 가고 있기 때문에 저희들이 개발하는 것도 얼마만큼 잘 맞춰서 갈 수 있는지 또는 새로운 문화를 어떻게 선도해 갈 수 있는지 이런 것들에 대해서 모든 회사가 같이 노력을 하고 있고요. 이런 자리를 통해서 그런 노력과 플레이어들의 바람과 이런 것들이 얼마나 잘 맞아가고 있는 그런 것들을 볼 수 있는 그런 자리였으면 좋겠습니다.”(김택진 대표)

<참고기사: [지스타2023] 택진형 떴다 “새벽에도 직접 나왔다, 다른 모습 보일 것”>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대호 기자>ldhdd@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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