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쿡이 해냈다? ‘미래에 다녀온 느낌’ 애플 비전 프로

혼합현실(MR) 헤드셋 ‘애플 비전 프로’ 공개
경쟁 제품 뛰어넘는 비싼 가격(3499달러) 내놔
제품 성능 등 압도적 격차 자신…앱 생태계 그대로 활용
팀 쿡 “수년을 앞선 새로운 컴퓨팅 시스템”

애플이 5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 쿠퍼티노에서 개최한 ‘애플세계개발자회의(WWDC) 2023’의 주인공은 마지막에 나타났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하나가 더 있다(One more thing). 이날을 위해 수년을 기다렸다”며 뜸을 들이다 ‘애플 비전 프로(Apple Vision Pro)’를 소개했다. 세간에 알려진 애플의 첫 혼합현실(MR) 헤드셋을 꺼내 든 것이다.

메타 등 경쟁 제품 대비 엄청나게 비싼 가격(3499달러, 약 457만원)은 분명한 시장 진입 걸림돌이나, 커뮤니티에선 일단 호평이 감지된다. 사용자경험(UX)의 혁신을 봤다는 이유에서다.

애플 비전 프로는 마이크로소프트(MS) ‘홀로렌즈2’와 비슷한 가격대다. MS는 기기 자체에서 혁신 평가를 받았으나, 관련 앱 생태계가 미비해 사업을 보류했다는 보도가 나올 정도로 고전하고 있다. 애플은 MR 헤드셋에도 아이폰 아이패드 앱 생태계를 그대로 가져오면서 프리미엄 MR 헤드셋의 연착륙을 노린다.

애플 비전 프로는 내년 초 미국 시장부터 출시다.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와 비교돼 한계로 지적 받아온 팀 쿡 CEO의 새 폼팩터 혁신 역량이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애플은 애플 비전 프로를 공간 컴퓨터로 지칭했다.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 기술로 디스플레이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다. 사용자의 눈과 손, 음성을 통해 제어한다. 완전한 3D 사용자 환경(인터페이스)을 갖췄다. 새 공간 운영체제(OS)인 ‘비전OS’를 탑재한다.

팀 쿡 CEO는 “오늘은 컴퓨팅 방식에 있어 새로운 시대의 시작을 알리는 날”이라며 “맥(Mac)이 개인 컴퓨터를 그리고 아이폰이 모바일 컴퓨팅의 시대를 열었던 것처럼 애플 비전 프로는 수년간 앞선 완전히 새로운 혁명적인 입력 시스템과 수천개 이상의 획기적인 기술 혁신을 선보이며 이는 예전에 보아왔던 그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덧붙여 “사용자들에겐 엄청난 경험, 개발자들에겐 신나는 새로운 가능성을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애플은 iPhone 파노라마 사진을 확대해 촬영 현장 느낌을 받을 수 있게 했다. (사진=애플)

애플에 따르면 헤드셋을 쓰고 약100피트(약 30m)로 체감할 만한 초대형 화면을 불러올 수 있다. 몰입감을 극대화한 개인 영화관이 생기는 셈이다. 화면을 쪼개서 불러올 수도 있다. 180도 고해상도 영상과 공간 음향을 지원한다. 애플 아케이드 게임도 즐기고, 아이클라우드 사진과 영상을 불러와 감상할 수 있다. 파노라마 사진은 더욱 확대하고 헤드셋 기능을 적극 활용해 촬영 현장의 느낌도 되살릴 수 있다.

페이스타임 통화도 가능하다. 사용자 캐릭터는 디지털로 재현한다. 헤드셋 이용자끼리 영화를 동시 감상할 수도 있고, AR 캐릭터를 불러와 주변에서 뛰어놀게도 할 수 있다. 기존 아이폰 아이패드 앱에도 접속할 수 있다. 화면 외 공간은 투명하게 둘 수도 있고 집중할 땐 흐릿하게 처리하다가, 사람이 나타나면 그 부분만 환해지면서 인식도 가능하다. 외부 디스플레이엔 사용자가 집중하고 있다는 표시를 해준다.

Apple Vision Pro에서 FaceTime 통화 장면. 상대방과 협업도 가능하다. 공간 음향이 적용돼 통화 상대방이 위치한 곳에서 음성이 들릴 수 있게 했다. (사진=애플)

기기에 탑재된 고성능 시선 추적 시스템이 눈으로도 조작을 가능하게 한다. 헤드셋을 쓰고 바라보는 것만으로 특정 앱 활성화가 가능하다. 사용자의 눈에 비가시 광선 패턴을 비추는 고속 카메라와 고리 모양으로 늘어선 LED를 활용해 직관적으로 반응하는 입력 기능을 구현했다는 게 애플 설명이다. 별도 컨트롤러 없이 손 움직임도 인식한다. 손가락을 맞대면 선택하고, 위로 까딱이면 스크롤되는 식이다.

Apple Vision Pro는 고성능 워크로드를 지원하도록 설계됐으며 한 번 충전으로 2시간 동안 사용할 수 있다. (사진=애플)

기기 칩셋은 애플실리콘 M2다. 시장에 나온 MR 헤드셋 대비 강력한 성능을 확보했다. 비전 프로를 위한 새로운 R1 칩도 적용해 12개 카메라와 5개 센서, 6개 마이크로 들어오는 정보를 처리해 실시간 MR 경험을 돕는다. R1은 눈을 한 번 깜빡이는 시간보다 8배 빠른 12밀리초 안에 새 이미지를 스트리밍한다. 고성능 외장 배터리를 사용할 경우 최장 2시간 사용 가능하며, 전원을 연결해 계속 사용할 수도 있다.

제품 내 디스플레이 시스템엔 마이크로 OLED 기술을 사용했다. 각각 우표 하나 크기의 양안 디스플레이에 2300만 픽셀이 밀집했다. 보안 인증은 사용자 홍채를 인식해 잠금 해제한다. 생체 정보는 기기 안에만 저장하고, 서버로 넘어가지 않는다.

애플의 기술 개발 그룹의 부사장 마이크 록웰(Mike Rockwell)은 “최초의 공간 컴퓨터를 만들기 위해 시스템의 거의 모든 면을 새롭게 발명했어야 했다”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긴밀한 통합을 통해 세상에서 가장 앞선 개인용 전자기기인 독자적인 공간 컴퓨터를 착용 가능한 콤팩트한 폼팩터로 설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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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대호 기자>ldhdd@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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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댓글

  1. 누가 쓰냐 … 개불편해.. 솔직히 여테까지.. 애플워치등도 초기에 욕먹엇지만,
    이건 실제로 좀 불편하다 기술적으로 더 진보가 있따면 모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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