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대.출] 알람앱으로 돈을 번다고? 궁금해서 가봤다

[남혜현의 대신출근] 사람 구하기 힘드시다고요? 네? 그 회사는, 이름은 들어봤는데 어떻게 일을 하는 덴지는 잘 모르겠다고요? 네, 그래서 제가 대신 다녀왔습니다. 사람을 구하는 팀에 찾아가서 신입으로 하루 일하면서, 이 조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무슨 일을 하는지 독자님들 대신 샅샅이 훑어봅니다. 이번에 다녀온 곳은 안 깨어나려야 안 깨어날 수 없는 미션을 주는 알람앱, ‘알라미’를 만드는 ‘딜라이트룸’입니다.

내가 겪은 직장 상사 중엔 그런 사람도 있었다. 사흘 밤낮을 자리 깔고 누워 일어나질 않으니까 화가 잔뜩 난 어머니가 대야에 찬물을 가득 부어와서 냅다 뿌리더라는. 깜짝 놀라 일어났다는 무용담을 들으면서, 문득 남다르게 깨우는 방법을 체득하지 못한 우리 어머니께 고맙다는 생각을 했더랬다. 이 이야길 왜 하냐면, 그만큼 일어나는 걸 힘들어하는 사람이 있다는 걸 말하고 싶어서다. 물론 저 상사와 같은 경우는 아주아주 드문 예지만, 일상적으로 출근하러 제때 못 일어나 지각해 본 경험 정도는 누구나 있지 않나.

세숫대야 한 가득 찬물은 아니지만, 일부러 고행(?)하며 일어나는 사람들이 있다. ‘알라미’라는 앱으로 기상 시간을 설정하면 사전에 지정해놓은 미션을 달성해야만 알람이 꺼진다. 휴대폰을 쉐이크 만들 듯 수십번 흔들어 알람을 끄거나 스쿼트를 다섯 번 정도 하는 것은 비교적 쉬운 방법이고, 문과인 나로서는 그냥 안 자는게 마음 편하겠다고 생각이 드는 어려운 수학 계산 문제 99개 풀기 같은 알람 정지 방식도 있다. 세상에는 참 다양한 사람이 산다.

그런데, 생각보다 그 ‘다양한 사람’이 많더라. 월간으로 따지면 450만명, 매일은 200만명이 이렇게 어렵게 일어나는 일을 택하고 있단 이야길 들었다. 알라미를 만드는 회사 ‘딜라이트룸’의 지난해 매출은 192억원. 영업익도 111억원이다. 서른명이 넘는 직원이 알라미 앱을 개선하는 일을 한다. 알람은 그냥 휴대폰에 기본 탑재된 기능이 아니었나. 알람으로 돈을 벌 수 있다니. 이 회사가 계속해 사람을 뽑고 비즈니스를 확장하며 성장을 모색한다니. 뭐하는 회산지 일단 가보기로 했다.

딜라이트룸은 어떤 회사?

10년간 알람앱 한우물 판 회사. 신재명 대표가 스스로 필요해 앱을 만들었다가 창업으로 이어진 케이스. 미션은 “알라미로 당신의 아침을 바꾸겠다”는 것. “제 시간에 울려서 -> 확실하게 깨운 후 -> 의미 있는 첫 행동 유도”하는 것 까지가 지금 이 회사가 하는 일이다. 최근에는 ‘깨우는 것’에 집중하는 알람의 본령을 넘어, ‘잘 자는 것’과 ‘좋은 아침을 만드는 것’으로도 비즈니스를 확장 중. 관련해서 지난 2021년에는 매트리스 회사인 ‘삼분의일’에 전략 투자했고, 2022년에는 낮 일과를 관리하는 루틴앱 ‘마이루틴’을 인수.

지금까지 총 7000만명이 알라미를 다운로드 했고, 97개국 앱스토어에서 카테고리 1위를 차지. 전체 이용자 중 85%가 국외 사용자. 알라미로 돈을 버는 비즈니스 모델에는 앱에 탑재하는 ‘광고’와 알람 기능을 다채롭게 한 ‘유료 구독 서비스’가 있다.

Part1. 초단편 소설 찬의 회의

<아래 글은 딜라이트룸 구성원들이 어떤 분위기에서 어떻게 일을 하는지 묘사하기 위해, 실제 회의 현장 모습 95%에 5%의 가상을 섞어 작성했습니다.>

“그러면 다음에는 노라 한 번 체크해볼까요?”

정확한 11시. 회의를 시작하자 제이슨이 자신의 컨디션을 말한 후 노라에게 물었다. 잠깐 생각하는 듯한 눈동자의 노라가 입을 열었다.

“9점이요.”

기분부터 체크하다니. 이제 막 입사한 스밀라는 이 분위기가 어쩐지 낯설었다. 쭈뼛하는 사이 노라의 말이 이어졌다.

“9점인 이유는, 아침에 운동을 하고, 찬이랑 솔직한 이야기를 나눴어요”

순간 회의실에 높은 목소리의 탄성이 한꺼번에 터졌다. 모두의 표정이 밝아졌다. 여태 긴장하던 스밀라의 마음도 이 작은 소란에 살짝 풀어졌다. 아침에 운동하고 동료와 솔직한 대화를 나눴다는, 어떻게 보면 별 것 아닌 일상 공유에 터져 나온 감탄이, 아직은 조직을 낯설게 느낄 이방인에게도 마음의 여유를 만들어냈다.

스밀라가 입사한 이 회사는 알람앱을 만드는 곳. 스밀라는 안드로이드 개발 그룹에 속해있으면서도, 동시에 모닝 스쿼드에도 들어가 있다. 개발은 늘상 하는 일이라면, 스쿼드는 목적에 따라 만들어진 조별 과제와 같다고나 할까. 스밀라가 속한 스쿼드에는 안드로이드 엔지니어인 수, iOS 엔지니어인 리디, 프로덕트 디자이너인 노라, 테크니컬 프로덕트 매니저 제이슨, 그리고 모닝 스쿼드 프로덕트 오너인 찬이 포함되어 있다. 찬은, 이제 막 입사한 스밀라의 사수이기도 하다.

(왼쪽부터) 안드로이드 엔지니어 김소연(수), 테크니컬 프로덕트 매니저 이준원(제이슨), 프로덕트 디자이너 노효정(노라), iOS 엔지니어 이덕화(리디), 모닝 스쿼드 UPO 그룹 리드 윤찬율(찬). 그리고 눈치채셨는지 모르겠지만 스밀라는, 일일직원인 나다.

마지막으로 찬의 컨디션 점검까지 모두 끝났다. 짧은 시간 살펴본 이들의 평균 컨디션은 대략 9점. 성공적 아침을 만들어내자는 회사의 미션을 생각한다면, 괜찮은 점수다. 팀원들을 둘러보던 제이슨이 “오케~이”를 외쳤다. 이제는 본격적으로 회의를 해야 할 시간. 다음에 등장한 것은, 알람이다.

화면에 띄워진 타이머에는 ’01:00’이라는 숫자가 설정됐다. 1분 동안 자신들이 공유할 내용을 문서에 업데이트 하는 시간이다. 회의 준비를 위한 일을 별도로 하지 않는 거라고, 찬이 설명했다. 주어진 시간에 준비부터 논의까지 집중해 리뷰하면 시간을 아낄 수 있다.

2주 단위 스프린트(일정량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정해진 짧은 업무 기간)로 일을 하는 이들은, 이미 확실하게 해야할 업무를 짜놓은 상태다. 1분 내 정리를 끝낸 팀원들이 차례로 자신이 한 일과 못한 일을 구분해 공유했다. 찬은 이번 스프린트에서 동료의 도움을 받아 “데이터 마트”를 만들었다는 걸 알렸다. 여기저기서 또 다시 “오케이” “예~쓰” “좋다”와 같은 감탄사가 터져 나왔다. 데이터 마트는 조직의 사업부와 관련한 정보를 저장하는 곳이다. 필요한 정보를 저장했다가 원할 때 꺼내쓸 수 있으니, 기획을 하는 입장에서는 보물 창고가 열린 것과 마찬가지다.

점검이 끝나자 이번에는 화면에 “05:00″이라는 숫자가 떴다. 지난주, 자신들이 어떤 일에 얼마나 시간을 배분했는지를 공유한다. 찬은 지난주 28시간의 작업 계획을 짰지만 실제로는 31시간을 일했다. 데이터 마트와 관한 계획을 짜고 실제 작업을 해 줄 동료와 논의한 시간, 현재 진행 중인 기능 업데이트 테스트에 할애한 시간 등이 여기에 포함됐다.

어떤 일을 할지는 내가 정했지만, 업무 시간 리뷰가 있기 때문에 함부로 시간을 쓰긴 어렵겠다고 스밀라는 생각했다. 한시간 회의를 분 단위로 쪼개서 논의하기 때문에, 쓸 데 없는 말로 남의 시간을 허비하면 안 될 것 같았다. 내가 어떻게 일하고 있는지, 모두가 알기 때문에 잘해야 한다는 압박도 왔다. 대신 중간중간 서로에게 힘을 주기 위한 추임새는 듣기 좋다고 느꼈다.

스밀라는 회의를 끝내고 나오면서, 찬에게 물었다.

“시간을 철저하게 관리하지 않는 사람도 이 회사에 입사할 수 있을까요?”

스밀라는 이 회사에서 석달의 수습기간을 거쳐야 정직원이 될 수 있다. 시간 관리를 철저히 하는 이 회사에서, 계획을 효율적으로 짜지 못하는 이가 살아남을 수 있을까.

찬이 답했다.

“그럼요. 시간을 철저히 관리한다는 것은 빡빡하게 계획을 세워서 꼭 지켜야 한다는 걸 뜻하는게 아니라, 결국은 서로를 배려하기 위한 거예요. 궁극적으로 타인(의 시간)을 배려하다보면 효율이 올라가죠. 미팅 시간을 정해 놓는 것도, 그래야 타인의 다음 계획을 배려할 수 있으니까요.”

Part2. 잘 깨우고 싶은 사람들

알람앱 하나 만드는데 얼마나 많은 역할이 필요하냐면. 자, 일단 고객의소리를 들을 사람이 있어야 한다. 그 소리를 모아서, 실제로 어떤 것을 기능 업데이트해야할지 판단하고 기획할 사람도 필요하다. 그럼 이 기능을 실제로 구현해낼 개발자와 앱의 모양, 사용자 경험을 만들어낼 디자이너는 어떨까. 그리고 이걸 비즈니스 모델로 업그레이드할 고민이 더해져야 한다. 회사가 운영하는 구독 모델을 확장시키려면 이 역할도 누군가 전담할 몫이다. 그뿐인가? “잘 깨운다”는 미션을 넘어서 “잘 자게 한다”는 미션까지 사업 모델이 늘어가면 이 부분 역시 맡아 움직일 프로덕트 오너가 있어야한다. 이 모든 것이 유기적으로 맞물려 돌아가야만 알라미는 정체하지 않고 한 발 더 나아갈 수 있다.

특히나 딜라이트룸은 창립 이래 단 한 번도 투자를 받지 않은 곳이다. 알람앱을 쓰는 사람이 많아지니까 자동으로 따라붙는 광고가 생겼고, 구독모델을 만들어 돈을 벌고 있다. 무료 버전도 있는데 굳이 돈 내고 쓰는 사람이 있는 이유는, 프리미엄 버전에서는 더 악독한 기상 미션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고난이도 수학문제를 아흔아홉번을 풀어야 알람이 꺼지거나, 혹은 일어난 척 미션하고 다시 누운 게으름뱅이를 겨냥해 기상 재확인용 미션을 제공한다. 어떻게 안 일어나.

심지어 스스로, 미래 가치를 만들어낼 사업에 투자도 한다. 돈 안 빌리고 벌어서 쓰면서 200억 매출에 영업익이 100억원이 넘으니까, 회사 운영이 정말로 효율적으로 돌아가는구나를 느끼게 한다. 효율적으로 운영한다는 것은, 그러니까 “될만한 일에 돈을 쓴다”는 말이 된다. 구인에도 마찬가지다. 다시 말해서, 사람 뽑을 때 매우 깐깐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딜라이트룸은 그래서 스스로를 ‘막강한 소수 정예’라 소개한다. 실리콘밸리에서 이름을 날리는 스타트업들도 실제 내부를 들여다보면 직원이 그리 많지는 않다. 애초에 일당백을 뽑겠다는 뜻이다. 입사 과정은 상당히 까다롭다. 지원자는 석달의 수습 기간을 가진다. 회사는 지원자가 가진 역량을, 지원자는 회사의 조직 문화를 살펴볼 수 있는 기간이다. 역량과 문화가 맞아 떨어지는지는 수습 기간 중 다면 평가를 통해 측정한다.

하루라는 짧은 시간 동안 느낀 딜라이트룸의 조직 문화를 키워드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자율을 강조한 업무 문화
  • 그러나 확실한 시간 관리
  • 동료에 대한 관심, 긍정
  • 그러나 정확한 피드백

프로덕트 오너인 찬은 회사의 핵심 가치를 ‘성장’ ‘자율’ ‘효율’ ‘즐거움’이라고 소개했다. 이 네 키워드가 밸런스를 이루려면, 그래서 일하는 자가 즐거움을 누리려면 정말 일에 집중해서 일이 잘 되는 만큼 성취감을 맛볼 줄 아는 사람이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리더들은 어떤 고민을 갖고 있을까. 마침 격주로 있는 각 스쿼드 PO 회동 점심 시간에 운좋게 신입이 낄 수 있었다. 서로 자주 만나기 어려운 사람들이므로, 함께 밥을 먹으면서 일 이야기를 한다. 오늘의 주제는 팀과 스쿼드, 그 사이에서 무엇을 업무의 우선순위로 둘까이다. 구독 스쿼드를 담당하는 프로덕트 오너 스테판이 고민을 털어놨다. “남는 리소스를 배분할 때 스쿼드 목적 과제와 개발(dev) 과제를 나눠야 할 것 같다”는 것이다.

(왼쪽부터) 신재명 대표, 박상욱 프로덕트 오너, 서승한 프로덕트 오너, 이준원 테크니컬 프로덕트 매니저, 윤찬율 프로덕트 오터. 귀하다는 프로덕트 오너들 대잔치 현장.

이 이야기가 왜 중요하냐면, 회사가 기능 조직인 팀과 목적 조직인 스쿼드를 매트릭스(교차) 구조로 운영하고 있으므로, 두 조직에 동시에 속해 있는 사람들의 경우 업무 간 우선순위를 확실히 해야 하기 때문이다. 열심히 일했는데 “너 왜 그거부터 했어?”라는 이야기가 나오면 서로 맥이 빠진다. 뿐만 아니라, 서로가 생각하는 일의 정의가 다를 수도 있으니 혼선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PO 및 리더 간 교차 확인은 필요하다.

회사의 새로운 비전 중 하나인 ‘슬립 TF’를 맡고 있는 르윈도 말을 보탰다. 알라미가 최근 제공하는 슬립 기능은 수면 사운드를 제공해 잠이 잘 오도록 유도하는 것과, 수면 시작 시간을 기록하도록 해서 총 얼마나 잤는지 수면의 양을 체크하는 것을 중심으로 한다. 어차피 일어나는 시간은 알람 시간으로 기록되기 때문에, 이 데이터로 한 사람의 수면 패턴을 알 수 있다. 르윈은 수면 앱을 한 번이라도 켜 본 사람은 다시 수면 앱 기능을 쓰는 재사용률이 높다는 가설을 세웠고, 이를 지표로 확인하면서 동료들의 의견을 구했다. 끊임 없는 가설과 검증, 기능 개선이 돼야 수면 기능이 활성화될 수 있다는 단에서다.

현재 알라미의 구독 모델은 월 6900원이다. 처음엔 2500원으로 시작해 꾸준히 올랐다. 값은 그냥 올리는 게 아니고 내부에서 AB 테스트를 꾸준히 한다. 가격 인상의 바탕에는 이용자가 납득할만한 기능 추가가 있어야 한다. 신재명 대표는 이를 두고 “음식이 더 맛있어지면 돈을 더 내고 먹듯, 기능을 계속 개발하면서 가격도 그에 맞게 패키징을 해보고 구독자들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꾸준히 테스트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Part3. 시간에 대한 치열한 고민

매주 금요일 오후 3시, 타운홀 미팅이 열린다. 회사로 들어온 고객의 소리, 주요한 업데이트와 결정사항 등 서로가 알아야 할 내용을 나눈다. 가장 흥미로웠던 점은, 자유 발언대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는 사람은 미리 손을 들고, 발표를 준비한다. 이번 주, 그 주인공은 인프라 엔지니어인 윌이다.

윌이 준비한 것은 ‘시간 고수의 시간 관리’. 앞서 언급한 것처럼, 이들은 회의 때 자신이 일주일간 무슨 일을 얼마나 했는지 공유한다. 이를 위해서는 자신의 업무 내용과 들인 시간을 그때그때 체크해 놓아야 한다. 이를 캘린더와 미리 연동, 계산을 자동으로 할 수 있게 한다면? 그 편의성을 높이 사 윌이 직접 프로그램을 만들어 동료들에 배포했다. 역시 터져 나온 함성. 한 줄 평을 하자면, 한마디로 “시간 관리에 미친 회사”.

아무도 시키지 않아도 윌이 홀로 프로그램을 짜서 동료에게 나눠주듯, 업무 효율성 개선을 위한 아이디어를 내는 것을 장려하는 분위기다.

휴대폰이 촘촘히 꽂혀 있는 이 박스는 찬이 아이디어를 내고 심지어 제작도 직접 했다. 알람앱이 성공하려면 디테일이 살아 있어야 한다. 휴대폰 기종에 따라 나올 수 있는 미세한 기능 차이를 모두 테스트해봐야 한다는 뜻이다. 그래서 회사에서는 세계 주요 휴대폰을 대부분 비치하고 있다. 어떤 휴대폰이 회사에 있고, 또 누가 쓰고 있는지를 확인해야 다음 차례를 기약할 수 있는데 장부에 적어서만은 이같은 정보를 한눈에 확인하기 어렵다. 이를 해결하려 만든 휴대폰의 집이다. 카드만 남아 있는 것은, 현재 대여 중인 휴대폰의 자리다. 이런 아이디어들이 쌓이면 남의 시간을, 결국엔 내 시간을 아낄 수 있게 한다.

part 4. 창업자 제이의 마음

[창업부터 비전까지, 신재명(회사이름 제이) 대표와 일문일답]

신재명 딜라이트룸 대표

알람앱이 어떤 가치를 있을까?

아침에 일어나서 원하는 삶을 살 수 있도록 돕는다. 한시간이나 30분 일찍 일어나서 책을 읽든 명상을 하든,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건데, 알라미가 없다면 그 한 시간을 놓치는 거다. 뒹굴뒹굴하면서 늦잠 자던 시간을 아껴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건 사실 가치를 따질 수 없는 일 아닌가.

비즈니스 모델이 광고와 유료 구독이다. 어느 것이 매출 비중이 큰가?

광고가 65% 정도다. 원래 광고가 100%였는데 구독 모델도 빠른 속도로 올라오고 있다.

구독 서비스가 주는 강점에는 수면 관성을 깨우는 외에 어떤 것이 있을까?

무료 버전만으로도 알람을 잘 쓸 수 있다. 그렇지만 그것만으로는 잘 일어나지 못하는 분들이 있다. 더 잘 깨우는 방법이 들어 있는 거다.

지역별로 어떤가?

미국에 이용자가 제일 많고 매출도 절반 가까이 미국에서 나온다.

습관에 지역별 차이가 있나?

일단 한국과 일본 같은 경우 미국보다 일찍 일어난다. 그런데 지역별 차이보다는 코로나 팬데믹 때 특징이 좀 있었다. 코로나가 터지고 나서 모든 국가의 알람 시간이 뒤로 미뤄졌다.

재택하니까 준비하는 시간이 줄어들었겠다

그리고 엔데믹 되면서 기상 시간이 다시 당겨졌다. 미션 같은 경우에는, 인도나 한국 같은 곳은 수학을 잘하니까 기본적으로 난이도를 어려워하지 않는다. 처음에는 두 자릿수 더하기 한 자릿수를 가장 쉬운 난이도로 제공했다. 그런데 미국에서는 이게 어떻게 쉬운 문제냐, 어렵다는 이야기가 나와서 한 자릿수 더하기 한 자릿수가 추가로 생겨났다. 미국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계산 패턴이다.

기상 시간이나 습관과 관련한 데이터가 많이 쌓이면 사업 확장도 가능하지 않을까? 계획이 있나?

수면까지 확장 가능하다. 그렇게 되면 이 사람이 몇시에 잠들어서 얼마나 자는지를 알 수 있다. 이런 습관은 정신건강에도 영향을 끼친다. 아직은 기상 데이터만 모으고 있는데, 올해부터 수면 기능을 강화하면서 관련 데이터도 모을 예정이다. 그렇게 되면 수면의 질을 알 수 있고, 결국에는 ‘웰니스(wellness, 신체적, 정신적, 그리고 사회적으로 건강하고 안정된 상태)’를 알 수 있게 되는 거다.

우리는 이 웰니스를 정량화하려 한다. 아침 컨디션이 어떤지, 이를 개선하기 위한 여러 요소 – 수면 부족 여부, 잠드는 시간 등- 를 우리가 알고 있으니까 결국에는 헬스케어 쪽으로 넘어갈 거라고 본다. 수면 습관을 교정하거나 더 나아가서는 심리치료를 위한 디지털 치료제 처방에도 우리 데이터가 쓰일 수 있을 거다. 아직은 시기상조지만, 장기적으로는 잘 자고 잘 일어나는 데이터를 모으고 사용자들이 계속해 알라미에 남아 있게 만들 수 있다면 나중에 디지털치료로 넘어가는 건 자연스러울(smooth) 거라고 본다.

데이터를 모으는 부문에서 가장 경쟁자는 하드웨어 OS 만드는 회사가 될텐데. 자체적으 하드웨어를 만들 생각은 없나?

그런 생각은 없다. 우리 강점을 알기 때문에 역량에 뾰족하게 집중한다. 대신 그런 하드웨어를 마드는 곳과는 협업하거나 투자할 가능성이 있다. 예를들어, 2021년에는 매트리스를 만드는 삼분의일에 투자했다. 센서가 깔려 있고 온도 조절이 되는 매트리스를 거의 다 개발했다.

뒤척임 같은 것을 추적할 있겠다. 하드웨어 확보 차원에서 투자한 건가?

삼분의일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전략을 갖고 있는 걸 알고 있었고, 그 측면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겠다고 봤다.

앞으로 계획은 어떻게 되나?

아직도 대부분 사람들은 알람을 유틸리티라고 생각한다. 일어나는 시간을 알려주는 도구 정도에 머물러 있는 것이다. 우리가 원하는 건 알람의 본질을 재정의 하는 거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모든 업이 재정의되고 있지 않나. 예를 들어서, 노트 앱 같은 것만 해도 그냥 폰에서 메모하면 끝이었다. 지금은 클라우드 발전과 함께 “언제 어디서나 쓰고 볼 수 있는 것”이라는 의미가 추가됐다. 마찬가지로 알람의 본질이 나중에도 계속 똑같을까?

알람 본질은 어떻게 바뀔까?

원하는 시간에 깨우는 것만으로 알람의 역할이 끝나는 게 아니라고 본다. 왜 그 시간에 일어나려고 하느냐면, 결국에는 자기가 원하는 아침을 만들기 위해서다. 원하는 시간에 이왕이면 개운하게일어나고, 성공적인 아침을 보내고 싶은 건데 그러려면 알람의 책임 범위가 굉장히 확장되어야 한다. 일단, 잠들기 전부터 잘 잘 수 있도록 케어해야 하고, 자는 과정도 잘 컨트롤해서 아침에 쉽게 일어나도록 돕고, 이후엔 원하는 첫 행동을 하게 하는 것 까지가 알람이 가지고 있는 책임 범위라고 본다.

낮시간 관리하는 마이루틴 인수했다. 앱을 합치면 인간의 24시간을 관리할 있으니까 모아지는 데이터가 많을 같다. 구상하는 계획이 있나?

지금처럼 성공적인 아침을 만드는 것만도 굉장히 큰 비전이다. 하지만 만약 그렇게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데까지 간다면, 결국 ‘성공적인 하루’를 만드는 것으로 비전이 갈 것 같다. 성공적인 아침에서 시작해 성공적인 오후, 성공적인 저녁, 그래서 결과적으로 성공적인 하루 전체를 커버할 수있는 플랫폼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성공 뭘로 정의하나?

아침으로 치면 크게 세 스텝으로 나뉠 수 있을 것 같다. 기본적으로 제 시간에 일어나야 하고, 이왕이면 쾌적하게 개운하게 일어나는 것, 더 나아가서 내가 하고 싶은 첫 행동을 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단순히 누워서 소셜미디어를 하는 것 말고, 자기가 아침에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첫 행동까지 유도하는 세박자가 만족이 되면, 그 누구라도 “성공적인 아침”이라고 이야기 할 것 같다.

가장 고민하는 것은?

제 머리 속 생각의 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결국 좋은 사람을 어떻게 뽑을까냐다. 그리고 나머지 반은 제품 고민이고.

정도 뽑을 생각이 있나?

당장은 열명에서 스무명 이내다. 그러나, 좋은 사람을 뽑는 데에는 딱히 정해진 T/O(정원)는 없는 것 같다.

사람이 좋은 사람인가?

회사의 핵심 가치와 맞아야 한다. 회사 성장이 가파른데, 이 속도를 따라갈 수 있어야 할 뿐더러, 자기가그 속도보다 더 빨리 성장할 수 있는 그런 DNA를 가진 분을 원한다. 누가 밀어서 성장하는 게 아니라 진짜 자기 스스로 성장하려 노력하고 푸시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 말이다. 이런 분들에게 회사에선 자율을 부여한다. 자율을 책임지고 가져갈 수 있고, 결국은 성과를 낼 수 있는 사람이 (회사 입장에서) 좋은 사람이다.

알람 계획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거다. 그런데 조직문화는 상당히 자율에 맞춰져 있다는 느낌이다. 자율이 강조되면 의견 조율은 되나

쉽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인재 밀도를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한다. 경험을 해보니 사람 하나 하나를 규칙으로 콘트롤 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더라. 사람이 많아지면 더욱 그럴거다. 그러니 결국은 ‘결’이 맞아야 한다. 말하지 않아도 생각하는 게 비슷해야 조직 운영도 쉽다. 좋은 사람이라는 평가에는 역량도 그렇지만, 문화적으로 비슷한 사람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렇 괜찮은 사람은 데리고 오기 쉽지 않은데. 어떤 당근이 있나?

가장 만족도 높다고 나오는 대답은 역시 인재 밀도다. 회사에서 일해보면 다들 느끼겠지만 사실 내 옆에 있는 동료가 존경(respect)할 수 있는 사람인 경우는 많지 않다. 존경할 수 있는 사람으로만 채우는 게 우리의 목표다. 그런 사람으로만 채우면 성장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남혜현 기자> smilla@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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