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게 뭔가요?] ‘롤드컵’, 세계인의 축제가 되다
‘2023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이 지난 19일 성황리에 마무리됐습니다. 5년 만에 한국에서 열린 롤드컵이었습니다. 서울시 구로구 고척 스카이돔에서 한국 T1과 중국 웨이보 게이밍(WBG) 간 결승 경기가 열렸네요. 결과는 T1의 압승이었습니다.
<참고기사: [현장] 5년 만에 가본 롤드컵, ‘추억 보정’ 그 이상>
롤드컵은 게이머에겐 친숙한 행사입니다. 라이엇게임즈가 개발 서비스하는 ‘리그오브레전드(League of Legends, LoL·롤)’를 전혀 즐기지 않아도 무슨 행사인지 알 정도의 대외 인지도를 쌓았습니다. 비(非)게이머라면 롤드컵이 뭔가 궁금할 수 있겠는데요. 정리해봤습니다.
롤드컵(LoLdcup)은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을 전 세계인의 축구 리그인 월드컵에 빗대 부르는 별칭입니다. ‘롤챔’ 또는 ‘월즈(Worlds)’라고도 부릅니다. 23롤드컵은 월즈23과 같은 말입니다.
구글 검색어 집계인 구글트렌드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으로 전 세계인의 LoL 관심도가 19일 오후 5시(한국시간)에 정점을 찍네요. 롤드컵 개막 시간입니다. ‘LoLdcup’보다는 ‘LoL’이나 ‘League of Legends World Championship’을 직접 검색하네요. 특히 LoL 비중이 큽니다. 대만에서 가장 관심이 뜨겁네요. 일본과 홍콩, 베트남도 뒤따릅니다. 프랑스, 칠레, 폴란드, 튀니지, 이집트, 불가리아 등의 관심도 역시 뜨겁다고 나오네요. 롤 게이머들의 글로벌 축제답습니다.
각종 지표로 세계적 대회 입증
롤드컵은 올해로 13주년을 맞이했네요. 이(e)스포츠 대회 중 가장 높은 시청자수를 자랑합니다. 대회 개최가 가장 활발하고, 기업 참여도 많고요. 100여개 이상 프로팀마다 후원 기업이 따릅니다. 롤 선수 연봉도 여타 이스포츠 종목을 넘어서네요.
세계 최고 선수이자 리빙레전드(살아있는 전설)로 불리는 ‘페이커’ 이상혁은 중국의 한 프로팀으로부터 2000만달러(약 260억원)의 연봉 제의를 받은 바 있습니다. 조 마쉬 T1 대표가 직접 언급했네요. 그가 중국으로 떠날까 전전긍긍했으나 고맙게도 T1에 남았다고 말이죠. 페이커만 보면 전통 스포츠 중에서도 인기 구기 종목에 빗댈 정도입니다. 국내에서 리그오브레전드 프로 선수가 되면 억대 연봉이라고 보면 됩니다.
리그 상금만으로 보면 ‘도타2(DOTA2)’ 프로 스포츠 대회 ‘디 인터내셔널’이 첫손에 꼽힙니다. 작년 대회에선 1등 팀 상금만 850만달러(약 110억원)가 넘었네요. 게이머를 대상으로 펀딩을 하기 때문입니다. 배틀패스 상품을 판매하네요. 게이머가 선수를 직접 후원할 수도 있습니다.
리그오브레전드 리그는 전통적인 기업 후원 방식을 따릅니다. 올해 롤드컵 1등 팀 상금은 총 상금 222만5000달러(약 28억원)의 20%인 5억8000만원 가량입니다. 여타 리그 대비해선 크긴 하지만, 도타2에 비해선 여전히 작네요. 다만 라이엇게임즈가 우승팀의 스킨을 판매해 수익금 일부가 선수 상금에 추가됩니다.
롤드컵 누적 시청 시간으로는 2017년에 정점을 찍었습니다. 베이징에서 열렸네요. 중국의 힘의 느껴지는 대목입니다. 이후엔 라이엇게임즈가 시청자 집계를 발표하고 있습니다. 최근 들어선 동시 시청자 발표가 있었네요. 올해 롤드컵 지표는 아직 나오지 않았습니다. 동시접속자수 1억명, 누적 접속자수 4억명을 추정하는 관측이 나오네요. 관객수는 고척돔 1만7000여명에 광화문 광장과 전국 CGV 43개점에서 응원이 이뤄졌는데요. 정확한 집계가 어렵습니다.
이상혁은 누구?
리그오브레전드를 얘기할 때, 페이커 이상혁 선수가 빠지면 섭섭한데요. 그만큼 대표성을 띈 인물입니다. 스타크래프트 리그 시절의 테란황제 임요환의 아성을 넘어선다고 보면 됩니다. 이스포츠 시장 규모가 커진 까닭입니다. 이제 전 세계가 주목합니다.
이상혁은 2013년 처음으로 롤드컵에 출전해 곧바로 대회 정상에 올랐습니다. 그때도 T1 소속이었죠. 16세였네요. 2015년과 2016년 2년 연속 우승이라는 넘볼 수 없는 기록을 세웁니다. 2023년까지 우승하면서 유일무이한 롤드컵 4번 우승이라는 금자탑을 쌓았네요. 2017년 준우승, 2019년과 2021년 4강 진출, 2020년 준우승 기록도 갖고 있습니다. 타고난 능력에 성실함까지 더해진 결과입니다.
올해 롤드컵 우승소감으로는 “개인적 목표는 3대0으로 패배했을 때도 웃을 수 있는 마인드셋으로 경기를 했고, 실제 우승을 했음에도 그렇게 기쁘거나 감정의 동요가 없을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였다”고 말해, 무림 최고수다운 답변을 했네요.
팀 시너지가 우승 이끌어
리그오브레전드는 팀대전(MOBA) 게임입니다. 적진의 넥서스를 파고하는 게 최종 목표인데요. 팀 내 역할이 나뉩니다. 맵 기준으로는 탑, 미드, 바텀 그리고 정글입니다. 말 그대로 맵 상단, 중간, 하단인데요. 정글은 맵 상중하 사이 모든 지형을 말합니다.
플레이어가 본인의 역할에 맞거나 자신 있는 챔피언(캐릭터)을 선택해 적 팀과 대결합니다. 협업이 중요한데요. T1이 강한 이유가 모든 팀원이 일당백이기도 하지만, 협업했을 때 가공할 위력을 보이기 때문입니다. 결승전인데도 두 수 이상의 급차이를 보이며 중국 팀을 상대로 압승했네요.
한편 2024년 롤드컵 개최지는 영국 런던의 ‘O2 아레나’로 확정됐습니다. O2 아레나는 아델, 비욘세, U2 등 유명 아티스트와 밴드가 공연한 대형 공연장입니다. 지름 365미터의 대형 돔 구조물이네요. 2012년 하계 올림픽과 패럴림픽이 열렸고 NBA 경기와 ATP 테니스 시즌 결승 등의 대규모 스포츠 행사가 진행된 바 있습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대호 기자>ldhdd@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