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리] “한 달 살 집을 충분히 찾기 쉽게 만들겠다” 삼삼엠투

이라인네트워크에서 타트업을 뷰합니다. 줄여서 ‘바스리’. 투자시장이 얼어붙어도 뛰어난 기술력과 반짝이는 아이디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가진 스타트업은 계속해 탄생하고 있습니다.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하겠다고 출사표를 던진 이들을 바이라인의 기자들이 만나봤습니다.

우리 아버지는 공인중개사였다. 남들이 부동산으로 떼돈을 벌던 그 시절에, 아버지는 부자 대신 동네 사랑방이 되어 친구만 얻었다. 이번 <바스리>에서 만나본 스타트업 창업자는, 우리 아버지랑은 다르게 공인중개사 경험을 살려 부동산 앱 서비스로 창업했다. 학교에선 도시공학을 공부했고, 졸업 후엔 공인중개사로 돈을 벌었으며, 한때는 소개팅 앱 창업팀에 몸 담았던 모든 이력을 녹여 ‘스페이스브이’라는 회사를 차린 박형준 대표를 최근 서울 강남에 위치한 이 회사 사무실에서 만났다.

스페이스브이는 ‘삼삼엠투(33m2)’라는 단기임대 부동산 플랫폼을 운영한다. 한달이나 두세달처럼, 짧은 기간 거처할 집을 찾는 이들이 삼삼엠투 서비스의 이용자다. 박형준 대표가 공인중개사로 일하던 시절, 부동산을 찾아와 “한 달 살 방 없느냐”고 물어보는 손님이 심심찮게 많았다는 것이 그가 단기임대 서비스를 만들어낸 계기가 됐다.

취업이나 출장, 입시를 위해 움직이는 이나 혹은 여행객들은 때때로 도심에서 한두달 머물 집을 찾지만, 부동산 중개인들에게 이들은 썩 환영할만한 손님은 아니다. 전월세를 찾는 것처럼 품이 들지만 막상 고객은 “한 달 살 방 구하는데 중개료가 왜 이리 비싸냐”고 느껴서다. 빈 집을 가진 임대인들도 매달 새로운 세입자를 구해야 하는 것이 성가시다. 그러나 임대인들 입장에선, 생각만 달리하면 단기 임대 세입자가 충분히 매력적일 수 있다. 월세보단 임대료가 비싸고, 공실률을 낮출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어서다. 수요는 있는데 집이 부족한 시장이니, 공급만 충분히 할 수 있다면 단기 임대가 충분히 활성화 될 수 있단 것이 박 대표의 이야기다.

임대인과 임차인이 플랫폼에서 직접 만나 단기 임대 계약을 할 수 있게 함으로써 부동산 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 보겠다는 박형준 대표에게 단기 임대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물었다. 그는 “지금같은 성장 속도라면 스페이스브이가 앞으로 2년 내에 가장 주목받는 프롭테크(부동산+테크) 회사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웃었다.

박형준 스페이스브이 대표

부동산 앱이 이미 많은데, 삼삼엠투가 가진 가장 큰 차이점은 뭔가?

주거용 부동산의 단기 임대에만 특화해 있다. 전세나 월세, 매매가 아니라 한두달 살 집을 구하는 이들이 쉽고 편하게 집을 찾도록 하는데 집중한다.

단기 임대를 어떤 사람들이 쓰나?

예를 들어서 서울에 있는 인테리어 업체가 대전에서 한 달간 프로젝트를 맡을 경우, 2년씩 계약하는 전월세 집을 얻긴 어렵다. 출장이나 프로젝트 업무, 취업 등으로 한두달 살 집을 구하는 경우도 있고, 서울에 있는 병원에 가기 위해 단기 임대를 찾는 분도 있다. 입시도 마찬가지인데, 여름하고 겨울에는 대치동 같은 서울 유명 학원가엔 돈을 두 배 줘도 남는 방이 없을 만큼 수요가 있다. 또, 이사를 갈 때, 집을 빼는 날과 들어가는 날이 안 맞는 경우도 있다. 여행객이나 외국에서 들어오는 이들도 단기 임대를 찾는 주요한 이용자들이다.

단기 임대 플랫폼이라는 아이디어는 어떻게 얻었나?

창업 전에 너다섯군데의 중개사무소에서 일했다. 그때마다 느낀 게, 어디든 단기 임대 수요는 항상 많다는 거다. “한 달 살 집 없어요?” 이렇게 손님이 들어오는데, 임대인들이 잘 안 빌려주려 한다. 달마다 새로 세입자를 받는 것도 귀찮고, 오래 집이 빌까 걱정해서다. 그때 좀 친한 집주인들을 설득을 하고 다녔다. 집주인이 안 빌려주려고 하는 이유를 해결해준다면, 수요와 공급이 잘 연결돼서 이 시장이 잘 돌아가지 않을까 생각했다. 다행히 옛날보다 많은 집주인이 서비스에 호응했다.

임대인들을 어떻게 설득했나?

단기 임대도 좋다는 첫번째 논리는, 일단 일반 월세에 비해 더 많은 돈을 받을 수 있다는 거다. 통상은 일반 월세보다 30~50% 정도 비싸다. 두번째는, 실제로 데이터를 보면 공실률이 10% 정도 밖에 안 된다는 점이다. 서비스를 하다보니 데이터가 쌓이는데 단기임대로 잘 운영되는 곳의 공실률이 일년 365일 중 30일 정도밖에 안 된다. 만약 그래도 단기 임대를 하기 부담스럽다면, 단기 임대와 장기 임대를 둘 다 하도록 권유했다. 두 방안을 동시에 쓰면 공실률은 당연히 줄어들고, 단기 임대로 벌게 되는 추가 이득이 있으니 수익률은 늘어난다고 설득하고 있다.

단기 임대 물건을 많이 가진 중개사를 포섭하는 것이 중요하겠다

아니다. 삼삼엠투는 중개사 없이 임대인과 임차인이 직접 만나서 플랫폼 안에서 거래 한다. 집주인들이 플랫폼 안에서 직접 방을 등록하고, 거래 조건을 설정한다. 임차인이 그 정보를 보고 계약을 요청, 집주인이 승낙하면 계약이 확정되는 식이다. 삼삼엠투의 역할은 거래를 하는 당사자들이 계약을 할 수 있도록 시스템 구조를 만들어 놓고 이를 서비스로 제공하는 것이다. 계약의 주체로 참여하진 않는다.

부동산계의 당근마켓이다. 직거래 아닌가

(웃으면서) 그렇다. 계약이 이행이 안 되거나 잘못되는 것만 방지를 해주면 양 당사자가 잘 거래를 하는 구조다.

중개사 없이 하는 이유는?

중개사가 있으면 안정감이 있지만, 대신 집을 구하는데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든다. 단기 임대의 경우 한 달 살 집을 구하는데 집을 보러 2~3일씩 쓰기는 어렵다. 그래서 집주인에게 직접 물어보면서 빨리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 더 나은 부분이 있다.

게다가, 중개인들도 단기임대 손님을 선호하지 않는다. 중개사 입장에서 애매한 것이, 같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 집을 구해주기 때문에 수수료는 (전월세와) 같게 받을 수밖에 없는데, 그러면 고객들은 수수료에 대한 불만이 생긴다. 너무 많이 받는 것 아니냐는 거다. 또, 단기 임대 수요가 많은 지역이 서울에서는 강남과 관악, 신촌, 홍대, 송파 등 일부 지역에 한정되어 있기도 하다. 그래서 우리처럼 간단한 (직거래) 모델로 수수료를 낮춘 비즈니스 구조가 시장에서는 더 먹히는 것 같다.

중개인이 없으면 임차인이 불안해 하지 않나? 허위 매물이나 사기에 대한 문제도 있을 수 있고

우리가 택한 방식은 “실제로 이 집에 입주할 수 있느냐 없느냐를 확인하는 것”이다. 진짜 집 주인이라고 해도, 나중에 말을 바꾸는 경우는 언제든 생길 수 있다. 그래서 이걸 차단하는 방법으로, 세입자가 진짜로 안전하게 입주해서 거주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해야 임대인한테 돈을 준다. 임대인도 돈을 벌기 위해 집을 내놓는 것이니까, 이게 강력한 방법이라고 봤다.

에스크로 역할을 하는 건가?

그렇다. 보증금 같은 경우엔, 아예 주인에게 주지 않는다. 우리가 들고 있다가 임차인의 계약 기간이 끝나 퇴거할 때 돌려준다. 그렇게 하면 (플랫폼 입장에선) 할 일이 많아지긴 하지만, 대신에 고객들은 좀 더 편의를 느낀다. 집주인 같은 경우에도 처음엔 “왜 내돈을 너희가 가지고 있느냐”고 하지만, 한두번 해보면 이게 더 편하다고 느낀다. 잠깐 가지고 있을 보증금 때문에 자기 계좌번호를 알려줘야 하고, 또 나중에 돌려줘야 하는 번거로운 일을 우리가 하기 때문이다.

돈은 어떻게 버나?

임대인과 임차인으로부터 서비스 이용료를 받는다.

단기 임대 시장 규모는 어떻게 되나?

삼삼엠투의 현재 월 거래금액이 약 30억원 정도 된다. 매출액만 보면 올 연말까지 25억~30억원 사이가 될 거로 예상하고 있다. 아직까지 단기임대 시장이 얼마나 성장할 지 알 순 없지만, 우리는 이 시장이 꽤 크고, 많다고 생각한다. 아주 쉽게 말하자면, 우리나라 전체 2000만 가구 중 월세 가구가 400만이 좀 넘는다. 내 생각엔, 대도시 같은 경우에는 전체 월세 가구 중 10% 정도는 단기 임대로 있는 것이 적합한 배분이다.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400만 월세 가구 중 40만 가구 정도는 단기 임대로 시장이 형성될 수 있다고 본다. 그래야 하는 이유는, 우리 서비스 이용자들을 보면 알 수 있다. 앞서 말했듯, 일 때문에라도 단기임대가 필요한 분들이 상당히 많다. 도시에는 이들을 위한 주거 공간이 필요하다. 단기 임대 시장은 이제 초기 단계고, 앞으로 훨씬 더 수요가 많아질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

월세나 전세가 있는데, 단기 임대가 왜 필요한가?

그래야 유연하게 집을 옮겨다닐 수 있는 밑바탕을 마련할 수 있다. 그에 비해 우리나라는 임대계약 자체가 좀 획일화되어 있다. 무조건 2년이라는 제한된 계약 기간이 있다. 우리나라 20대들 같은 경우, 평균 거주 기간이 열 달 밖에 안 된다.

그렇게 짧나?

그렇다. 2년을 계약하면 사실상 중간에 계약이 모두 종료된다. 그러면 세입자 입장에선 당연히 불이익이 있다. 중개 수수료 뿐만 아니라, (집을) 쓰지 않는 시간 동안에도 월세를 내야 한다는 부담이 있으니까. 내가 2년 동안 살겠다는 명확한 계획이 있는 게 아니라면, 짧게 계약하는 것이 유리한데 우리나라는 그런 시스템이 잘 안 되어 있다.

단기 주택이 많이 공급되면 주택이 더 적합한 사람들한테 잘 배분될 거고, 주택의 임대차 형태도 더 다양해지면서 주거 이동의 유연성이 생긴다. 도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것은 물론이다. 예를 들어서, 외국의 능력 있는 노동자를 유치하면서 대기업들은 이들에게 제공할 숙소가 필요하다. 그런데 이들이 언제까지 일할지 모르는데 무조건 2년 짜리 집을 얻어주기 어렵다.

또, 외국에 주재원으로 살면서 한국에 잠깐씩 들어오는 분들도 있는데 역시 한국에 집을 마련하기 어렵다. 그렇게 되면 결국엔 서울이라는 도시에 사람이 덜 오게 된다. 집을 구하기 쉬워지면 이동이 자연스러워지고, 당연히 도시 경쟁력도 올라간다. 도시 경쟁력을 측정하는 이론 중에 인구 수와 이동량을 곱하는 것이 있는데, 그런 측면에서 우리나라는 단기 임대 주택이 너무 적다. 좀 올라가야 한다.

짧게 묵는 사람을 위해서라면 호텔이나 에어비앤비 같은 곳들이 있는데?

일단 가격 차가 가장 크다. 단기임대로 사는 데 드는 돈이 호텔에 머무는 것의 절반 이하다. 에어비앤비도 마찬가지다. 호텔이 며칠 살긴 괜찮지만, 오래 살기에는 집이 훨씬 쾌적하다. 요리도 할 수 있고, 세탁도 더 편하다. 또, 호텔에는 많은 사람이 들락날락하기 때문에 내 방보다는 편안하기 어렵다.

단기임대가 주로 일어나는 지역은 어디인가?

서울과 경기를 합쳐서 70% 정도 된다. 그 중에서도 강남이 가장 많다. 일 때문에 오는 경우도 많고, 아까 말한것처럼 학업을 위한 경우도 강남으로 수요가 몰린다.

지역수요는 어떠한가? 한달살기와 같은 수요도 있을 것 같은데

물론 있다. 도시보단 적지만, 그래도 한달살기와 같은 수요들이 있다. 그런데 그런 곳들은 이미 기존의 여행업이나 숙박업과 같은 다른 공급량이 있다. 기본적으로 단기 임대 시장은 도시에서 발생하는 주택의 임대차 거래형태로 봐야 한다.

서비스이름이 삼삼엠투라, 원룸 크기의 단기 임대만 취급하는 줄 알았다

처음엔 그렇게 접근했다. 가족단위로 이동하는 일은 적을 거라 생각했는데, 최근에 보면 가족단위로 2룸, 3룸의 주택을 임대하는 수요도 늘고 있다. 생각했던 것보다 인테리어나 이사 일정이 안 맞아서 단기로 살 집을 찾는 가족 단위 수요가 많이 접수된다. “삼삼엠투 서비스가 있는 줄 알았다면 이사 날짜를 힘들게 맞출 필요가 없었을텐데”라는 이야기도 듣는다.

사업에 어려움은 없나

처음엔 고객 모으기가 정말 어려웠다. 둘이서 전단지를 20일에 걸쳐서 2만장을 뿌리기도 했는데, 그때 딱 두 명이 등록했다. 서울에 있는 주요 대학교 앞은 다 가보고, 임대인을 만나 설득하기도 했고. 그러면서 조금씩 임대인을 모으고 성장해왔다.

지금은…고객응대(CS)가 쉽지 않다. (다른 상품에 비해) 금액이 크니까 예민할 수 밖에 없다. 게다가 시장에 대한 불신도 있고. 거래 상대편이 사기를 친다고 생각하는 경우들도 있고, 그래서 의심하기도 한다. 그런 부분에서 플랫폼 입장에서는 거래 당사자 양측의 말을 모두 잘 듣고 어느 한 쪽이 손해 보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 부동산 거래에 대해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들이 있는데, 우리가 투명하게 사업을 잘 해서 본격적으로 성장하려 한다.

투자 유치를 준비 중인데

지금까지 12억원의 투자를 유치했고, 현재는 사업 확장을 위한 추가 투자 유치를 준비 중에 있다. 2021년에 처음으로 월 거래액이 1억원이 나왔는데 올해 3월에는 10억, 6월에는 20억원, 10월에는 30억원을 기록했다. 본격적으로 성장하는 구간에 접어 들었고, 그래서 내년에는 본격적으로 사람을 더 많이 뽑고 사업을 확장하려 한다. 올해보다 내년에 다섯배 정도 성장하는 걸 목표 삼았다.

경기가 안 좋은데 서비스에 영향을 받진 않나?

부동산 경기를 물어보는 분들이 많다. 그런데 그건 ‘투자 시장’에 관한 문제다. 우리는 경기를 타지 않는 실생활 시장에서 서비스한다. 물론 경기가 좋으면 기업들에 일이 많아지고, 도시나 국가간 이동도 활발해질터이니 우리 사업도 더 잘 되긴 한다. 그렇지만 단기임대 주거 시장은 항상 존재하는 부분이다. 부동산 투자 시장이 안 좋다고 해서 사람들이 거주를 안 할 순 없지 않나.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나?

집주인이나 투자자들 사이에선 이제 삼삼엠투를 거의 알지만 일반적으로는 아직 우리 서비스를 모르는 분들이 많아서, 내년 목표는 “모든 사람이 다 알 수 있는 서비스로 성장하자”는 것이다. 아직 주변 지인들도 잘 모른다. 우리 어머니는 내가 아직 부동산을 하는 줄 알고 있다(웃음).

또, 삼삼엠투 서비스를 고도화하는 것도 중요하다. 작년하고 비교하면 올해 이용자가 다섯배 이상 늘었다. 내년에도 그러리라 기대하는데, 많은 이들이 이용했을 때 불편하지 않게 더 빠르게 서비스가 굴러가야하고 더 만족을 줄 수 있는 가치를 제공해야 한다. 지금 같은 속도로 2년만 더 성장한다면, 우리가 가장 주목받는 프롭테크 업체 중 하나가 될 수 있지 않을까.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남혜현 기자> smilla@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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