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빠진 엔씨, 컨콜서 뼈아픈 자기반성…TL도 하락세 상쇄 못해

2023년 2분기 엔씨 실적 발표…전년비 매출 영업익 동반하락
야심작 ‘TL’, 4분기 국내 출시…리니지W와 같은 폭발적 초반 매출 없을 것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는 국내 최고 인기 장르인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의 최강자다. 리니지 모바일 3총사(리니지M, 리니지2M, 리니지W)가 연타석 흥행하면서 자신감이 넘치던 시절이 있었으나, 실적이 하향세로 돌아선 지금은 그러한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 2023년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선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저자세를 유지했다. 기존엔 ‘리니지라이크’로 불리는 아류작 출현에도 엔씨만의 노하우로 대응하겠단 의지를 보였으나, 솔직하게 매출 잠식을 인정했다. 동시에 경영진의 부족한 점도 짚었다.

2023년 2분기 엔씨소프트 실적 자료 갈무리

9일 엔씨소프트는 2023년 2분기 실적 결산(연결기준) 결과로 매출 4402억원, 영업이익 353억원, 당기순이익 305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분기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 30% 감소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전분기 대비 각각 57%, 73%, 전년 동기 대비로는 71%, 74% 줄었다.

회사가 밝힌 신작 4종 출시 일정은 ▲2023년 하반기 퍼즐게임 ‘PUZZUP: AMITOI(퍼즈업: 아미토이)’ ▲2024년 상반기 난투형 대전액션 ‘배틀 크러쉬’, 수집형 RPG ‘블레이드&소울S(BSS)’ ▲2024년 하반기 실시간 전략게임(RTS) ‘프로젝트G’를 예정했다.

▲최대 야심작 ‘TL(쓰론앤리버티)’은 오는 4분기 국내 출시, 내년 글로벌 출시 예정이다. ▲’아이온2’는 출시 일정을 밝히지 않았다. ▲게임개발자컨퍼런스(GDC)에서 선보인 콘솔 신작 ‘프로젝트M’은 아이온2 이후 정도로만 일정을 전달했다.

홍원준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컨퍼런스콜에서 “리니지라이크 게임이 많이 나와 그런 점에 기존 IP(리니지 등)에 영향을 미치는 게 사실”이라고 답해, 기존과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그는 “MMORPG의 대표적인 회사로서 매출과 게임성에 대한 리바운드 노력은 충분히 경주하고 있다. 새로운 장르에도 여러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대응을 알렸다.

연내 출시를 예정했다가 내년으로 밀린 모바일게임에 대해선 “글로벌 시장을 타깃하기 위해 차별성을 강조할 수 있는지 다양한 플랫폼 최적화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아이온2에 대해선 “매출과 성과 퍼포먼스에 있어서 굉장히 중요한 IP로 콘텐츠 규모나 퀄리티 모든 측면에서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는 게임으로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이장욱 IR실장은 리니지W 매출 안정화에 대해 “(현재 하락세는) 원래 예정한 매출 안정화 추세에선 이탈한 게 맞다”면서 “생각보다 경쟁작이 집중적으로 출시돼 직접 영향을 받은 거 같다. 수익화보다는 유저 복귀 활동을 강화해야 하는 것으로 보고 그러한 작업을 하는 중으로 성과는 4분기에 나올 것”이라고 진단했다.

‘쓰론앤리버티(THRONE AND LIBERTY, TL)’ 이미지

TL은 리니지와 달라

“모바일게임을 출시해 기록적인 매출을 보여드리고 하는 것은 (TL) 장르상 그러기 어렵다. 콘솔로 내더라도 TL 단독으로 모든 매출의 하락세를 돌이키고 매출을 상쇄한다고 그렇게 생각하진 않는다. TL 단일 IP가 리니지W와 같은 매출효과를 가져오진 않겠지만, 모바일게임의 순차적 출시 그리고 블소2가 대만과 일본에서 곧 출시를 앞둬 매출에 애드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내부적으로 우려사항을 상쇄하고 상쇄를 떠나 재도약을 위해 신경 쓰는 프로젝트가 많이 있다. 순차적으로 준비가 됐을 때 발표하는 자리를 가지려고 한다.”(TL 성과가 리니지W 등의 매출 감소를 상쇄할지에 대해, 홍 CFO)

“TL은 대규모 경쟁 콘텐츠와 오픈월드가 호평받았고, 과금모델에 긍정적 반응이 있었다. 반면에 초반 성장경험에 대한 아쉬움, 전투 시스템 개선에 대한 질책과 아쉬움이 있었다. 그래서 다이내믹한 전투가 가능하도록 피드백을 반영했고, 이동과 공격을 병행해서 할 수 있게 했다. 성장의 재미가 있도록 단순 반복 콘텐츠를 줄이고 레벨 성장 속도를 대폭 상향하는 식으로 개선했다. 큰 틀에서 말씀드리면 TL은 지역별 연령별로 MMORPG 경쟁 플레이 경험, 이런 장르의 선호도 등이 지금까지 대상으로 했던 유저 베이스와 달라, 큰 꼭지들이 니즈에 부합하도록 여러 고민과 시도가 있었다. 그러한 점이 파트너사인 아마존게임즈와 협업으로 개선이 됐다.”(게임성 보정에 대해, 홍 CFO)

더 이상 성장 만들지 못한다? 경영진 생각은

“큰 틀에서 보면 엔터테인먼트업의 본질은 속도감 있게 지속적으로 신작을 출시하는 것이다. 이것이 빠지면 기본적 경쟁력이 흔들린다고 본다. 잘 실천에 옮기기 위한 리소스가 필요하고, 경영진의 역량도 있어야 한다. 누적된 경험치도 있어야 하고, 이를 합쳐서 플레이아웃할 수 있는 전략이 중요한데, 기존 IP와 종류를 떠나서 글로벌라이제이션 신작 출시에 있어서 부족한 점이 있었던 것을 저희도 여실히 느끼고 있다. 경영진 차원에서 이런 문제점을 숙지하고 원인 분석도 철저하게 시행하고 있고, 잘 하기 위해 전사적인 프로세스를 점검하고 있다. 여러 구조적인 점검을 현재 진행하고 있다. 출시 일정이 쉽사리 변경되고 그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명확하게 커뮤니케이트하고 지킬 수 있도록 경영진 입장에서 약속드리고자 한다. 아마존게임즈와 글로벌 출시는 빠른 시간 내 별도로 아마존에서 발표를 할 것이다.”(홍 CFO)

무형자산 증가는 미래 성장동력 투자

“미래 성장을 위한 글로벌 경쟁력강화를 위한 여러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그런 측면에서 무형자산 투자가 있었다. 일회성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앞으로도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이런 형태의 무형자산 투자가 있을 것이다. 중장기적 성장동력을 마련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노력을 다각도로 하고 있다. 관련한 무형자산 투자에 대한 구체적인 사업화 내용은 저희가 발표할 수 있는 시기에 상시적인 커뮤니케이션 채널 통해 지속 말씀드리겠다.”(무형자산이 전년 동기 대비 760억원 가량 늘어난 것에 대해, 홍 CFO)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대호 기자>ldhdd@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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