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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하게 일하고 싶은 엔지니어들 여기로…몰두센의 ‘몰로코’

몰로코, 한국인이 설립한 실리콘밸리 성공 기업
강진국 AVOD(스트리밍 수익화 솔루션)팀 시니어 매니저 인터뷰
열정맨들 집결해 스스로 일하는 문화와 상승 효과
“성장하고 싶은 분들 오시라” 공격적 채용 알려

최근 정보기술(IT) 분야 구직·이직자들이 가고 싶은 회사로 네카쿠라배당토(네이버·카카오·쿠팡·라인·배달의민족·당근마켓·토스)가 자주 언급된다. 엔지니어(개발자)로 좁혀서 본다면 앞선 회사만큼 또는 더 주목받는 곳이 있다. 몰두센(몰로코·두나무·센드버드)이다. 이들 회사는 고연봉과 준수한 복지, 구성원을 우선시한 일하는 문화, 최신 기술과의 접점 등에서 이직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회자된다.

이 중 몰로코(MOLOCO)는 머신러닝 기반의 퍼포먼스 광고 솔루션을 제공하는 광고기술(애드테크) 기업이다. 유튜브와 구글에서 20여년간 모바일 앱 수익화 등 경험을 쌓은 안익진 대표(공동창업자)가 2013년 실리콘밸리에 설립한 이후 초고속 성장해 눈길을 끌었다. 현재 500명 이상 글로벌 직원 중 절반 이상이 엔지니어다. 전 세계 주요 거점에 12개 오피스를 운영 중으로 12분기 연속 흑자 기록과 2022년 2억달러 이상 매출 달성 등 애드테크 업계 내 가장 주목받는 기업으로 떠올랐다. 지난해 투자사 간 주식 거래 과정에서 20억달러(약 2조66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최근 몰로코의 강진국 에이바드(AVOD, 몰로코 스트리밍 수익화 솔루션)팀 시니어 매니저를 만났다. 그에게 몰로코를 간단하게 설명해달라 물었더니, 아니나다를까 ‘몰두센’ 얘기를 꺼냈다. 그는 넥슨코리아에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매니저 및 게임 스타트업 띵소프트의 공동 창업 등을 경험한 20년 이상 경력의 개발자다.

그렇게 일하기 좋다고?

“몰로코에선 업무의 내용과 지시 방향 같은 것들이 톱다운이 아닙니다. 회사의 리더십은 큰 방향성만 정하고, 이 방향성을 실제로 추구하기 위해 뭘 할지는 각 개별 조직이 스스로 정합니다. ‘우리 회사는 이렇게 가야 할 것 같아요’라고 공유하면, 각 조직들이 어떻게 해야 할지, 이걸 할지를 다 만들어 보텀업(상향식)으로 쌓아 올립니다. 거기에서 회사에 도움이 되는 일이냐, ROI(투자수익률)가 나오는 일이냐도 조직에서 스스로 판단해야 하고요. 물론 경우에 따라서 상급 조직에서 ‘지금 이걸 하는 것은 옳지 않은 것 같다’는 피드백이 있을 수도 있어요. 그걸 또 설득하고 우리 회사의 로드맵에 끼워 넣은 게 각 조직의 역할이기도 합니다.”

강 매니저는 몰로코의 각 단위 조직이 스타트업 같다고도 정의했다.

“스스로 목표를 정해서 돌아가는 편이고요. 전사적으로 봤을 때 디테일하게 언제까지 (결과를) 딜리버리하라는 등 그런 건 대체로 없는 편입니다. 스스로 페이스를 정해서 일할 수 있습니다. 출퇴근에 대한 아무런 제약도 없고요. 오피스에 일주일에 두 번 나와주는 걸 권고하고 있긴 하나, 의무 사항은 아닙니다. 편할 때 나왔다가 편할 때 들어가고 하면 되고요. 업무 퍼포먼스만 유지를 해주면 문제없습니다.”

구성원이 원한다면 ‘세계 각지의 오피스에서 일할 수 있는가’도 물었다.

“오피스를 이동해서 한달 살기를 간다 그런 이슈라면 안 될 게 없을 거라 봅니다. 실제로 그런 식으로 일하는 분들도 조금씩 있고, 사실 저도 코로나 때는 제주도 한달 살기를 했어요. 휴가를 쓴 게 아니고 제주도에서 일을 한 거죠. 여러 오피스에 걸쳐서 일이 돌아가다 보니까 위치가 어디 있는지 크리티컬(그렇게 중요)하지는 않습니다. 어차피 원격으로 일을 할 수밖에 없거든요. 미국이랑 인도, 영국이랑 그렇게 일하고 있기도 하고요.”

몰로코는 글로벌 기업문화 전문 조사업체 ‘그레이트 플레이스 투 워크(Great Place to Work, GPW)’가 발표한 2021 일하기 좋은 기업에 선정된 바 있다. GPW에 따르면, 몰로코 직원 중 91%가 일하기 좋은 회사라는 것에 동의했다. 미국 기업 직원들이 같은 질문에 그렇다고 답한 응답률인 평균 59%를 크게 뛰어넘는 수치다.

강진국 몰로코 AVOD(스트리밍 수익화 솔루션)팀 시니어 매니저

성장 욕구 큰 사람들 모여

“제가 몰로코에서 일하면서 다른 회사랑 확실히 많이 다르다고 느낀 부분이 있습니다. 일단 그런 사람을 채용해서 그런지 아니면 그런 사람들만 모여서 그런지 모르겠는데요.(웃음) 일단은 성장 욕구가 큰 사람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오너십이 많이 주어지고 열정도 있고 그러다 보니까 거기에서 상당한 시너지가 나오고 있거든요. 제가 여러 군데 좀 있어봤지만, 시켰으니까 하고 그런 문화와 자발적 의지에 의해 돌아가는 것이랑은 차이가 많습니다.”

실제로 엔지니어들이 고연봉인가도 물었다. 그는 이직 시 연봉이 걸림돌로 작용하진 않을 것이란 답을 내놨다. 글로벌 협업 경험이 엔지니어 경력에도 좋을 것이란 조언도 건넸다.

“평균보다는 당연히 높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경쟁력 있는 수준인데, 물론 엔지니어는 개인차가 좀 있다 보니 어느 정도라고 딱 짚어서 말씀드리기가 어렵네요. 시니어 엔지니어분들이 이직을 고려할 때 (몰로코) 연봉이 문제가 된다 그런 수준은 아닙니다.”

“세계 곳곳에 있는 엔지니어들과 협업을 하거나 그 지역 파트너사들과도 협업을 하는데, 이런 경험이 흔하진 않죠. 배울 게 많은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글로벌 문화를 접하고 같이 일할 수 있는 그런 경쟁력을 스스로 갖추는 것도 좋다고 봅니다.”

왜 몰로코인가? 엔지니어를 향한 도발

강 매니저는 본론을 꺼냈다. 몰로코는 성장 곡선에 가파른 기울기를 더하기 위해 공격적인 채용을 진행 중이다. 그러나 몰로코 입사 문턱을 넘기가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채용 전형이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는 치열하게 일할 사람, 도전하고 싶은 사람에게 문이 열린 회사라는 점을 강조했다.

“빅테크가 경쟁력 있는 그리고 잘하는 엔지니어들을 데리고 있지만, (서비스 덩치가 커지고 프로젝트가 많아지면서) 경우에 따라서는 좀 따분한 프로젝트를 하고 있어야 되는 상황이 있잖아요. 새로운 이니셔티브가 부족하고, 계속 유지 보수하는 그런 분위기가 있다 보면 새로운 주제가 잘 나오지 않거든요.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라고 할까요. 그렇게 시간을 보내는 엔지니어들도 꽤 많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냥 계셔도 되겠지만, 뭔가 성장하고 싶고 치열하게 문제를 해결하고 싶고 이런 분들이 많을 거라고 봅니다. 그런 분들이 이직을 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회사가 걸쳐 놓은 영역은 넓은데 아직 사람 수가 많이 부족합니다. 제가 하고 있는 에이바드 영역도 기술적으로 커버해야 하는 게 아주 많습니다. 여기에선 주니어 엔지니어들에게도 다른 파트너사의 아키텍트랑 같이 논의하면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등 굉장히 많은 역할이 주어집니다.”

몰로코 소개 자료 갈무리

오픈 인터넷 광고 진영서 두각

강 매니저는 구글과 메타 등 폐쇄형 네트워크 광고 플랫폼을 가진 곳을 ‘월드가든(walled garden, 벽으로 둘러싸인 정원)’, 몰로코를 반대 진영인 오픈 인터넷, 오픈 생태계 애드테크 플랫폼 회사로 언급했다.

“월드가든은 그들이 지면(인벤토리)부터 광고 플랫폼까지 모든 광고 스펙을 다 잡고 있기 때문에 나름대로 퍼포먼스가 잘 나옵니다. 그렇지만 광고주 입장에선 비저빌리티(가시성)가 떨어지고, 그 안에서 어떤 일을 하는지도 잘 알 수 없고, 갈아타기도 쉽지 않죠. 그런 측면에서 오픈 인터넷 광고 플랫폼 쪽은 훨씬 더 자유도가 있고 비저빌리티가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여러 구성원들(파트너사)이 힘을 합쳐서 광고를 싣기 때문에 훨씬 더 투명하게 돌아가죠.”

그러나 2017년 즈음 프로드(fraud), 가짜 다운로드를 앞세워 시장을 흐리는 사업자들이 대거 출현했다. 그 와중에 몰로코는 설치횟수보다는 수익률 관점에서 정확한 수치를 내세워 광고 효율로 가치를 입증했고, 관련 솔루션들을 고도화하면서 입지를 다졌다.

“인스톨보다 로아스(ROAS, 광고비대비수익률) 형태로 바꾸게 되면 퍼블리셔에서 사기를 치고 싶어도 칠수가 없죠. 실제 돈을 쓴 것으로 임팩트 측정을 하기 때문인데요. 그런 쪽에서 (몰로코가 주목받게 된) 이유가 컸고요. 그걸 위해 머신러닝 모델과 제대로 측정하기 위한 기반 기술, 프로드를 물리치기 위한 시스템을 많이 개발했습니다.”

주요 솔루션으로는 ▲전 세계 200만개 이상 모바일 앱 지면을 구매하고 도달할 수 있게 지원하는 ‘몰로코 클라우드 DSP(Demand Side Platform)’ ▲온라인 마켓플레이스 및 커머스 플랫폼이 머신러닝 기반의 자체 광고 사업을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몰로코 리테일 미디어 플랫폼’ ▲스트리밍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대상으로 한 ‘몰로코 수익화 솔루션’ 등이 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대호 기자>ldhdd@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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