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오브레전드] 밑바닥까지 긁었다…’모두의마블’의 치열한 생존기

바이라인네트워크가 <게임오브레전드> 연재를 시작합니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된 갓 나온 신작이 아닌 오래된 구작을 조명합니다. 급변하는 유행 속에서 적어도 10년간 서비스를 이어오며 인지도를 쌓은 게임과 그 관련 콘텐츠가 대상입니다. 레전드 게임이 멀리 있는 게 아니라 보는데요. 누구나 인정할 만한 스테디셀러의 발자취를 되짚고, 전설의 탄생 비화와 오랫동안 인기를 유지해온 성공 노하우를 담아냅니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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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에 컴플레인(불만표출)하시는 분들은 애정도가 상당히 높아요. 진짜 무서운 건 말없이 떠나시는 분들입니다.”

넷마블이 전사 차원에서 연 2회 여는 PLC(제품수명주기) 워크숍에선 그야말로 게임의 밑바닥까지 훑어본다. 인터뷰에 응한 이정호 넷마블 사업본부장과 이민규 넷마블엔투 라이브개발실 실장은 단기 지표가 아닌 밑바닥까지 긁어서 모은 심화 데이터를 쫙 펼쳐 놓는다고 표현했다.

이정호 넷마블 사업본부장 (사진=넷마블)

“게임을 계속 운영하다 보면 빠르게 뽑아볼 수 있는 단기 지표 위주로 보게 되잖아요. PLC 워크숍을 (방준혁) 의장님 주재로 하게 되면 심화 데이터를 뽑아서 봅니다. 말없이 떠나시는 분들은 데이터로만 의견을 남기거든요. 그래서 심도 깊게 보려고 합니다. 그러면 거기에서 인지하지 못한 인사이트가 꽤 나오고, 그걸 업데이트에 반영하는 거죠.”

“DAU(일활성이용자)가 500만을 찍고 급격하게 빠질 때였죠. 모두의마블 초창기엔 똑같은 카드를 중첩시켜야만 성장할 수 있는 구조였거든요. 그 당시엔 그런 류의 방식이 대세였습니다. 공채 신입사원 중 한 명이 (같은 카드 상관없이) 개수 베이스로 (중첩)하면 허들(성장 난도)이 낮아지고 확실히 쉬울 거 같다는 의견을 냈어요. 지금은 익숙한 방식이죠. PLC 워크숍을 하고 내부에서 이 방식을 버리게 되면 매출에 타격이 클 것이다 우려가 있었는데요. 실제 데이터를 뽑아보니 성장 허들에 걸려 이탈하는 유저들이 많았고요. 매출 우려를 누르고 업데이트했습니다. 그게 오히려 매출적으로 큰 성과가 났고요. 유저들도 다시 돌아왔습니다. 그때 신입사원은 모두의마블 PM도 했고, 사업부장까지도 했죠(웃음).”(본부장)

이민규 넷마블엔투 라이브개발실 실장 (사진=넷마블)

롱런의 이유요? 결국 사람입니다

“결국엔 사람이더라고요. 넷마블(유튜브)TV에 모두의마블 10주년 기념으로 개발사 분들 인터뷰를 제가 땄습니다. 8년 10년 되신 분들 그들에게 공통 질문을 하는 게 있거든요. ‘모두의마블은 뭐뭐다’ 이거였는데, 가장 많이 나왔던 게 ‘모두의마블이 일상이 되어버렸어요’였고요. ‘또 다른 육아다’, ‘나의 20대다’, ‘나의 30대다’ 등이 있었습니다. 그분들이 넷마블에 다 계십니다. 프로젝트의 핵심 멤버들, 프로젝트를 거쳤던 분들이 이 회사를 다니고 있다라는 것, 이 프로젝트를 계속 끌고 가시는 분들이 있다는 것. 그래서 오래갈 수 있었던 거 같습니다.”(실장)

“모두의마블 개발자 분들이 적극적으로 소통을 합니다. 모마TV 채널이 있는데요. 운영한 지 꽤 오래됐습니다. 초창기엔 유명 유튜버들 연예인들도 나오시고 이렇게 했는데 어느 순간 그 정도의 매출이 안 나오다 보니(웃음), 유튜브에 힘을 빼는 추세였다가 개발팀에서 오히려 나서서 본인들이 나가고 했죠. 기획자가 업데이트 계획을 소개하고 또 실시간 소통을 하니까 거기에 대한 반응을 보면서 소소한 이벤트도 하고 업데이트도 하고 이런 것들에 유저분들이 호감을 많이 표시하셨습니다. 유저들을 장기적으로 붙잡은 요인이 되지 않았을까 합니다.”(본부장)

모두의마블2는 완전 달라요

인터뷰 중에 ‘모두의마블2:메타월드’를 언급하자, 이 본부장과 이 실장은 “이번 계기로 해명이 됐으면 한다”고 거듭 당부했다.

“유저들 사이에서 모두의마블2가 나오면 1을 버리는 거 아니냐 이런 오해를 하시는데, 게임성 자체가 완전히 다르고요. 유저들을 새로운 게임으로 몰고 이런 건 절대 없습니다. 분리해서 가야죠. 모두의마블은 10주년을 기념한 대규모 마케팅을 준비 중입니다. 연말엔 유튜브 관련 이벤트도 많이 준비하고 있습니다.”(본부장)

모두의마블2는 주사위를 굴려 보드게임판 캐릭터로 도시를 사고 팔며 승패를 다투는 전편과 달리 실제 지적도 기반으로 부동산의 가치를 끌어 올리고 거래하는 것을 주요 재미로 내세운 게임이다. 블록체인 경제 시스템을 구현했다. 글로벌 시장에 출시한 상태로, 일부 기능을 제외한 뒤 국내 서비스를 준비한다.

모두의마블 대표 이미지

모두의마블 10주년 맞아 재탄생

“10주년 업데이트 때는 ‘새로운 PLC(제품생애주기)를 만들어보자’를 목표로 기존 이벤트 중에 잘 됐던 것들을 콘텐츠화 시스템화합니다. ‘아이템을 무료로 드립니다’를 만들었고 시즌 개념으로 운영할 계획입니다. 슈퍼난투전(팀대전)의 새로운 형태로 1대1로 대규모 떼쟁(집단전투)을 만들고 있습니다. 벌써 4개 맵을 만들었고요. 그게 무작위로 나타나면서 합쳐지기도 하고 다 달라요. 기역자가 될 때도, 일자가 될 때도 있고요. 20명이 대결할 수도 있습니다.”

“3~4년 전에 모두의마블을 30년 동안 할 것이라 얘기했고요. 모두의마블이란 이름으로 보드게임이 아닌 상상할 수 없는 다양한 형태의 모두의마블이 나올 수도 있다고 봅니다. 중요한 것은 ‘같이 만드는 사람들과 가는 것’이 제1 비전이고요. 저희가 포기하지 않으면 살아나더라고요.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인 거 같아요.”(실장)

경쟁사 타 게임처럼 ‘최신 엔진(개발도구) 교체’ 여부를 묻자, 난색을 표했다. 넷마블엔투는 모두의마블에 ‘코코스2D’ 엔진을 사용 중이다. 이를 바꿀 경우, 거의 모든 콘텐츠를 새롭게 만들어야 한다. 내부 검토를 했으나, 현 엔진 유지로 결론이 났다.

“2년 전부터 체크를 해왔는데, 안타깝게도 엔진 교체는 힘듭니다. 캐릭터나 주사위 등이 코코스2D 엔진에서만 쓸 수 있는 툴로 만들어져 있는데, 전부 다 바꾸지 않는 이상 쉽지 않고요. 물론 코코스2D를 그대로 쓰는 건 아닙니다. 저희가 엔진 가공을 하고 있고요. 코코스2D 기반의 별도 제작 엔진들이 또 붙어있어서, 작업 효율성이 뛰어납니다. 지금은 엔진이 핑계이지 않을까 생각도 있고요. 게임에 이슈가 있으면 5분 만에 패치를 냅니다(웃음).”(실장)

이용자께 늘 감사…숨겨둔 무기들 기대해달라

인터뷰 도중에 이 실장은 ‘늘 감사하다’는 말을 여러 번 했다. 물론 그 대상은 게임 이용자들이다. 이용자께 당부하는 말을 부탁하자, ‘감사하다’, ‘열심히 만들고 있다’ 등을 또 언급했다.

“늘 감사하고 있어요. 10년 동안 플레이해 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또 다른 10년을 만들기 위해 열심히 준비하고 있습니다. 늘 그래왔듯이 처음부터 만족을 못 시켜드릴 수 있겠지만요(웃음). 맞춰가면서 원하는 그림을 같이 만들어 볼 수 있다고 봅니다. 정말 피땀 흘려서 일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모두의마블TV 많이 사랑해주세요.”(실장)

모두의마블에 집중한 인터뷰이나, 업계 고민도 물었다. 인재 확보다. 이 본부장은 ‘수평적 관계’와 ‘새로운 시도’가 가능한 환경을 앞세웠다.

“외부에 알려지지 않은 게임들이 꽤 있어요. 숨겨둔 무기들이 좀 있으니까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해보고 싶은 분들이 많이 지원을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조금 전에도 회의를 하고 왔거든요. 톱다운 방식이 아닌 정말 토론을 많이 하는 분위기예요. 좋은 인재들을 기다립니다.”(본부장)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대호 기자>ldhdd@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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