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인조 걸그룹’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 자신감, 이유 있었네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 홈페이지 이미지

넷마블에프앤씨 자회사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가 본격적인 대외 행보를 시작합니다. 최근 공식 홈페이지를 오픈했네요. 관련 업계가 아니라면 회사명이 생소할 텐데요. 디지털(메타) 휴먼 ‘리나’ 제작사라고 하면 조금 더 익숙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리나는 지난 3월 써브라임 소속사와 계약을 맺고 활동하는 중입니다.

이제는 4인조 디지털 휴먼 걸그룹도 준비하고 있네요. 투자자 중 한 곳인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함께 준비 중이네요. 제작은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가 맡고 있습니다. 내년 상반기 데뷔 무대를 예고했습니다.

‘돈 말고 파트너 먼저’ 이제 기술 알린다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가 지난 10일 서울 삼성동에 위치한 벨지움재즈카페에서 ‘테크 컨퍼런스 2022(TECH CONFERENCE 2022)’를 개최했습니다. 첫 대외 행보라고 할 수 있겠는데요. 일단 소규모로 열었네요. 회사의 기술 노하우를 공개하고 구인을 본격화하는 자리입니다. 현재 회사 인원은 70명입니다.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 ‘테크 컨퍼런스 2022’ 전경 (사진=이대호)

이날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 이하영 경영기획실장이 사회를 맡아 “일단 돈 벌지 말고 훌륭한 회사와 파트너를 삼자고 해서 시작한 기업”이라며 “지난 1년간 매출이 2000만원인 반면, 쓴 돈은 어마어마하다”고 현황을 알렸네요.

회사가 맺은 주요 업무협약(MOU)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메타휴먼 기술과 엔터테인먼트 시너지를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 △현대자동차와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에서 개발 중인 디지털 휴먼 활동 협업 △써브라임과 디지털 휴먼 리나 매니지먼트 파트너십 등이 있습니다.

이 실장은 “경기도 광명에 VFX(시각특수효과) 스튜디오를 지었다. 모션캡처 규모로 보면 국내에 제일 클 것”이라며 “잘 만들었다 얘기를 들을 수 있게 자문을 받아 300억원 정도 들여서 만들었다”고 힘줘 말했습니다. 이어서 그는 “디지털 휴먼을 하는 타 회사 대비 나은 점이라면, 넷마블에프앤씨라는 모회사도 있고 메타버스월드라는 형제회사도 있고, 매출 발생 가능성이 많다”고 덧붙였습니다.

‘4인조 걸그룹’ 기술 없인 어려워

시장에선 1~2인 디지털 휴먼은 볼 수 있으나, 4인조 걸그룹은 볼 수 없었는데요. 보통 힘든 일이 아닌 까닭입니다. 첨단 기술을 앞세운 디지털 휴먼이라고 하나, 사실상 노동집약적인 제작 특성을 가졌습니다.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가 개발한 디지털 휴먼 리나(RINA) 이미지

현업에선 디자이너가 디지털 휴먼의 표정과 움직임 하나까지 일일이 손봐야 합니다. 일부 자동화가 되긴 하지만, 팬들을 만들고 만족시키기 위해선 고난도의 수작업이 필요합니다. 4분짜리 뮤직비디오 한편만 해도 엄청난 품이 드는데, 디지털 휴먼 4명이 한꺼번에 대외 활동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작업량이 4배입니다. 제작 시 인건비도 많이 들고요.

디지털 휴면 관련 사업은 투자자본수익률(ROI) 측면에서 본다면 쉽사리 도전하기 힘든 분야입니다. 물론 시장 선점 의지가 있고 디지털 휴먼의 다양한 활용처 확보에 자신감이 있다면, 도전해볼 만합니다.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처럼요.

오픈소스 ‘개퍼’ 선택…스튜디오 간 데이터 공유

이날 첫 세션으로 김준은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 VFX실 실장이 이미지 엔진의 오픈소스 프로그램 ‘개퍼(Gaffer)’의 기본 콘셉트를 설명하고 드라마 영화에서 요구되는 대규모 샷의 자동화를 라이브로 시연했습니다.

김 실장은 2008년부터 북미 등지의 영화업계와 스튜디오에서 일하다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에 합류한 인사인데요. 그는 데이터 포맷에 관심을 드러냈습니다. 작업 포맷(형식)이 같아야 데이터를 자유롭게 공유하고 결국 메타버스 간 호환도 이끌어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는 픽사스튜디오의 유니버설디스크립션(USD)도 언급하면서 “성공적인 VFX 회사가 되려면 도입이 시급하다”고 했습니다. USD는 제작 파이프라인의 표준이 될 수 있는 도구입니다. 메타버스 기업을 천명한 픽사도 대대적으로 USD를 밀고 있네요.

김 실장은 “기존 솔루션으로 안전하게 가겠다기보다는 정말 미래를 보고 간다”며 카타나 대신 개퍼를 선택했고, 직접 시연을 통해 노드를 끌고 오는 대로 곧바로 라이팅 모델을 확인하고 대규모 샷을 자동화하는 등의 시퀀스 작업을 보였습니다.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는 개퍼에 사이클즈(Cycles) 렌더러도 직접 적용했습니다. 김 실장의 동료이자 북미 VFX스튜디오 이미지엔진디자인에서 각종 경험을 쌓은 알렉스 풀러(Alex Fuller)가 관련 기능 개발을 했고 오픈소스로도 기부했네요. 그는 개퍼와 관련해 “10년 넘게 오픈소스로 개발돼 실무에서도 완벽하게 쓸 수 있다”며 “엄청난 속도로 씬을 로딩하고 라이팅 속도를 해결할 수 있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인간지능 말고 ‘알고리즘 자동화’

뒤이어 ‘언리얼 메타 휴먼의 릭로직 페이셜 릭’이라는 주제로 강성구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 TD실 실장이 강연했습니다. 언리얼엔진을 이용해 디지털 휴먼의 리깅(뼈대구조)을 작업한 사례 등 제작 경험을 공유했습니다.

그는 발표에 앞서 행사 취지에 재차 강조했는데요. 김 실장은 “저희와 함께 하실 분을 찾는 목적이 굉장히 크다. 이 회사와 함께 라면 ‘나의 미래가 밝겠다’ 하시는 분은 가차 없이 말씀해달라”며 현장 분위기를 돋웠습니다.

강 실장은 디지털 캐릭터의 세부 디자인을 애니메이터가 일일이 손보는 현황을 짚었습니다. 표정을 지어도 좀 더 예쁘게, 주먹을 쥐어도 좀 더 자연스럽게 보이기 위해선 알고리즘 자동화로는 부족한 것이 현실인데요.

예를 들어 눈을 반쯤 감고 반쯤(?) 웃는 표정이라면 기존 도구를 통한 자동 표정 생성이 쉽지 않습니다. 강 실장에 따르면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 내에선 앞서 언급한 표정까지도 바로 적용할 수 있는 노하우를 확보한 상태입니다.

그는 “인간지능(수작업)을 쓰기 싫다”며 인공지능 목소리 기술도 소개했습니다. 다소 걸걸한 흑인 아주머니 목소리에서 어린 동양인 여자의 목소리로도 실시간 변화가 가능합니다. 넷마블 본사에서도 개발하는 기술입니다. 강 실장은 “관심 있는 분들은 많이 연락해달라”며 강연을 마쳤습니다.

글.바이라인네트워크
<이대호 기자> ldhdd@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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