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리] 물류 로봇 움직임의 정확도를 높인다, 나비프라

이라인네트워크에서 타트업을 뷰합니다. 줄여서 ‘바스리’. 투자시장이 얼어붙어도 뛰어난 기술력과 반짝이는 아이디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가진 스타트업은 계속해 탄생하고 있습니다.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하겠다고 출사표를 던진 이들을 바이라인의 기자들이 만나봤습니다.

물류 창고가 바뀌고 있다. 사람이 하던 일의 상당 부분이 로봇으로 인계된다. 현장을 바꾸는 동력은 기술이다. 로봇이 오차 없이 효율적으로 움직이도록 하는 솔루션 개발이 한창이다. 나비프라도 그런 기술을 만드는 스타트업 중 하나다.

나비프라는 로봇과 자율주행 기술에 잔뼈가 굵은 이들이 모여 일군 회사다. 구성원 서른명 중 스물일곱명이 개발자다. 창업자인 박중태 대표는 LG전자와 삼성중공업 연구원, 클로봇의 최고기술책임자(CTO)역을 거친 로봇 자율주행 전문가다. 그런 박 대표가 “함께 하자”고 회사에 합류시킨 이가 정민국 CTO다.

정 CTO는 박 대표와 함께 대학원 연구실에서부터 자율주행과 고정밀지도 기술을 만들어 왔고, 국내 유수의 기업에서 실력을 쌓아왔다. 특히 로봇이 자신의 위치를 10mm 안팎의 오차 안에서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위치추정 기술에서 만큼은 “우리가 최고”라고 자부하는 정민국 CTO를 지난 14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나비프라 사무실에서 만났다.


[나비프라가 만드는 세 가지 기술]
나비코어_ 로봇에 상관없이 설치된 로봇의 고정밀 자율주행(±10mm, 1°)을 가능하게 만드는 소프트웨어.
나비브레인_100대 이상 멀티로봇의 모니터링 및 교착없는 주행을 가능하게 하는 관제 솔루션. 이를 통해 물류 환경에서 사용하는 다양한 종류의 멀티 로봇을 신뢰서 있게 제어.
나비인프라_ 센서융합 기반의 환경 모델링과 다개체 추적이 가능한 기술. 나비프라는 물론, 다른 회사의 로봇 및 이동체를 추적 제어. 현재 개발 중.

나비프라는 위 세 가지 기술을 바탕으로 로봇이 운용되는 공간 자체를 통제한다는 계획.  물류환경을 시작으로 다양한 환경으로 사업의 수평 전개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


회사의 핵심 기술은 무엇인가?

현재는 나비코어와 나비브레인이다. 그중에서 나비코어가 먼저 알려졌다. 공장이나 물류창고에서 쓰는 무인 로봇 등의 고정밀 주행을 가능하게 하는 자율주행 솔루션이다. 고정밀위치추정 기술이 핵심인데, 외국의 경쟁 회사들과 기술 비교를 해볼 기회가 있었다. 그때 우리 기술이 더 좋은 성능이라는 게 판별이 돼서 고객사에 나비프라의 솔루션이 탑재되기도 했다.

더 좋은 성능을 가르는 기준은 무엇인가?

정밀도와 안정성이 최우선이다. 보통 공장 물류에서는 ±10mm, 1°의 위치 오차가 최소 조건의 정밀도다. 그래야 컨베이어벨트로 이어지는 길이 딱 맞아떨어져 실제로 물류가 원활하게 돌아간다. 정밀도가 떨어져 틈이 벌어지면 물품이 떨어지는 일이 벌어지다보니 안전성 측면에서도 문제가 될 수 있다. 또 라이다 센서가 잘 읽지 못하는 기둥이 많은 환경 같은 경우에서도 위치추정을 잘 하도록 되어 있다는 점이 나비프라 기술의 강점이기도 하다.

위치추정 부분에서 나비프라가 가진 기술적 차이는 어디에 있나?

고해상도 지도작성 기술과 고정밀 위치추정 및 제어기술이다. SLAM(동시적 위치추정 및 지도작성, 로봇이 센서를 부착하고 미지의 환경을 돌아다니면서, 센서만으로 외부 도움 없이 현재의 위치를 추정하고 환경에 대한 정확한 지도를 작성하는 작업)은 널리 퍼진 개념이지만 나비프라가 가진 맵핑 기술은 ±10mm 정확도 범위 내에서 미세한 세부 사항에 초점을 맞춘 지도를 작성한다. 다시 말해, 로봇이 지도가 작성된 공간 안에서는 놀라운 정밀도로 정확한 위치를 보장할 수 있다는 뜻이 된다. 이는 안전하고 효율적인 자율주행에 매우 중요한 일이다.

또, 고해상도 지도를 만들려면 데이터가 많이 누적되어야 한다. 그래야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그걸 기준으로 위치 추정을 하게 되는데 데이터가 많아지면 실시간으로 처리해야 하는 계산의 양도 따라서 늘어나고 시간도 많이 걸린다. 그런걸 개선하기 위한 최적화 작업도 많이 들어가 있다.

돌발 상황이 벌어지면 어떻게 해결하나?

로봇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피드백 받거나 로봇의 움직임을 예측해 여러 로봇의 충돌없는 최적 경로를 탐색한다. 경로 생성은 크게 중앙화와 분산화가 있다. 중앙화는 로봇의 미래 상태정보를 예측해서 계산된 경로와 실제 로봇 상태를 비교, 오차를 보정하고 충돌이 발생하지 않도록 한다.

그런데 이야기한 것 같은 돌발상황이 벌어지면, 분산화를 통해 지역 경로 계획을 만든다. 기구학적으로 로봇이 갈 수 있는 경로가 이미 정해져 있으므로, 그런 부부을 고려해 경로를 제어할 수 있는 대처가 이미 되어 있다. 단기적인 경로를 할당해서 문제를 회피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다만, 사람이 갑자기 나타났을 때 안전성이 떨어질 수 있으므로, 그런 부분에 대해서도 개선하려고 준비 중에 있다.

“고정밀 지도를 끝까지 판 사람은 드물다”고 말하는 정민국 CTO

다른 회사도 라이다를 쓴다. 그런데 사각지대 위치 측정을 왜 나비프라가 더 잘 한다고 말하나?

보통 로봇 기술을 하는 회사들이 자체 기술보다는 ‘로스(ROS, Robot Operating System)’이라 불리는 로봇 운영 오픈 패키지를 많이 쓴다. 코드가 다 공개되어 있고, 쉽게 다운로드 받아 쓸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자체 개발을 해서 안정성을 검증한다. 회사를 창업한 박중태 대표와 함께 대학원 연구실에 있었는데, 그때부터 함께 만들었던 기술을 가지고 창업한 거라 노하우가 길게 쌓여 있다.

여러 영역 중 물류 로봇 솔루션을 선택한 이유는?

과거엔 공장에서 제품의 대량 생산이나, 또는 다품종 소량 생산이 강조되어 왔다. 그런데 최근엔 고객 수요에 따라서 맞춤형 생산이나 공장의 효율성, 재고 관리 등이 중요시 되는 스마트 물류의 시대로 변했다. 물류 로봇에 대한 필요성이 더 부각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상황 뿐만 아니라 기술 역시 달라졌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기술이 발전해서 달라진 공정에 맞는 시스템 구축이 가능해졌다. 물류 운송에서 요구되는 고정밀 제어 역시 가능해졌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물류 솔루션 영역에 경쟁자가 많아진 것 같은데. 나비프라는 어떤 경쟁력이 있나?

경쟁은 치열하지만 나비프라가 차별화한 기술 혁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로봇 제조사나 모델에 관계없이’ 아주 적은 오차의 정확도로 고정밀 자율주행이 가능하도록 솔루션을 공급하는 곳은 아주 드물다. 대체로 정확도가 높은 곳들은 하드웨어와 솔루션을 함께 공급하기 때문에, 해당 하드웨어가 아니면 솔루션의 정확도가 다소 떨어진다. 나비프라는 특정 하드웨어가 아니라 대부분의 하드웨어에서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했고, 그 부분에서 성과를 거뒀다. 우리 스스로는 이걸 “업계에서 사실상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본다. 아직 공개하긴 어렵지만, 레퍼런스로 이런 정확도를 검증했고, 또 국내 유수의 기업에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기도 하다.

추후 물류 환경의 데이터가 더 누적이 됐을 때는 어떤 것으로 비즈니스를 확장할 수 있을까?

인프라 구축으로 비즈니스를 확장할 계획이다. 특히 센서 융합 기반 환경 모델링과 다중 객체에 관한 나비인프라와 같은 기술을 통해 더 많은 데이터를 게속 축적, 확장 가능성을 크게 높이고 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나비인프라를 사용하면 로봇을 제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환경 내의 다른 개체와 로봇을 모니터링하고 관리할 수 있다. 즉, 일어나는 모든 일을 조감도로 보는 것과 마찬가지다.

비즈니스 모델은 어떻게 되나?

현재는 라이선스 식으로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지만, 나중에는 소프트웨어 서비스(SaaS) 형태로 제공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예를 들어서 업데이트나 전담 지원 같은 것은 SaaS 형태여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최신 기술이나 안정적 소프트웨어 제공하고, 확장성과 유연성을 갖추기 위해서 SaaS 모델로 전환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앞으로의 계획은?

솔루션을 고도화하는 것과 나비인프라라는 기술을 개발, 융합하는 것이 목표다. 단기적으로는 솔루션 고도화로 고객에게 더 좋은 솔루션을 계속해 제공하고 싶다. 장기적으로는 물류에 대한 모든 단계에서 나비프라의 솔루션이 원활하게 통합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남혜현 기자> smilla@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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