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는 왜 그랩과 손을 잡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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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뱅크가 그랩과 손을 잡고 인도네시아 인터넷은행에 지분 투자를 했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가 말하는 글로벌 디지털 네트워크 구축 방안의 일환이다. 카카오뱅크는 글로벌 디지털 네트워크의 중심지로 동남아시아를 선택, 현지 기업과 제휴하는 방식으로 해외진출에 나섰다. 카카오뱅크는 그랩과의 제휴를 통해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
10일 카카오뱅크는 인도네시아 인터넷은행 슈퍼뱅크에 전략적 지분 투자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카카오뱅크는 슈퍼뱅크에 10%의 지분투자를 한다.
슈퍼뱅크는 인도네시아 인터넷은행이다. 1993년 ‘PT 뱅크 파마 인터내셔널(PT Bank Fama Internasional)’이라는 이름으로 출범했으나, 현재는 PT 슈퍼뱅크 인도네시아로 변경했다. 지난 2021년부터 현지 미디어 기업인 엠텍을 비롯해 그랩, 싱가포르텔레콤(싱텔)이 합류하는 등 은행 소유주가 바뀌었다. 현재 슈퍼뱅크의 최대 주주는 그랩, 싱텔의 컨소시엄이다.
이번 제휴로 슈퍼뱅크는 카카오뱅크와 사용자인터페이스(UI), 사용자경험(UX) 혁신, 서비스 기획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궁극적으로는 슈퍼뱅크와 카카오뱅크의 서비스를 직접적으로 연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슈퍼뱅크 지분 투자는 그랩과의 전략적 파트너십의 일환이다. 이를 통해 카뱅은 슈퍼뱅크 외에도 그랩이 지분을 보유한 금융사들과 협력할 계획이다. 협력 방식은 현재 논의 중이며, 슈퍼뱅크 사례처럼 지분 투자 방식이나 서비스 제휴 등을 고려해 볼 수 있다.
그랩은 슈퍼뱅크 외에도 싱텔과 합작해 싱가포르에 인터넷은행인 GXS를 설립했다. 향후 카카오뱅크와 GXS와의 협력도 주목해 볼 부분이다.
이밖에도 카카오뱅크와 그랩의 비금융 서비스 연계도 고려해볼 수 있다. 그랩은 결제 등 금융을 연계할 수 있는 서비스가 풍부한데 모빌리티, 딜리버리 등의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그랩이 하는 여러 사업과 연계할 수 있고, 금융 사업과 관련해 전략적으로 협업할 수 있다”며 “할 수 있는 것은 무궁무진하나, 아직 구체적으로 말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라고 전했다.
그렇다면 그랩은 카카오뱅크의 어떤 점을 높게 평가했을까. 그랩 측은 카카오뱅크의 성장성과 기술력을 긍정적으로 봤다고 한다. 특히 출범 후 빠른 시간 내에 흑자전환을 한 점 등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뱅크, 해외진출은 간접적으로
카카오뱅크는 지난 6월 태국 금융지주사인 SCBX와의 업무협약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동남아시아 진출에 나섰다. SCBX는 태국의 주요 금융지주사로 은행, 카드, 보험, 금융투자 자회사를 두고 있다. 두 회사는 향후 태국 내 가상은행 인가 획득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렇듯 카카오뱅크의 해외진출 방식은 소규모 은행을 인수하거나 합병을 통해 진출해온 기존 금융사들과 방식과 다르다. 실제로 하나은행은 국내 은행 중 가장 빠른 2007년 인도네시아에 진출했다. 이밖에도 우리은행, 신한은행, KB국민은행, IBK기업은행 등 국내 은행이 인도네시아에 현지 법인 형태로 진출했다.
반면, 카카오뱅크의 경우 직접 진출이 아닌 그랩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간접적으로 진출하겠다는 전략이다.
카카오뱅크가 동남아시아 시장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성장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카카오뱅크에 따르면, 인도네시아는 은행산업의 블루오션 국가 중 하나로 꼽힌다. 동남아시아 중에서도 높은 GDP, 세계 4위 인구수, 낮은 은행 침투율 등 은행산업이 성장하기 좋은 요소를 갖췄다. 특히 인구 구성비에서 전체 인구의 절반 가량이 24세 이하의 청년이 차지한다. 이런 점에서 인터넷은행이 진출하기 좋은 환경을 갖췄다고 판단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인도네시아가 은행 이용 인구 증가 가능성이 높은 점, 젊은 세대의 디지털 금융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점을 감안, 향후 은행 산업의 성장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인도네시아는 간편결제가 활성화 됐으나 은행 계좌 보유 비율이 50%가 되지 않았다”며 “지리적 특성상 섬이 많은가운데, 지점을 가지 않아도 되는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의 역할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우리나라와 인도네시아 금융당국간 교류가 활발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 2월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마헨드라 시레가 인도네시아 금융감독청 청장과의 면담을 통해 양국 금융감독 기관 간에 상호 교류,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당시 금감원은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금융사와 관련해 상호협력 의사를 밝혔다.
한편, 카카오뱅크는 올 초부터 해외진출 계획을 밝혀왔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는 지난 4월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동남아시아 현지 파트너사와 손을 잡고 간접진출 형태로 사업을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카카오뱅크는 현지 기업과 제휴해 글로벌 디지털뱅크 네트워크를 구축할 계획이다. 윤호영 대표는 “이번 파트너십은 카카오뱅크의 모바일 금융 기술과 그랩의 성공적인 동남아시아 사업 간의 시너지 창출을 위한 장기적인 의지의 실현”이라며 “궁극적으로 기술, 서비스 파트너십을 통해 글로벌 디지털 은행 네트워크를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