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투업 기관투자, 금융 샌드박스는 오히려 독”

지난 2021년 8월 개인간개인(P2P)금융이 법적 테두리 안으로 들어오면서 새로운 금융산업이 탄생했다. 약 17년 만에 만들어진 새로운 금융업권법으로 금융권 안팎의 큰 주목을 받았다. 그러면서 P2P금융은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온투업)’이라는 새로운 이름도 얻었다. 

그러나 이러한 기대감과 달리, 현재 온투업은 대출잔액이 급속도로 줄거나 폐업하는 곳이 나타나고 있다.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및 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온투법)’ 시행 전 가장 기대를 모았던 기관투자 연계가 이뤄지지 않고 있어서다. 업계는 기관투자가 이뤄져야 대규모 자금이 유입되어 대출금과 연체율 관리를 할 수 있다고 말한다. 

온투법에 따라, 금융기관이 온투업 상품에 투자를 하려면 각 금융기관의 법령에 따라야 한다. 그런데 금융기관과 온투업체가 각 인허가 법령에 의해 어떤 규제를 어떻게 적용 받는지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없어 기관투자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즉, 대출자 정보를 주고받는 방식 등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나와야 기관투자가 가능하다는 것이 업계의 주장이다. 

업계는 금융위원회에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줄 것을 요구했으나 금융위는 별다른 행동을 보이지 않았다. 이랬던 금융위가 태도를 바꾼 것은 최근이다. 금융위에 따르면, 당국은 최근 온투업체의 기관투자를 혁신금융서비스(금융 샌드박스)에 지정하는 방안으로 검토하고 있다. 

혁신금융서비스에 지정이 될 경우 2년, 최대 4년까지 해당 서비스를 영위할 수 있다.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나, 신용대출에 한해서 혁신금융서비스에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당국의 이번 방향성에 대해 일각에서는 아쉬움의 목소리가 나온다.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될 경우 오히려 제한적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만약 혁신금융서비스로 기관투자를 허용하게 된다면, 심사에 통과하는 사업자들만 기관투자를 받게 된다.  같은 온투업 사업자이지만 누구는 기관투자를 받을 수 있고, 누구는 받을 수 없다는 점에서 형평성 논란이 일어날 수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모든 온투업체가 혁신금융서비스를 신청하고 통과하면 문제가 없겠으나 이럴거면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것이 낫다”며 “혁신금융서비스에 지정한다는 것 자체가 온투법 제정 취지를 무색하게 한다”고 지적했다. 

또 혁신금융 서비스 아래서는 제한적인 기관투자를 받게 될 가능성이 있다. 온투법에 따르면 원래 모집금액의 40%까지 기관투자를 받을 수 있다. 혁신금융서비스는 전혀 다른 규제 영역인 만큼 온투업법에서 제시하는 금액보다 더 제한적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또는 연계투자를 할 수 있는 기관투자자의 수를 제한할 가능성도 있다. 

혁신금융서비스는 기존에 불법이었던 서비스를 일정기간 면제해주는 만큼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소액후불결제를 예로 들 수 있다. 여신전문금융법에 따라 전자금융업자는 허가를 받지 않고 후불결제 서비스를 영위할 수 없으나, 금융 당국은 일정기간 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해줬다. 다만, 한도가 월 30만원으로 낮다는 아쉬운 의견이 제기되기도 했다. 

또 혁신금융서비스 취지에 따라, 사업자가 일단 서비스를 해보고 효용이 있을 경우 합법화 해줘야 하지만 이런 경우는 드물기 때문에 혁신금융서비스가 임시방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기관투자는 이미 온투법에 명시되어  있기 때문에 혁신금융서비스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것이 업계의 주장이다. 

기관으로부터 받은 투자금을 개인신용대출에 한해 적용하겠다는 움직임에도 업계는 불만을 표한다. 현재 중소형 업체부터 시작해 대형업체들은 대부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상품이나 주택담보대출 상품을 취급한다. 개인신용대출의 경우 온투업체가 차지하는 시장이 크지 않다.  기관투자금을 개인신용대출 대출에 한정해 사용한다면 큰 효용성은 없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기관투자 허용 조치가 조금 더 일찍 이뤄졌더라면 유의미한 성과가 있었을 것”이라면서 “현재는 저축은행도 지표가 안 좋아지면서 당국의 방향성이 보수적이 된 것이 아닌가하는 조심스러운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관련해 금융위 관계자는 “아직 논의 단계까지는 아니고 가능성 중 하나”라면서 “확정된 바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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