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아이템으로 1억원? 카카오 법인카드 정책은?

어제는 카카오의 고위 임원이 게임 아이템을 법인카드로 결제했다가 윤리위원회에 회부, 3개월의 정직 처분을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시끄러웠죠. 카카오 측에서는 특정인을 지목해 공개하진 않았으나, 카카오의 재무그룹장을 맡은 김기홍 부사장이 1억원 상당의 게임 아이템을 구매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같은 사실이 사내 윤리위에 접수되자 사측은 경영진을 포함한 여러 직책과 직군, 연령대로 구성한 상임윤리위원회를 열어 사안을 심사하고, 관련 당사자를 업무배제하는 등의 사내 징계 절차를 진행했습니다. 카카오 측은 “해당 금액을 환수 조치했으며, 이번 일을 계기로 더 사용처나 한도에 대한 명확한 규정을 수립해 시행할 예정”이라고 대내외적으로 알렸는데요.

이번 일은 카카오에 두 가지 화두를 던졌습니다. 첫번째, 경영진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고 있다는 것이죠.

지금 회자되는 카카오의 위기 저변에는 회사 안팎에서 생겨난 카카오의 경영진에 대한 불신이 깔려 있는데요. 2021년 12월 당시 카카오페이 류영준 대표가 회사 상장 직후 자신이 들고 있던 스톡옵션을 행사, 취득한 주식을 팔아 878억원의 차익을 챙긴 것이 윤리 문제를 불러왔죠.

최근 구조조정에 대한 책임을 지고 대표직에서 물러난 백상엽 전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대표는 곧 회사의 고문직으로 컴백, 회사에 돌아왔습니다. 주가가 정상화될 때까지 최저임금만 받겠다던 남궁훈 전 카카오 대표는 최고경영자 직에서 물러나면서 고액의 급여를 받아 입길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회사의 재무를 책임지는 경영진이 법인카드로 게임 아이템을 샀다니. 윤리 문제가 불거질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게다가 회사의 살림을 책임지는 임원이 법인카드를 오남용 한 것에 대한 대응이 정직 3개월이라는 것에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비판도 나옵니다. 취재를 위해 연락한 한 카카오 직원은 “우리는 멜론도 다 돈을 내고 쓰는데, 게임 아이템으로 1억원이라니”라면서 허탈하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또 하나의 화두는, 법인카드 사용에 대한 부분입니다. 카카오는 직원 복지를 위해 회사 창업 때부터 ‘한도(가 거의) 없는 전직원 법인카드’ 정책을 펴왔는데요. 안팎으로 잡음이 많았습니다. 조직별로 법인카드 사용 문화가 다르기도 했고, 또 일부에선 도덕적 해이라고 불릴만큼 회사 카드 사용을 남발하고 있다는 지적 때문입니다. 그래서 카카오 측은 올해 들어 “1인당 회식비는 5만원 사용”을 권고하고 있는데요.

그래서, 카카오의 법인카드 정책을 살펴봤습니다. 일단 기본적으로 전 직원에게 ‘개인기명 법인카드’가 지급됩니다. 앞서 김 부사장이 게임 아이템 결제에 1억원을 긁었다고 알려진 카드와는 다른데요, 김 부사장이 쓴 것은 조직장들에 주어지는 일반적인 법인카드입니다. 조직장들은 외부 업무를 볼 수도 있고, 또 조직원을 관리해야 하는 일에 비용이 들 수 있기 때문에 별도의 법인카드가 주어지는 것이죠.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개인기명 법인카드의 경우 한도는 업무별로 다르지만, 대체로 300만원에서 500만원 사이로 넉넉합니다. 이 카드는 주로 업무와 직접 관련된 비용들, 예를 들어 야근 식대나 혹은 야근 후 택시비 등에 쓴다고 합니다. 한동안 카카오는 법인카드 사용에 별도의 한도를 두지 않았습니다.

대신 사내 게시판에서 누가 얼마를 썼는지 검색할 수 있도록 했죠. 남들이 내 사용내역을 볼 수 있으니 법인카드 사용을 남발하는 일이 적을 거라는 믿음이 깔려 있었다고 합니다. 또, 개인기명 법인카드는 일반 법인카드와 달리 카드 대금이 개인의 통장에서 빠져나갑니다. 대신 회사 측에서 카드 결제일 이전에, 결제 대금만큼을 미리 입금시켜주는 구조죠. 이 과정에서 오용된 법인카드 사용의 경우 대금 정산을 사측이 거절할 수 있으므로 2차적 자정 작용이 있을 거라고 사측은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직원들이 과도하게 비용을 지출하고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왔습니다. 남들이 들으면 놀랄 정도로 회식이비나 야근 식대를 많이 쓰는 경우가 지적된 것이죠. 그래서 카카오는 올해 직원 회식비를 5만원으로 제한하는 정책을 ‘권고’하기 시작했고요. 다만, 이 과정에서도 정책 시행에 대한 공지가 정확히 내려오지 않아 부서별로 시행에 혼선이 있다는 지적이 올라오기도 했고요. 이런 문제는 비단 카카오만의 것은 아닙니다. 카카오를 꿈꾸는 또 다른 스타트업들에서도 겪고 있는 문제들이니. 지금 카카오가 어떻게 회사 내부를 자정해나갈지에 관심이 모일 수밖에 없어 보입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남혜현 기자> smilla@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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