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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리] 인슈어테크 기업이 AI를 활용할 수 밖에 없는 이유

이라인네트워크에서 타트업을 뷰합니다. 줄여서 ‘바스리’. 투자시장이 얼어붙어도 뛰어난 기술력과 반짝이는 아이디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가진 스타트업은 계속해 탄생하고 있습니다.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하겠다고 출사표를 던진 이들을 바이라인의 기자들이 만나봤습니다.

“나에게 적절한 보험금은 얼마나 될까?”

과거에는 가입한 보험상품이 나에게 적합한지, 보험금이 적절한지 알기가 어려웠다. 그보다 어떤 보험상품에 가입했는지 조차 알기가 힘든 것이 현실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인슈어테크 앱에 들어가서 간단한 정보를 입력하기만 한다면 가입한 보험상품을 조회할 수 있고, 상품과 보험금이 적절한지 알 수 있다. 나아가 적합한 보험상품을 추천받을 수도 있다. 

인슈어테크 기업 아이지넷도 유사한 보험 분석 진단 플랫폼 보닥을 서비스하고 있다. 다른 점이 있다면 보닥에는 정교한 분석과 진단을 위해 인공지능(AI)엔진이 탑재됐다는 부분이다. AI엔진은 각종 보장내역, 나이·직업·성별·자녀·결혼정보 등의 데이터를 분석에 활용한다. 그 결과, 보험 설계의 정확도가 높아지고 서비스 속도가 획기적으로 빨라졌다는 것이 회사 측의 주장이다.

아이지넷은 장기적으로 대화형 AI에 기반한 AI 설계사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갈수록 설계사의 영역이 줄어들고 있는 것에 대한 대비책이다. 관련해 아이지넷이 AI를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 어떤 비전과 전략을 가지고 있는지 김지태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보닥 앱에 AI를 적용한 이유는 무엇인지?

궁극적으로 모든 삶의 영역에 AI가 들어오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AI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며 머지않아 모든 제품과 서비스의 기본적 사양이 될 것이다. 

국내에서 AI는 데이터가 많은 금융 분야에서 빠르게 받아들여지고 있는 상황이었고, 아이지넷 역시 인슈어테크 기업으로서 반드시 대비해야 할 미래라고 판단해 도입하고자 했다.

회사 차원에서도 창립부터 적재해온 데이터를 가장 적절하게 활용할 수 있는 방향이기도 했다. 아이지넷은 2014년 창업 이후부터 전 보험사의 상품설명서와 약관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고, 매일 보닥을 통한 설계 데이터가 누적되고 있다. 이런 방대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가공하며 활용 방안을 찾다보니 자연스럽게 AI 모델을 적용하게 되었고 서비스의 정확도, 속도, 개인별 최적화 등에서 효과를 발견했다.

즉, 서비스의 고도화와 고효율을 추구하고 누적된 데이터를 자산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술로서 AI를 도입하게 됐다. 최신 데이터가 지속적으로 수집되어 좋은 성능의 AI 엔진을 유지할 수 있었고, 이를 기반으로 정확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더 많은 고객의 설계 데이터를 수집하게 되는 선순환 구조를 갖출 수 있었다.

AI를 적용해보니 어떤 효과가 있는지?

보험 설계의 정확도가 높아지고, 서비스 속도가 획기적으로 빨라졌다. 설계의 정확도는 보닥 앱을 통한 보험계약의 유지율로 입증됐다. 13개월 차 99%, 25개월 차 95%라는 결과가 나왔다.

속도 측면에서도 실시간 서비스가 가능한 수준으로 개선됐다. 한 예로, 설계할 수 있는 경우의 수는 5.98*10^88 이상이다. 여기에 3D 빈 패킹(Bin Packing) 알고리즘을 적용(특허), 동일보험료·최대보장, 동일보장·최소보험료 설계결과 도출에 소요되는 시간은 1건당 0.1초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AI는 자체 기술인 것인지? 현재 이 기술을 위한 전담인력은 얼마나 되며, 기술 수준은 어느 정도로 보는지?

AI는 원천기술이라기보다 응용기술로 자체 기술이라고 표현하기는 어렵지만 보유한 데이터를 어떻게 적용해 활용하는지에 대한 연구와 노하우가 기업의 자산이다.

아이지넷은 금융데이터연구소(FDL)라는 데이터 전문 조직과 부설 연구소가 협업하고 있다. 데이터 전문가들은 매일 쌓이는 방대한 데이터를 수집, 가공, 분석을 담당하며 연구소는 AI 알고리즘 적용, 테스트, 운영 재학습, 기업간기업(B2B) 솔루션화, 고객 사이트 적용·구축을 지원하고 있다.

FDL은 경력 10년 이상의 데이터 전문가와 보험 전문가 총 2인, 연구소는 AI 전문가인 연구소장을 비롯해 총 9명으로 구성되어 서비스 개발과 운영 전반을 전담하고 있다.

기술수준을 규정하기란 모호하다. 다만, 서비스가 제대로 작동하는지에 방점을 두고 항상 최신의 성능을 유지하면서 서비스에 알고리즘을 최적화해 나가는 중이다.

AI 기술에 필요한 데이터는 어디서 가지고 오는지?

분석은 기본적으로 담보를 우선으로 하고, 나이·직업·성별·자녀·결혼정보 등 14개의 독립 변수를 기준으로 한다. 필요로 하는 담보의 크기와 종류를 나열하고 사용자가 갖고 있는 보장이 얼마나 충족하는지 점수화해서 현재 갖고 있는 상품과 매칭, 유지·조정·해지 의견이 산출된다. 기본적으로 지도학습 알고리즘을 활용하며, 분기 1회 새로운 데이터로 재학습한다.

필요한 고객 데이터는 마이데이터로 수집되며 매칭되는 보험 약관, 상품 데이터는 매달 보험사 공시실 자료를 통해 주기적으로 수집하고 있다.

보험 설계 데이터는 매일 보닥을 통해 발생하는 상담, 계약 데이터를 활용하며 연간 2.5만건 이상 계약이 이뤄지는 만큼 방대한 양을 수집하고 있다.

AI 관련 특허를 냈다고 하던데, 특허 내용은 무엇인지? 현재 이를 서비스에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

3D 빈 패킹 알고리즘 적용에 대한 후속 특허를 발굴, 현재 출원 중에 있다. 올 초 특허법인과 협업을 통해 유사 특허 분석, 지재권 등록과 관리 전반을 점검했다. 또 그간 활용해오던 사내 기술 보호를 위해 특허 등록을 진행한 결과 보험 진단과 분석, 서비스 전 과정에 대한 특허 총 7건을 출원했으며 연내 추가 등록될 전망이다.

앞으로 AI를 어떻게 더 확대할 생각인지?

단기적으로는 ‘상품명 매칭’에 AI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현재 보험사 공시실의 상품명과 마이데이터에서 넘어오는 상품명, 신용정보원(신정원)에서 넘어오는 보험상품명이 각각 상이해 사람이 직접 확인하고 매핑, 수기로 처리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보험사공시실 상품명, 신정원 보험상품명, 마이데이터 보험상품명의 유사도를 계산해 매칭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데 텍스트 마이닝 기술을 활용할 계획이다. 여기에는 텍스트 유사성 측정, 특징 추출 기술 등이 사용된다. 개발이 완성되면 작업자가 수일간 해야 하는 업무량과 소요 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고, 적중도도 높일 수 있을 예정이다. 아이지넷을 비롯한 모든 보험사, 법인보험대리점(GA) 업계의 페인포인트이므로 향후 기업간기업(B2B)에도 활용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외에도 운영 효율 개선과 초개인화를 위한 진단엔진 고도화와 고객-설계사 매칭, 고객 페르소나 생성을 통한 상담 업무를 지원할 수 있는 AI 고객군 생성 시스템 등을 준비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대화형 AI에 기반한 AI 설계사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상담 프로세스를 대체해 나가며 효율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기존 챗봇과 달리 검색 증강 생성 방식으로 유지보수 사전대응, 재학습 용이성 등을 추구할 예정이다.

CEO가 바라보는 AI에 대한 철학, 시각, 비전은 무엇인지?

아이지넷의 궁극적인 지향점은 AI 설계사를 만드는 것이다. 당장 완전히 대체될 수 없겠지만 설계사 영역이 줄어들어 갈 것은 분명해 보인다. 물론 완전한 대체는 쉽지 않고, 시간이 많이 필요하지만 언젠가 올수 있는 미래이기 때문에 준비해 두려고 한다.

산업이 재편되는 과정에서 고객이 AI를 원하면 언제든 바뀔 수 있게 선제적으로 준비해 소비자의 입장에서 편리와 효율을 추구할 생각이다. 그때를 대비해 데이터와 기술을 적재하고 있다.

보닥, 내년에는 어떤 방향성으로 서비스를 만들고 싶은지? 혹은 내년도 전략이 있다면?

회사는 분명 성장 가도에 있고, 현재 3분기 실적만으로도 이미 지난해를 넘어섰다. 매출은 물론 보닥을 통한 중개액도 전년도를 넘었으며 연초 목표했던 성장도 이룰 수 있을 것이 거의 확실시되고 있다.

나아가 코스닥 상장과 해외 진출도 준비하고 있다. 내부 조직 세팅과 시스템을 정비하고 있으며 유럽과 동남아 유력 인슈어테크 기업과도 긴밀하게 논의 중으로 머지않아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을 예정이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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