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오브레전드] 판 바꾼 넷마블 역사 ‘모두의마블’에 있습니다

바이라인네트워크가 <게임오브레전드> 연재를 시작합니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된 갓 나온 신작이 아닌 오래된 구작을 조명합니다. 급변하는 유행 속에서 적어도 10년간 서비스를 이어오며 인지도를 쌓은 게임과 그 관련 콘텐츠가 대상입니다. 레전드 게임이 멀리 있는 게 아니라 보는데요. 누구나 인정할 만한 스테디셀러의 발자취를 되짚고, 전설의 탄생 비화와 오랫동안 인기를 유지해온 성공 노하우를 담아냅니다. <편집자 주>

넷마블엔투가 개발 중인 ‘모두의마블’은 모회사 넷마블의 간판 게임 중 하나다. 2011년 PC버전이, 2013년 모바일 버전이 나왔다. 흥행 역사를 되짚어본다면 여느 수식어를 갖다 붙여도 충분히 수긍할 만한 게임이다. 국내를 포함해 아시아권에서 확고한 입지를 다진 ‘리빙 레전드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모두의마블 대표 이미지

게임 방식은 간단하다. 주사위를 굴려 나온 숫자만큼 보드판 위 캐릭터를 움직여 도시를 사고 파는 기본 모델에 다양한 재미 요소를 넣어 무려 10년을 서비스했다.

넷마블 본사를 찾아 두 핵심 인사에게 물었다. 인터뷰에 응한 이정호 사업본부장은 CJ인터넷 시절부터 20년을 몸담아 넷마블의 산증인이나 마찬가지인 인물이다. 이민규 넷마블엔투 라이브개발실 실장은 신입 입사해 국내외 모두의마블을 총괄하는 PD 자리까지 올랐다.

회사는 이번에 재차 대대적인 변화를 준비한다. 오는 9월, 모두의마블 10주년 업데이트와 이벤트를 앞뒀다. 20년 30년 가는 게임을 목표한다.

이정호 넷마블 사업본부장 (사진=넷마블)

여러 번 시도 끝…국내외서 초대박

“모두의마블류 게임을 여러 번 시도했습니다. ‘리치 마블’이라는 게임도 했었고, 한 세 차례 정도 시도를 했어요. 실패했었고요. 그 원인을 찾는 중에 모두의마블 첫 프로젝트가 PC로 먼저 나왔어요. 이게 점점 입소문이 나면서 유저들이 보이기 시작하더라고요. 유튜버 커맨더지코 그 분이 모두의마블 방송을 하기 시작하면서 유입이 계속 늘더라고요. 초반 성과를 내기 시작하면서 게임성이 괜찮다고 판단을 했습니다. 마침 그 시기에 스마트폰 보급률이 본격적으로 올라가기 시작했고요. PC버전은 블록사이즈도 크고 한판에 20분 이상 플레이하는 방식이라, 이걸 어떻게 모바일에 적합하게 개선할까 하다가 지금의 사이즈인 8 x 8로 줄였고 거기에 맞는 게임성도 만들었습니다.”(본부장)

넷마블이 모두의마블을 모바일 앱으로 출시하자, 예상치 못한 엄청난 인파가 몰렸다. 지금처럼 여러 게임으로 이용자가 파편화된 시장이 아니라, 시장 초기에 잘 되는 몇몇 게임에 크게 트래픽이 쏠리던 시기였다.

“안 그래도 입소문이 난 게임인데, 카카오 플랫폼으로 들어가면서 기하급수적으로 이용자들이 늘었죠. 지금은 상상할 수 없는 900만명 정도가 유입이 됐고요. DAU(일활성이용자)가 500만이 됐고요. 동시접속자 수도 60만 정도 했었습니다. 전례 없는 동시접속자가 나오다 보니 ‘0이 하나 잘못 붙은 줄 알았다’는 얘기가 나오고, IDC(데이터센터)에서 일하시는 분들이 모니터를 보지도 않고 기계적으로 서버 (추가) 세팅을 했던 게 기억납니다.”(본부장)

이후 라인(LINE)과도 협업하게 된다. 간단하면서도 흡입력을 갖춘 캐주얼 게임에 모바일 메신저는 그야말로 찰떡궁합이었다.

“라인과 같이 일을 하게 됐어요. 태국 대만 일본 인도네시아 이렇게 라인의 권역이었는데요. 라인도 초기 출시하면서 한국의 애니팡 같은 기업을 찾았고, 그래서 라인에 모두의마블을 태워서 출시를 하게 됐습니다. 태국과 인도네시아에서 특히 인기가 좋았어요. 여기도 DAU가 400만명 이상 됐었고, 동접도 40만명 이상 됐었고, 출시와 동시에 카카오와 라인 다운로드 매출 다 1위를 했습니다. 2018년정도까지 계속 매출 1위였습니다. 넷마블에서 ‘리니지2레볼루션’을 낸 이후에도 모두의마블이 한 번씩 매출 1위를 뺏긴 했거든요. 꽤 오랫동안 1위를 했던 타이틀이죠.”(실장)

이민규 넷마블엔투 라이브개발실 실장 (사진=넷마블)

주 2회 새 이벤트 아이템 적용…동료들 덕분

“모두의마블 대규모 업데이트를 연간 5번 정도 했기 때문에, 국내 버전으로 치면 50번이 넘고요. 글로벌 버전의 경우 4번씩 정도 했으니, 지금까지 한 30~40번 정도 했다고 보시면 됩니다. 저희가 정말 잘 했다고 보는 부분은 주 2회 라이브 이벤트를, 무조건 새로운 이벤트와 아이템을 출시한 건데요. 자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실장)

간단한 게임일수록, 새로운 재미를 준다는 게 쉽지 않다. 10년 가까이 라이브 프로젝트를 이끌어오며 ‘창작의 고통’을 해소한 원동력에 대해 물었더니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저도 신기한 부분입니다. 작년에 그걸 문득 느꼈습니다. 이 작은 마름모 판에서 어떻게 계속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오는지 그런 것들은 동료분들이 끊임없이 고민해 주셔서 나온 거 같고요. 사실 저는 선택하고 밀어주기에 바빴죠. 실제 핵심 아이디어와 재미는 동료분들이 만들어 주셨습니다. 지금은 개발실에 50명 정도 있고요. 유관 부서까지 하면 70~80명까지는 됩니다.”(실장)

모두의마블 대표 이미지

신규 맵 ’신의 손’의 탄생

“제일 기억에 남는 건 ‘신규 맵’이라는 개념인데요. (방준혁) 의장님께서 새로운 걸 하나 만들어봐, 계속 거기에만 구속되지 말고 새로운 걸 만들어보라 하셔서 신규 맵 개념을 생각하게 됐습니다. ‘신의 손’이라는 게 3~4번째 신규 맵이었는데요. 그 당시엔 그 개념이 너무 신기했죠.(웃음) 그러니까 주사위를 던지면 캐릭터가 가는데 특정 스킬을 쓰면 신의 손이 나와서 딱 막기도 하고 이런 느낌인데, 이게 유저들에게 엄청난 재미를 선사해줬어요. DAU가 떨어지다가 반전이 됐고요.”(본부장)

“가장 인기있는 맵은 월드(기본) 맵이예요. 신의 손은 세컨드(두 번째)인데요. 어떤 새로운 맵과 캐릭터를 만들어도 신의 손을 좋아해 주시고 아직도 플레이하시더라고요. 신규 맵은 키아트를 포함해서 마케팅을 하는데, 신의 손의 경우엔 먼저 출시를 했다가 너무 반응이 좋아서 TV CF까지 만들기도 했습니다.”(실장)

“모두의마블은 특이한 게 보통 출시하는 게임들을 보면 첫 달 또는 둘째 달에 매출 피크를 찍고 계속 빠지는 추세를 보이거든요. 대부분 게임들이 그렇습니다. 그런데 모두의마블은 최고 매출을 찍은 게 3년차입니다. 3년차에 월 최고 매출을 찍었고, 신의 손과 같은 신규 맵들과 거기에 맞는 스킬들 그리고 캐릭터 카드를 내면서 일군 결과입니다.”(본부장)

판을 바꿔라…방준혁의 조언

방준혁 넷마블 의장은 또 한번 모두의마블에 변화를 촉구했다. 연 2회 여는 PLC(제품수명주기) 워크숍 때였다. PLC 워크숍은 모두의마블을 포함한 넷마블의 전사 모바일게임의 수명을 늘린 핵심 동력이 된 자리다.

“왜 보드게임판이 네모일 거라 생각하냐’ 하시더라고요. 여러 가지 시도를 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됐습니다. 저도 이걸 출시할 때 10년을 외치기는 했지만, 진짜 이렇게 의미 있게 끌고 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을 못했는데, 이게 가능하더라고요.”(본부장)

“저 처음에 PLC에 들어갔을 때, 딱 두개를 들었습니다. ‘판이 불리하면 판을 바꿀 생각을 하라’, ‘모두의마블을 10년 할 수 있는데, 아무도 그 생각을 안 하는 것 같다’ 였습니다. ‘판을 바꾸려면 그걸 다 깨부시면 되지’라고 하셔서 과감한 도전을 많이 하게 됐습니다.”(실장)

<다음 기사에서 이어집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대호 기자>ldhdd@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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