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라서 못 쓰지 않길” 현대아이티가 말하는 전자칠판의 가능성

‘전자칠판’하면 학교에서 사용하는 스크린 대체 용도 정도만 떠올리는 게 대부분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기점으로 원격교육 시장이 꽃을 피우면서 전자칠판이라는 단어는 들어봤을지 몰라도, 여전히 개념은 모호하다. 교육기관에서 전자칠판을 사용하는 데 주저하는 것도 제대로 몰라서인 경우가 많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현대아이티는 ‘더 사용자 친화적인 브랜드 만들기’에 나섰다. 많은 사람이 전자칠판의 쓰임새를 제대로 이해하고, 사용률을 높이기 위해서다. 대전, 김천 등 지역에 쇼룸을 개소했고, 적용 사례도 늘려가고 있다. 최근에는 서울 본사가 위치한 상일동에도 쇼룸을 오픈했다. 조형철 현대아이티 국내영업총괄 상무를 만나 쇼룸을 열게 된 배경과 전자칠판의 가능성에 대해 들어봤다.

조형철 현대아이티 국내영업총괄 상무

전자칠판 채용률 여전히 50% 미만… 이미지 개선 필요해

현대아이티가 쇼룸을 연 가장 큰 이유는 브랜드 가치를 높여 ‘몰라서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를 줄이기 위함이다. 회사는 국내 시장을 키우기 위해 먼저 전자칠판에 대한 인식을 개선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전자칠판 시장은 역설적으로 불편함이 성장시켰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학교와 학원이 모든 수업을 원격으로 전환했고, 비대면 수업을 해야 하는 각 교육기관은 전자칠판을 채용하기 시작했다. 교육청이 전자칠판을 공동 구매해 각 학교에 공급하는가 하면 일부 학교나 학원은 직접 전자칠판을 들였다.

조 상무는 전자칠판은 고객 충성도가 높은 시장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기존 비대면 교육에 사용되던 빔프로젝터의 한계를 극복해서다. 빔프로젝터는 어두운 곳에서 사용해야 해 학생들의 집중력을 떨어뜨린다. 그림자가 화면을 가리기도 해 자료화면과 거리를 둔 채 수업을 해야 한다는 단점도 있었다.

반면 전자칠판은 대형 태블릿PC처럼 밝은 환경에서 사용이 가능하다. 자유롭게 앞에서 글씨를 쓰며 수업할 수도 있다. 더불어 카메라 및 화상회의 기능이 내장돼 있어 비대면 수업을 하는 데 적합하다. 이를 직접 경험해본 고객은 계속해서 전자칠판을 사용한다는 게 조형철 상무의 설명이다.

하지만 현장 보급은 여전히 갈 길이 멀다. 현대아이티 자체 통계에 따르면, 여전히 전자칠판 보급률은 초·중·고등학교 통합 3~40% 정도 된다. 그 이유에 대해 조 상무는 “많은 교육기관에서 전자칠판, 하면 그저 종이를 프린트해주거나 화면을 띄워주는 TV 정도로만 인식하고 있다”며 “이러한 인식이 보급률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듯 싶다”고 분석했다.

현대아이티는 이 인식을 바꿔야 시장 확대가 뒤따를 것이라고 봤다. 회사가 쇼룸을 만든 이유다. 최근에는 현대아이티 본사가 위치한 상일동에 자사 제품을 배치해 놓은 쇼룸을 개소했다. 쇼룸에는 현대아이티 제품이 밀집해 있었고, 한 켠에는 한 켠에는 학교나 학원처럼 교실 형태로 배치된 공간이 마련돼 있었다.

조형철 상무는 “교실 형태로 배치된 쇼룸을 통해 교육 담당자는 어떻게 전자칠판이 수업에 사용되는지 체험할 수 있다”며 “이로써 전자칠판의 장점을 알고 채용하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쇼룸에서는 실제 교실에서 수업하는 것처럼 전자칠판을 사용해볼 수 있다. (사진=현대아이티)

핵심은 ‘브랜드 이미지 개선’

현대아이티는 쇼룸 외에도 브랜드 이미지 제고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고객 친화적인 이미지를 만들어야 더 많은 사람들이 전자칠판의 존재를 알고, 현대아이티를 찾을 수 있겠다고 판단해서다.

그 일환으로 현대아이티는 쇼룸에서 비포 서비스(BS)를 제공한다. BS는 애프터 서비스(AS)와 반대되는 개념이다. 문의나 불만사항이 들어오기 전에 미리 애로사항을 파악하고 제품을 점검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나 제품 불편사항 개선 등을 사전에 진행하고,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다.

조형철 상무는 “BS를 제공하는 이유도 자사 브랜드 강화를 위한 것”이라며 “고객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는 점을 어필함과 동시에 들어오는 문제점은 개선해 더 많은 충성 고객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교육 분야 밖으로도 적용 사례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 지난해 11월 진행된 청룡영화제에 자사 최신 전자칠판 ‘스마트보드 3.0’을 공급했다. 회사는 청룡영화제에 제품을 제공하면서 전자칠판이 교육 외 다른 분야에도 적용될 수 있음을 입증했고,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해 대중에게 좀 더 친숙해질 수 있는 기회가 됐다고 평가했다.

조 상무는 “과거에는 단순히 전자 칠판 스마트보드가 교육용으로만 제공했는데, 이렇게도 활용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릴 수 있었다”며 “청룡영화제에서 현대아이티 제품이 배우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용도로 사용됐는데, 브랜드 이미지를 개선하는 효과가 있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청룡영화제 현장에 현대아이티 스마트보드 3.0이 설치돼 있다. (자료=현대아이티)

현대아이티 스마트보드 시리즈는 지난해 3월 실시된 20대 대통령 선거 개표방송에도 사용됐다. 복수의 방송사에서 스마트보드를 통해 개표 상황을 시청자에게 공유한 것. 조 상무는 “개표방송은 생중계로 진행되기 때문에 제품 성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중간에 화면 공유가 끊길 위험이 있다”면서 “복수의 방송사가 현대아이티 제품을 직접 구매해 대선 개표방송에 사용했다는 것은 자사 제품이 안정적이라는 점을 증명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개표방송에 사용된 현대아이티 스마트보드 제품. (출처=현대아이티)

현대아이티는 지속해서 사용하기 편한 전자칠판을 만들어 충성 고객을 늘려 나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현재 회사는 소프트웨어 버전을 업데이트하고 제품 크기를 줄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조 상무는 “성능 업데이트를 통해 더 빠르고 안정적인 제품 사용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며 “엘리베이터에 들어갈 수 있을 정도의 크기만큼 작아져야 설치가 용이한데, 이를 고려해 제품 크기를 축소하려 한다”고 말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배유미 기자>youm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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