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스위니가 반한 걸그룹? ‘메이브’, 국외서 더 인기
팀 스위니 에픽게임즈 대표, 초고품질 가상 걸그룹에 극찬
메이브 댄스커버영상 경쟁적으로 올려…팬덤 확대
결과물 화려하지만…쉽지 않은 가상 걸그룹 제작 과정 발표
팀 스위니가 반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에픽게임즈 창업자인 팀 스위니 대표가 ‘언리얼 페스트 2023’ 참석차 방한한 가운데 시간을 내 넷마블 자회사 넷마블에프엔씨가 광명시에 설립한 ‘메타버스 시각특수효과(VFX) 연구소’에 들렀다. 비서 없이 단신으로 약속시간보다 한 시간 일찍 방문하는 등 소탈한 면모를 보인 팀 스위니 대표는 VFX랩의 시설 수준과 가상 아이돌 걸그룹 ‘메이브(MAVE:)’를 접하곤 극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예정된 약속시간을 넘겨가며 메이브 관련 설명을 청취했다.
관련 기사
<‘단일 대형 메타버스 구현될 것’ 천재 개발자의 미래 전망>
<‘4인조 걸그룹’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 자신감, 이유 있었네>
<[요즘채용] ‘메이브’ 춤선 무엇? 가상 걸그룹 창조자를 만났습니다>
메이브는 넷마블에프엔씨 자회사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가 제작했다. 초고품질 3D캐릭터로 4인조를 구성한 가상 걸그룹이다. 제작 과정에서 손이 많이 가는 버추얼 휴먼 특성상 1~2인 그룹이 대세였으나, 무려 4인조를 구성했다. 방송 무대나 뮤직비디오 제작만 해도 상당한 품이 들어간다. 회사 입장에선 승부수를 던진 셈이다.
넷마블에 따르면 메이브는 국내보다 국외에서 더 인기다. 세계 각지에서 메이브 댄스커버 영상을 공유하며 팬덤이 확대되는 중이다. 8월 기준 데뷔곡인 판도라 뮤직비디오 유튜브 조회수는 2900만회(익스팬디드 390만회 포함)를 넘겼다.
각종 영상 매체에서 멤버별 개인 댄스 챌린지도 인기다. 최고 인기 캐릭터는 ‘티아라’다. 틱톡에서만 조회수 1400만회(좋아요 110만)를 달성했다. 메이브의 사회관계망네트워크(SNS) 전체 팔로어 수는 100만명을 돌파했다. 넷마블 인기 게임인 ‘일곱개의대죄: 그랜드크로스’, ‘모두의마블’ 등과 콜라보레이션(제휴)을 진행했고, 카카오웹툰 ‘MAVE: 또 다른 세계’를 론칭해 한달 만에 누적 조회수 100만회를 달성한 바 있다.
메타버스 VFX랩은 모션캡처와 안면과 바디 스캐닝 등 VFX 제작에 특화한 전문 시설이다. 실시간 엔진을 기반으로 버추얼 휴먼 제작 기술 및 작업 효율성을 확보하기 위한 다양한 솔루션을 구축했다. 게임과 애니메이션, 영상 등 영역에서도 고품질 디지털 자산을 생성할 수 있도록 최적화한 스튜디오 시설이다.
거의 차력쇼? 메이브 제작 고군분투기
31일 ‘언리얼 페스트 2023’에 메이브 제작 사례가 공유됐다. 박장호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 버추얼휴먼실 리얼타임 콘텐츠팀 팀장이 발표에 나섰다. 그는 VFX 라이팅(광원효과) 엔지니어로 참여했다.
*메이브 MBC 음악 방송 무대는 방송사와 협업이 분명히 있었습니다. 기술 강연이다 보니 언급되지 않은 내용인데요. ‘쇼! 음악중심’ 메이브 무대는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가 MBC와 협업한 결과물입니다. 회사 입장을 반영합니다.
“저희 팀에 6명이 있었고, 메이브 (MBC) 음악 방송에 저를 포함해 2명이 투입됐습니다. 2명은 뮤직비디오였고, 나머지 2명은 파생되는 쇼핑 콘텐츠나 앨범 이미지 등 작업들을 했죠. 더 많은 인원을 할애하지 못했어요. 음악 방송은 크게 2회차로 나뉘었습니다. 무대 조명만으로는 부족할 때가 있습니다. 인물에 대한 뷰티 라이팅을 해야 하니까요. 디테일한 라이팅을 작업하는 일 그리고 디테일한 카메라 애니메이션을 작업하는 일 이걸 2명에서 대부분 했습니다. 쉽지 않은 분량이었지만, 불가능하진 않았어요.”
두 명이 4인조 가상 걸그룹의 음악 방송 무대 라이팅과 카메라 애니메이션 등을 담당했다는 얘기가 나오자, 채팅창엔 ‘거의 차력쇼’, ‘눈물 없이 들을 수 없는 강연’, ‘멋지다’ 등 여러 반응이 넘쳐났다.
박 팀장은 리얼타임 엔진인 언리얼이 아닌 카메라 렌더링 수정 결과를 상당 시간 기다려야 하는 오프라인 엔진이었다면, 마감 시한을 맞추지 못했을 것이란 소감을 내놨다. 세부적인 라이팅 수정 당시 어려웠던 기억도 꺼냈다. 그는 메이브 제작에 참여한 모든 사람들에게 음악 방송을 제때 완성할 수 있었던 공을 돌리기도 했다. 관련 소감을 전하자, 채팅창엔 쉽지 않은 제작 환경에서 훌륭한 결과물을 만들어낸 것에 대해 박수 이모티콘이 넘쳐났다.
“오프라인 엔진에서 더 빨리 렌더링을 하기 위한 그런 장비가 있던 상황이 아니었습니다. 실제 음악 방송처럼 각 카메라 위치에서 다양한 앵글로 이렇게 잡고 레벨 시퀀스 하나에서 작업이 다 된 상태로 렌더를 진행하면, 할 수야 있어요. 그런데 다음 컷으로 넘어갈 때 순간 튀는 현상이 있더라고요. 컷 바이 컷으로 관리하는데 정리가 잘 되지 않는 문제가 있었죠. 카메라 레이어들이 많이 쌓이면 다른 컷에서 라이팅을 조금 더 디테일하게 수정하고 싶을 때가 분명히 있거든요. TD(테크니컬디자이너)실에 컷별로 정리할 수 있는 레벨 시퀀스를 만들어달라고 부탁드렸고, 컷 하나로 디테일하게 작업할 수 있는 시스템이 됐습니다. (중략) 음악 방송을 보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카메라와 아이돌 아티스트가 시선을 맞춰야 하는 때가 많아요. 이 시선 처리 변수가 있었는데, 값을 주면 카메라 시선을, 값을 없애면 원래 애니메이터에서 찍었던 키로 돌아가는 시스템도 만들어주셨죠. 그래서 카메라가 변경이 어느 정도 돼도 부담감은 없었고, 카메라 수정의 자유도를 끌어올릴 수 있었습니다.”
“(초당 60프레임, 총 1만2530프레임, QHD 인코딩 결과 관련해) 렌더 자체는 하루도 안 돼 다 되긴 했습니다. 각 컷으로 따로 나눠서 렌더했기 때문에, 이것을 다시 편집 프로그램에 오디오도 붙여서 납품을 해야 됐죠. 인코딩까지 합쳐서 하루가 걸렸습니다. 정말 엄청 이 부분에 있어서 부담은 없었어요. 사전 작업이 쉽진 않긴 했지만, 작업을 보시면 뮤직비디오도 있고, 음악방송 1회차 2회차가 거의 병렬로 진행됐습니다. (언리얼) 레벨 시퀀스 시스템을 통해 적은 인원으로 많은 영상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제작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어요. 저희 만으로는 안 됐고, 휴먼을 만드는 기술과 아트가 없었으면 무대를 만들 수가 없었죠. 메이브에 참여했던 지금도 참여 중인 모든 기획과 작업자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대호 기자>ldhdd@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