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단기 적금 ‘속속’ 등장, MZ세대 겨냥했지만…

단기 적금이 속속 나오고 있다. 그것도 그냥 단기가 아닌 ‘초’단기다. 과거엔 적금이라고 하면 최소 1년에서 3년간 납입해야 했다. 최근엔 은행에서 6개월도 아닌 1개월 적금이 나오고 있다. 기존보다 기간이 짧고 일반 예금 대비 금리가 높은 것이 특징이다. 

1개월 초단기 적금상품이 나오게 된 계기는 다름 아닌 규제가 풀리면서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10월 ‘금융기관의 여수신 이율 등에 관한 규정’을 개정해 적금상품의 만기를 최소 1개월로 단축했다. 

그러면서 은행들은 초단기 적금을 유행처럼 내놓기 시작했다. 일각에선 단기 납입을 선호하는 MZ세대를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쏟아진다. 초단기 적금이 나오기 전 단기 적금에 속했던 카카오뱅크의 26주 적금 상품이 대표적인 사례다. 26주 적금은 2030세대가 선호, 카카오뱅크의 대표 상품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현재 은행들이 초단기 적금을 속속 출시하는 것은 수요가 많아서가 아닌, 초단기 적금 상품에 대한 규제가 풀려서라는 의견이 나온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초단기 적금을 출시한 것은 당국에서 규제를 풀었기 때문에 낸 것이지 고객들의 수요가 커서 낸 것은 아니”라고 전했다. 

이렇듯 아직까지 초단기 적금에 대한 수요가 큰 편은 아니다. 일각에선 초단기 적금이 기존에는 없던 상품의 개념으로 익숙하지 않거나 아직 잘 모르는 고객들이 많아 폭발적인 수요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분석한다. 

그럼에도 은행들이 초단기 적금 상품을 출시하는 것은 혹시 모를 수요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도 “고객들에 따라서 장기 예금을 선호하거나 단기 예금을 선호하는 등 수요가 다르다”며 “은행은 고객들을 위해 다양한 상품 라인업을 구성해 놓는다”고 설명했다. 

특히 MZ세대의 경우 은행에서 특별히 모셔야 하는 고객층이다. 주거래 은행은 사회생활을 하면서 굳어지기 때문에 은행은 장기적으로 자행을 이용할 수 있는 고객을 포섭하는 것이 중요하다.

초단기 적금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납입기간이 짧은 데다가 납입한도 또한 적어, 금리가 높아도 이자수익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6개월간 월 30만원씩 납입하고 여기에 모든 조건을 충족해 6% 금리를 적용받는다고 가정하면, 세전 이자는 1만9500원에 불과하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초단기 적금은 기간이 짧다보니 이자금액 자체는 크지 않지만, 나중에 쓸 돈을 미리 빼놓는다는 개념이 있다”며 “재미도 있고 새로운 세대가 빠른 것을 선호하다보니 적금상품 또한 이런 트렌드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적금을 드는 것은 그 돈을 쓰지 않게 하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며 “또 적금이 어떤 목적을 위해 단기간 돈을 묶어두는 성격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수요를 위해 초단기 적금을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은행들이 내놓은 초단기 적금 상품 

은행들은 초단기 상품에 재미요소를 더했다. 납입할 때 게임을 하는 것처럼 우대 금리를 제공하거나, 특별한 날을 만기일로 지정하는 등 흥미를 줄 수 있는 장치를 마련했다. 이러한 요소는 MZ세대들의 적금 경험에 재미를 더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초단기 적금 상품 종류

최근 신한은행은 ‘한 달부터 적금’을 선보였다. 이 상품은 매일 납입하는 적금과 매주 납입하는 적금이 있다. 매일 납입하는 적금의 경우 저축한도는 최대 2만원, 매주 납입할 경우 최대 10만원이다. 금리는 연 2.50%에서 4.50%다. 

하나은행은 ‘하나 타이밍 적금’을 내놨다. 설정한 금액(10원~5000원)을 게임하듯 입금 버튼을 눌러 적립하고 터치 수에 따라 우대금리가 제공된다. 금리는 기본금리 연 2.95%에 우대금리를 더하면 최대 연 3.95%다. 납입한도는 월 65만원이다. 

KB국민은행은 ‘특별한 적금’을 서비스한다. 원하는 특별한 날을 만기일로 지정하고 변경할 수 있다. 금리는 2.00%에서 최고 6.00%로, 납입금액은 월 1000원에서 30만원이다. 

케이뱅크는 기존 코드K 자유적금에 1개월, 3개월을 추가했다. 예치한도는 최대 30만원으로, 최대 금리는 연 4.40%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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