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게 뭔가요] 아마존이 만든 로봇 총정리

아마존이 만든 로봇을 모아봤습니다. 아마존이 로봇에 힘을 쓰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효율성과 안전성을 목표로 로봇을 물류센터에 바로 투입하기 위한 목적인데요. 로봇팔과 자율주행 로봇을 선보이더니 최근에는 이를 망라한 물류 로봇 시스템을 선보이기도 했죠. 가정 내에서 쓰는 로봇까지, 그 라인업을 다양화하고 있습니다. 아마존이 발표한 로봇에 어떤 것들이 있는지 살펴볼까요?

스패로우

아마존이 지난해 하반기 공개한 로봇 팔의 이름은 ‘스패로우’. 물류 창고 내 재고에서 주문이 들어온 개별 제품을 감지하고 선택, ‘토트’라고 하는 바구니로 옮기는 역할을 합니다. 로봇에 달린 카메라로 사물을 인식, 판별하도록 컴퓨터 비전 기술과 인공지능이 활용됩니다. 아마존에 따르면 스패로우는 현재 아마존 제품 재고의 65%를 식별할 수 있다고 하는데요. 상품 항목 수가 수백만 가지에 달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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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영상을 보면 아시겠지만, 스패로우의 팔 끝에는 흡착판이 붙어 있어서 물건을 집어냅니다. 비타민 병에서부터 종이 포장으로 되어 있는 물건까지 분별하고 골라내지만 팔을 자유롭게 움직일 뿐, 로봇 자체가 이동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프로테우스

이동의 역할을 맡은 것이 프로테우스입니다. 스패로우가 팔 역할을 하면서 상품을 바구니에 담는다면, 이 바구니를 포장 센터로 옮기는 발 역할을 프로테우스가 하는 것이죠. 아마존은 이 자율주행 로봇(Autonomous Mobile Robots, AMR) 프로테우스를 지난해 6월에 공개했는데요. 겉으로 보면 그냥 조금 커다란 로봇 청소기처럼 생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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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영상은 프로테우스가 움직이는 모습입니다. 로봇 팔 시스템이 카트를 채우면, 프로테우스가 이동시켜야 할 카트 밑으로 들어가 이를 싣고 그대로 이동합니다. 상자를 작업자가 원하는 곳으로 옮겨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죠. 원하는 곳으로 이동하기 위해서는, 카메라와 라이다 같은 센서를 활용해서 앞에 사람이 있는지 사물이 있는지를 감지하고요. 또 실내 주행을 위해 로봇이 주변 지도를 그려내고 자신의 위치를 알아낼 수 있도록 하는 실내 측위 기술을 탑재하고 있습니다. 마치 로봇청소기가 홀로 집안을 돌아다니면서 집안 구조를 파악하고 장애물을 피해 청소를 해내듯 말이죠.

키바

키바는 아마존의 역사에서 가장 선배격의 로봇입니다. 아마존은 사실 2012년, 키바시스템즈를 인수하면서 로봇 사업에 손을 대기 시작했거든요. 당시에 아마존은 7억7500만달러, 당시 우리나라 돈으로 8700억원을 들여서 키바시스템을 샀는데요. 당시 아마존은 물류센터의 열악한 노동 환경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자 이를 해결할 방안 중 하나로 로봇이라는 선택지를 골랐습니다.

다만 이 키바는 한계도 있는데요. 사람과 떨어진 곳에서 정해진 길로만 움직이도록 고안됐죠. 그러나 물류센터는 현재 로봇만 움직여 구동하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아마존 역시 사람과 로봇이 함께 일하는 현장을 구현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는앞에 언급한 프로테우스는 사물 인식과 내비게이션 기능을 강화해서 사람과 섞여서 일할 수 있도록 했다는 데 차이가 있습니다. 이 프로테우스와 같은 카트 이동 기술은 국내에서도 여러 로봇 회사들이 만들어내고 있고, 국내 물류창고나 센터들에서도 도입을 위한 실증 사업을 하고 있기도 합니다.

세콰이어

아마존은 최근에 이 스패로우-프로테우스가 연계된 시스템을 조금 더 고도화해서 새로운 로봇 물류시스템으로 ‘세콰이어’를 공개했습니다. 아주 따끈해요. 최근 발표한 거라서요. 컨테이너화 된 토트(바구니), 다양한 로봇 팔, 이동형 로봇,  갠트리 시스템, 직원의 작업대와 같은 것들이 모두 통합된 전체 시스템 개념입니다.

어떻게 운영되는지 한 번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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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의 주문이 들어오면 이동형 로봇은 상품이 담긴 토트를 크레인처처럼 세워져 있는 장비인 갠트리로 운반해 옵니다. 갠트리는 토트를 상품으로 채우거나 고객이 주문한 상품을 직원에게 보내는 일을 하죠.

직원은 작업대에 서서 일을 합니다. 허벅지에서 허리 높이의 작업대에서 상품을 꺼내도록 시스템이 짜여져 있어 무리하게 몸 동작을 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부상 위험이 낮다고 합니다.

이후에 작업자가 상품을 꺼내 패킹(포장) 센터로 보내면 로봇팔 스패로우가 토트를 다시 가득 채우기 위해 남은 재고를 합칩니다. 다시 채워진 토트는 가장 효율적인 공간에 보관된다고 하죠. 사람과 섞여 일하되, 사람의 움직임은 거의 최소화한 프로세스입니다.

디짓

또 하나, 세콰이어는 별개로 아마존은 바퀴로 구르는 게 아닌 다리로 걷는 휴머노이드 로봇 ‘디짓’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사람처럼 두 개의 팔과 두 개의 다리가 달린 로봇인데요, 두 다리로 걷고 허리를 숙여 물건을 집고 들어올리는 등의 일을 할 수 있습니다. 기존의 바퀴달린 로봇, 위치가 고정된 로봇팔과 달리 사람만 할 수 있는 일에도 도전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바퀴달린 로봇이 갈 수 없는 공간에 있는 상품도 집어 올 수 있습니다. 아마존은 일단 토트 안에 상품이 없을 때 그 토트를 집어 옮기는 역할을 디짓에 맡길 예정이라고 합니다. 아마존은 이 로봇을 혼자 만드는 게 아니라 어질리티 로보틱스(Agility Robotics)라는 회사와 파트너십을 맺고 함께 개발 중입니다.

스카우트

이제 소개할 로봇은, 라스트마일 배송을 위한 것인데요. 지금 당장은 테스트가 중지된 모델입니다. 앞서 언급한 로봇들은 대부분 물류 센터 내에서 일하는 것들인데요. 이렇게 포장된 상품들은 결국 주문한 이를 찾아 잘 배송되어야 일이 끝나는 거잖아요? 그래서 아마존은 이 라스트마일 단계도 도전했습니다만, 쉽지 않아 보입니다. 생긴 건 이렇게 생겼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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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아이스박스 크기에 바퀴가 여섯개 달린 6륜 로봇입니다. 미국 워싱턴주 스노호미시군에서 소포 배달 테스트를 했고요, 인도에서 사람이 걷는 속도 정도로 움직였습니다. 아마존은 테스트 당시 총 6대의 스카우트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운행했습니다. 그러나 호응은 크지 않았는데요. 아마존은 스카우트를 중단하면서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키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프라임 에어

아마존의 라스트마일 도전은 꽤 오래된 역사인데요. 왜냐면 무려 8년 전에 이런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드론을 띄워서 물건을 배송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인데요. 이름하여, ‘프라임 에어’. 소형 제품을 드론에 탑재해 배송하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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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스카우트와 마찬가지로 로봇을 이용한 외부 배송은 아직 어려운 일입니다. 올 상반기 나온 보도에 따르면, 아마존이 연초 밝힌 “올해 1만건 드론 배송”이란 목표를 실제로 달성하기는 요원해 보입니다. 마국 캘리포니아와 텍스사에서 운영 중인 프라임 에어는 지난 5월 기준, 100여건의 드론 배송만 성공했다는 뉴스가 CNBC를 통해 나왔는데요. 거의 반년이 될 때까지 목표치의 100분의 1 정도 밖에 성공 못한 것이죠.

드론 배송이 어려운 몇 가지 이유가 있는데요. 일단 기체를 운행하는 데 드는 비용이나 기술적 문제가 있겠고요. 요즘처럼 다른 선택지로도 당일 배송이 되는 시대에, 배송이 어려운 지역이 아닌 이상 소비자가 굳이 드론 배송을 택할 일이 적다는 것이 있죠. 또, 여러 규제나 안전의 문제로 드론이 이동할 수 있는 하늘 길에도 제약이 있습니다.

아스트로/ 번햄

가정용 로봇인데 귀엽습니다. 아스트로는 얼굴에는 태블릿을 달고 바퀴로 집안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면서 집주인(?)의 말을 듣고 수행하는 로봇입니다. 소통은 아마존의 음성인식 비서인 알렉사를 통해 하고요, 저 태블릿을 통해 정보를 전달하고 감정을 표현하기도 합니다. 당연히 인공지능 기술이 결합되어 있고, 가족 구성원의 얼굴을 인식하기도 합니다. 머리 위로는 위치를 조정할 수 있는 카메라가 달려 있는데요. 그걸 통해 집안 구석구석을 촬영해 주인의 스마트폰으로 그 영상을 전달하기도 하죠. 그러다보니 사생활 침해 논란도 당연히 따라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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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햄은 아마존이 최근 공개한 새 가정용 AI 로봇 프로젝트인데요, 아스트로의 상위호환 버전으로 보입니다. 아직 시제품도 공개되지 않았는데요, 여러 현지 매체에 따르면 아마존이 내부에서 준비 중인 프로젝트로 알려졌습니다. 앞서 아스트로의 경우엔 외모는 귀엽지만 할 수 있는 일이 심부름을 위해 물건을 나르거나 혹은 주인의 뒤를 마치 강아지처럼 따라다니는 것 외는 활용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었는데요.

번햄은 이 부분에서 업그레이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인공지능 기술은 초거대언어모델(LLM)이 등장하면서 변혁을 이루고 있으니, 로봇에도 이런 기술을 결합해 더 적극적인 소통과 역할이 주어질 것이라 예상해볼 수 있습니다. 예컨대 집안의 변화나 분위기를 읽고 위험을 감지하고 경고하고 아이와 놀아준다거나 등 여러가지 일 말이죠.

그리고, 아이로봇

그리고, 아이로봇입니다. 아까 프로테우스가 로봇 청소기를 닮았다고 했는데 아이로봇은 진짜 로봇 청소기 분야 강자입니다. 아마존은 자신들이 구축중인 로봇 생태계에 든든한 우군을 확보하기 위해 아이로봇을 인수 중에 있습니다. 로봇청소기는 일반 가정에서 가장 거부감 없이 도입하고 있는 로봇이면서, 집안 곳곳을 돌아다니도록 장려되는 로봇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아마존은 가정 내 침투할 여러 요소를 이미 테스트 중에 있기 때문에, 이런 전략은 놀라운 것이 아니죠. 냉장고에 붙여 주문을 쉽게 하는 대쉬나 인공지능 비서 알렉사 같은 것을 생각해보면 그렇습니다. 다만, 아마존의 아이로봇 인수는 아직 끝난 것이 아닌데요. 아직 세계 규제 당국의 승인을 받는 절차가 끝난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남혜현 기자> smilla@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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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댓글

  1.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주셔서 잘 봤습니다!!
    *스카우트 설명에서 냉각기가 뭔지 찾아보니까 cooler가 번역된 것 같네요. 한국식으로 아이스박스라고 하면 이해가 쉬울 것 같습니다 🙂

    1. 안녕하세요! 좋은 의견 고맙습니다. 말씀 듣고 보니 아이스박스가 훨씬 맞네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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