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가 이런 서비스까지 한다고? 알뜰폰부터 메타버스까지

금융사라고 금융 서비스만 하는 것이 아니다. 요즘엔 비금융 사업 일환에서 이색적인 서비스를 제공한다. 대표적인 것이 알뜰폰 서비스다. 직접 알뜰폰 브랜드를 만들어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 있는가 하면 중소 업체들과 제휴를 맺고 간접 진출한 곳이 있다.

배달의민족같은 배달앱 서비스를 하는 곳도 있다. 신한은행의 땡겨요는 정식 서비스를 앞두고 있다. 또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현실판 내 집 마련 게임 같은 재미 요소를 제공하기도 한다. 

금융사는 왜 이런 서비스를 하는 것일까. 공통적으로 비금융 서비스의 목적은 금융에 있다. 고객을 끌어모아 주거래 고객으로 만들거나, 비금융 플랫폼에서 만들어진 데이터를 금융에 활용하기 위한 취지다. 

금융사의 이색 비금융 서비스를 모아봤다.  

-알뜰폰

KB국민은행이 알뜰폰 서비스를 한다. 알뜰폰 서비스는 SKT, KT, LG유플러스의 망을 빌려 제공하는 통신 서비스로, 3사 대비 가격이 저렴한 것이 특징이다. 국민은행은 금융권에서 처음으로 직접 알뜰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국민은행의 알뜰폰 통신사 리브엠은 알뜰폰 업계의 핵심 경쟁력인 ‘가격’을 내세웠다. 각종 제휴 요금제와 국민은행의 금융상품 결합을 통한 요금제 할인으로 경쟁사보다 저렴한 가격을 강점으로 내걸고 있다. 할인 종류에 따라 할인 폭이 커지고 결합 서비스가 다양하다. 

또 알뜰폰 업계 중 처음으로 5G 요금제와 스마트워치 요금제를 출시했다. 여기에 통신3사처럼 멤버십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그 결과 국민은행은 출범 약 3~4년 만에 고객 40만명을 확보했다. 

하나은행과 신한은행은 알뜰폰 업체와 제휴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하나은행 첫 거래, 자동결제 납부, 하나카드 결제 출금 등의 요건을 갖추면 12개월 동안 추가 할인을 해준다. 신한은행은 뱅킹 앱 쏠에서 제휴 알뜰폰사의 요금제를 판매하고 있다. 

관건은 은행의 부수업무로 알뜰폰이 지정된 가운데, 직접 알뜰폰 사업을 영위하는 곳이 늘어날 것인지다. 지난달 금융위는 이러한 내용을 통과했다. 다만, 은행권에선 아직까지는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알뜰폰 서비스가 아직까지 적자 사업인데다가, 앞서 출범한 국민은행과 토스의 경우 기존 업계의 반발에 부딪힌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은행권에서 알뜰폰 사업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비금융 신사업으로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금융과 통신은 밀접한 관계일뿐더러 알뜰폰에 대한 젊은 층의 관심이 늘어나고 있다. 젊은층은 금융권이 잡아야 할 미래고객이기도 하다. 이런 점에서 일각에선 금융업에 대한 은행권의 관심이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한다.  

-배달앱 

신한은행은 지난 2021년 12월부터 배달앱 ‘땡겨요’를 운영하고 있다. 배달의민족이나 요기요와 같은 서비스다. 땡겨요는 현재 전국 일부 지역을 대상으로 서비스하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땡겨요가 생각보다 순항하고 있다는 점이다. 먼저, 가입자만 해도 서비스 초기인 2022년 1월 말 3만7000명에서 올해 3월 192만7000명으로 1년 사이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 

배달앱의 주요 지표인 가맹점 수도 점차 늘고 있다. 땡겨요 가맹점은 지난 2022년 1월 말 6000곳에서 올해 3월 8만5000곳으로 증가했다. 다만, 아직까지 가맹점 유치는 땡겨요의 최대 숙제로 꼽힌다. 현재 서울과 인천, 부산, 경남, 경기도 일부 지역에서 서비스되고 있는 가운데, 신한은행은 올해 땡겨요 서비스 대상 지역으로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신한은행이 배달앱 서비스를 운영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신한은행이 배달 플랫폼을 운영하는 목표는 다름 아닌 금융이다. 배달 플랫폼에 입점한 자영업자와 배달업 종사자를 위한 전용 대출 상품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땡겨요 플랫폼에서 얻은 가맹점 매출 등의 정보와 배달업 종사 데이터를 바탕으로 신용평가에 반영한다. 

이 일환에서 지난해 신한은행은 땡겨요 사업자 대출을 출시했다. 또 땡겨요와 제휴한 배달대행 플랫폼 전용 배달기사(라이더) 대출 상품을 내놓기도 했다. 일반 금융 소비자를 위한 땡겨요 적금도 출시한 바 있다. 신한은행이 알뜰폰 등 다른 비금융 사업에 직접 진출하지 않는 것도 땡겨요 서비스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땡겨요는 플랫폼 참여자 소비자, 사장님, 라이더 중심의 프로토콜 경제 구현을 목표로 사업의 차별화를 두고 있다”고 밝혔다.

-메타버스

메타버스를 운영하는 은행들도 있다. 메타버스 플랫폼을 이용하거나 직접 구축한 곳도 있다. 약 2년 전 코로나19로 인해 메타버스 서비스가 급증하면서 은행들도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국민은행은 기존에 있던 로블록스를 이용해 금융을 접목한 베타 버전의 게임을 내놓기도 했다. 게임 속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집을 사고 여러 활동을 통해 상환을 한다. 또 카드발급을 원할 경우 메타버스를 통해 문자로 URL을 받을 수 있다. 

신한은행과 NH농협은행은 자체 메타버스 플랫폼을 구축했다. 신한은행은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23에 메타버스 플랫폼을 전시하기도 했다. 흥미로운 점은 신한은행의 메타버스에서 물건을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이다. 신한은행은 GS25와 제휴해 메타버스 안에 가상 편의점을 만들었다. 그곳에서 사용자는 아웃링크를 통해 원하는 물건을 구매할 수 있다. 농협은행의 메타버스 플랫폼 ‘독도버스’는 게임요소를 접목했다. 

신한은행 메타버스 시나몬 서비스

은행이 메타버스 서비스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크게 두 가지다. 당초 코로나19로 비대면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메타버스가 떠올랐다. 특히 금융권에선 창구를 대신할 플랫폼으로 메타버스를 주목했다. 다만, 규제로 인해 메타버스에서 직접 금융거래를 하기 어려워 게임 요소가 가미된 시범 서비스에 그치고 있다. 

두 번째는 사용자 유입이다. 젊은 층인 MZ세대가 메타버스 서비스에 관심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했듯 MZ세대는 금융권의 미래고객이다. 대면보다 비대면, 혁신적인 신기술을 선호하는 MZ세대를 포섭하기 위한 것이다. 시중은행 메타버스 관련 담당자들은 공통적으로 메타버스가 “MZ세대가 친근하게 접할 수 있는 신기술”이라고 답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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