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은 투심 속 뱅크샐러드는 ‘생존’할 수 있을까

뱅크샐러드가 지난해 손실과 성장을 동시에 한 해를 보냈다. 지난해 말부터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된 가운데, 회사가 적자 폭을 줄이기 위해 올해 어떤 캐시카우를 확보할지 주목된다. 올해 뱅크샐러드는 지난해 성장을 견인한 대출비교 서비스와 건강관리 서비스를 기반으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12일 전자공시시스템 다트에 따르면, 마이데이터 기업 뱅크샐러드의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8% 증가한 약 44억원, 영업손실은 10% 늘어난 약 461억원을 기록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매출액 성장을 견인한 것은 대출비교 서비스다. 뱅크샐러드는 금융사의 대출상품을 사용자에게 중개하고 있는데, 이때 중개의 대가로 금융사로부터 받는 수수료가 주요 매출원이다. 

뱅크샐러드 관계자는 “금융상품을 통한 매출이 꾸준하게 늘고 있으며, 특히 대출 상품의 경우 연초에 비해 제휴사가 대폭 늘어 매출이 증가했다”며 “매출이 건강 분야로 확대되어 다양한 수익 모델을 만들어내고 있어 영업수익이 약 28%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또 지난해 회사의 적자가 전년 대비 늘어난 것은 금융 마이데이터로 인한 비용 문제 때문이다. 지난해 금융 마이데이터가 정식으로 시행되면서 뱅크샐러드는 관련 인프라 등의 구축으로 비용이 투입된 것이 적자에 영향을 미쳤다고 전했다. 

관련해 회사 측은 “연도말 기준으로 적자폭이 크게 감소하고 있다”며 “적자 상황의 경우 연초 금융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 의무화에 따른 인프라 비용 영향이 있었는데, 올해 영업수익을 더 확보해 재무 건전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적자폭을 더 감축시킬 예정”이라고 말했다.

관건은 올해다. 이 설명대로라면 올해 회사는 마이데이터 사업을 영위하면서 발생하는 비용이 더 커진다. 올해부터는 API 과금체계가 본격적으로 도입되기 때문이다. 아직 당국에서 구체적인 가격을 정한 것은 아니지만, 내년 상반기 중으로 과금체계를 마련해 올해 분부터 과금할 계획이다. 따라서 올해부터 마이데이터 기업은 API 인프라 유지 비용과 API 이용 비용이 발생한다.

이런 까닭에 핀테크 기업들은 당국에 마이데이터 과금 체계를 과도하게 산정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한다. 뱅크샐러드 또한 지난 3월 열린 국회 토론회에서 “데이터 가공, 분석, 서비스를 위한 마이데이터 사업자의 부담도 적지 않다”며 “마이데이터 사업자 역시 큰 비용을 부담하면서 생태계를 만들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회사는 올해 비용절감과 캐시카우 확보라는 큰 틀에서 두 가지 키워드에 집중한다. 올 초 일부 직원들을 대상으로 구조조정을 한 것도 이 일환에서다. 경기와 투자시장이 좋지 않은 것에 따른 선택과 집중의 결과다. 

아울러,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뱅크샐러드 위기설’에 대해 회사 측은 투자금이 남아있어 향후 몇 년 간 회사의 생존에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말 기준 회사의 유동자산에서 유동부채를 빼면 약 534억원 가량 남는다. 

회사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활성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며 “다른 곳에 비해 자금이 어려운 상황이 아닌 만큼 장기적으로 (투자금을) 끌고 가고 효율적으로 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뱅크샐러드는 대출제휴, 건강부문을 회사의 주력 서비스이자 캐시카우로 이끌어나갈 계획을 세우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대출 예·적금 분야는 제도적 기회가 생기는 만큼 성과가 기대된다”며 “대출의 경우 제휴사가 대폭 늘고 있어 기회로 작용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건강분야는 유전자검사를 중심으로 한다. 사용자에게 유전자검사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해, 결과를 바탕으로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내용이다. 이때 유전자검사는 기업간기업(B2B) 형태로 제휴 기업과 함께 제공하며, 이로 인해 발생하는 중개비는 뱅크샐러드의 수익이 된다.

뱅크샐러드 관계자는 “건강 분야도 유전자 검사 성공으로 다양한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하고 있고, 앞으로도 건강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고도화하며 서비스를 확장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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