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코어뱅킹 클라우드 전환 파헤치기 (feat. 박기은 CTO)

디지털 혁신이 가속화되고 디지털 뱅킹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은행의 코어뱅킹 시스템(계정계)도 현대화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디지털 환경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고 핀테크 업체들은 금융 시장에 점점 더 깊숙하게 침투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은행은 코어뱅킹 현대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기존에 있던 시스템을 현대적인 기술로 재창조하는 일이다. 이를 통해 국민은행은 메인프레임 기반의 코어뱅킹 시스템을 리눅스 기반의 클라우드로 점진적, 단계적으로 바꾸는 것이 목표다. 

또 내부 개발자들이 직접 개발에 참여하며, 자체 프라이빗 클라우드인 ‘KB원클라우드’를 활용한다. 이렇게 된다면 국민은행은 시중은행 중에서 코어뱅킹 시스템에 클라우드를 도입하는 첫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박기은 KB국민은행 최고기술경영자(CTO) 겸 테크혁신본부장은 지난 23일 바이라인 네트워크에서 주최한 ‘금융산업을 위한 AI&클라우드 활용 전략’ 웨비나에서 “클라우드 패러다임 시프트는 거스를 수 없는 커다란 흐름”이라며 “새로운 클라우드 기술을 이용한 은행 시스템을 만들겠다는 전략으로 이미 대형 글로벌 은행들이 채택하고 있으며 그들의 기술 전략에 대해 많은 벤치마킹을 통해 내린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은행은 코어뱅킹 현대화 프로젝트 시 아키텍처를 바꾸는 리-아키텍트(Re-Architect) 방식을 택했다. 코어뱅킹을 클라우드 기술과 아키텍처로 새로 전환하는 개발방식이다. 다만, 시스템을 한 번에 바꾸는 빅뱅 방식이 아닌 점진적인 변화 방식을 택했다. 전체적으로 약 5년간의 전환 로드맵을 가지고 프로젝트를 진행할 계획이다. 

박 전무는 “점진적으로 진행을 하려다보니 상품이나 계좌 단위로 전환을 해야 하고 빅뱅방식으로 2~3년 안에 짧게 끝내는 것이 아니라 최소한 5년 이상 병행 운영, 동시 운영하면서 안정성을 보장하는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어 엔진은 외부 솔루션을 사용하고 그밖의 것 중 상용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판단할 경우, 서드파티 솔루션을 이용한다. 핵심 기능은 인하우스 빌드를 이용한다. 

국민은행의 코어뱅킹 시스템

국내 금융 시장의 특수성과 복잡한 상품 개발을 클라우드 네이티브 기술을 이용하면서 빠르게 구현하기 위해서는 핵심 기능 중심의 경량화된 코어엔진의 도입과 인하우스 개발을 조합하는 방식의 현대화 추진이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국민은행은 소프트머신의 볼트코어라는 솔루션을 테스트하고 있다. 또 클라우드 개발 플랫폼으로 IBM사의 인더스트 솔루션 웍벤치 제품을 테스트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퍼블릭 클라우드와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혼용하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를 구성했다. 하나의 클라우드 사업자만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복수의 클라우드 사업자를 이용하는 멀티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전략을 가지고 있다. 국민은행은 이를 ‘케이원 클라우드’라고 부른다. 

국민은행은 개인용 금융상품 약 4000개 이상, 기업용 상품 3000개 등을 보유하고 있다. 이런 상품이 하나의 코어뱅킹 시스템에서 구현되어 있다.

국민은행은 개인용 금융상품 약 4000개 이상, 기업용 상품 3000개 등을 보유하고 있다. 이런 상품이 하나의 코어뱅킹 시스템에서 구현되어 있다. 현재 시스템은 약 46억건의 트랜잭션을 처리하고 있다. 거래처리시스템(TPS)로 치면 약 7만5000TPS, 최대 8만TPS까지 처리하고 있다. 

국민은행 코어넥스트 아키텍처

국민은행은 크게 세 가지 영역에서 코어뱅킹 현대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먼저, 도메인 모델링과 설계다. BIAN 표준이라고 하는 BIAN 모델을 채택, 여기에서 제시하는 방법론을 이용해서 도메인 기반의 설계인 DDD 방식을 통해 코어뱅킹 시스템과 은행 업무를 설계하고 있다. 

두 번째는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개발 영역이다. 국민은행은 클라우드 네이티브한 기술을 사용하기 때문에 거기에 필요한 로우코드 개발 툴을 선택했다. 클라우드 상에서 컨테이너라이제이션을 할 수 있는 소스코드를 자동으로 생성, 배포, 운영할 수 있는 개발 플랫폼을 선정해서 사용한다. 계좌 데이터를 다루고 계좌 이체, 잔액 대사를 관리하는 솔루션을 선택해서 개발하고 있다. 

세 번째는 설계와 개발 영역이다. 자체 코어뱅킹 시스템의 소프트웨어 아키텍처 뿐만 아니라 주변 다양한 시스템 간 통합까지 포함한다. 새로운 코어뱅킹 시스템과 기존 코어뱅킹 시스템이 공존하면서 병렬 운영해야 하기 때문에 이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아키텍처 설계도 포함이 된다. 

국민은행은 모놀리틱한 아키텍처를 모듈화한 마이크로소프트아키텍처(MSA)를 변경하고자 한다. 최근 변화된 디지털 채널을 통한 거래 유형에 맞도록 내부 시스템을 새로 개발하고자 하며, 글로벌 은행을 벤치마킹하고 있다. 

박기은 전무는 “코어뱅킹 시스템은 유연하고 확장 가능한 아키텍처를 가져야 하며, 이로써 효율성을 개선하고 복잡성을 줄이고 비즈니스 민첩성을 지원하는 형태가 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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