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Perf 벤치마크서 퀄컴·엔비디아 제친 리벨리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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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시 : 2025년 1월 23일 (목) 14:00 ~ 15:10

국내 스타트업 리벨리온의 데이터센터용 칩 아톰(ATOM)이 인공지능(AI) 반도체 벤치마크 테스트 엠엘퍼프(MLPerf) 테스트 결과에서 퀄컴, 엔비디아 등 글로벌 팹리스 기업 제품보다 높은 성적을 기록했다. 그간 국내 AI반도체 기업이 MLPerf 컴퓨터 비전 부문에만 참가했던 것과 달리 리벨리온은 컴퓨터 비전과 언어 처리 두 부문 모두 참가했고, 글로벌 대기업 대비 높은 성적 지표를 나타냈다.

5일(현지시각) 공개된 MLPerf 벤치마크 결과에 따르면, 리벨리온 아톰은 이번 MLPerf 벤치마크에서 컴퓨터 비전 처리속도 0.239밀리초(ms)를 기록했다. 이는 엔비디아의 엔터프라이즈 서버용 GPU T4(0.82ms)에 비해 3.4배, 퀄컴의 추론 솔루션 클라우드 AI 100(0.34ms)에 비해 1.4배 높은 수치다.

언어모델 BERT 부문에서는 4.3ms의 처리속도를 보였다. 같은 테스트에서 엔비디아 T4와 퀄컴 AI 100는 각각 6.09ms, 7.55ms가 걸렸다. 아톰 성능이 1.4~1.75배 높은 것이다. BERT 부문은 엔비디아, 구글, 퀄컴 등 빅테크 기업이 주로 참가한다.

리벨리온은 “이번 MLPerf 결과는 아톰이 언어모델과 비전모델을 동시에 지원할 뿐만 아니라, 두 부문 모두에서 국내외 경쟁사 대비 압도적인 성능을 갖췄음을 증명한 셈”이라고 말했다.

리벨리온이 개발한 아톰 보드(출처=리벨리온)

MLPerf는 크게 컴퓨터 비전, 추천 시스템, 언어 처리, 메디컬 이미지 부문에서 테스트가 진행된다. 그 중 데이터센터용 AI반도체의 성능을 입증해줄 수 있는 분야는 컴퓨터 비전과 언어 처리다. 따라서 리벨리온은 컴퓨터 비전과 언어 처리 부문에서 아톰 테스트를 진행했다

김효은 리벨리온 최고제품책임자(CPO)는 이번 MLPerf 벤치마크 테스트 결과에 대해 “대부분의 국내 팹리스 기업은 MLPerf 벤치마크 테스트 중에서도 하나의 분야에만 주력하곤 했다”며 “하지만 리벨리온은 컴퓨터 비전과 언어 처리, 두 부문에서 퀄컴, 엔비디아 등 대기업을 제치고 가장 높은 점수를 얻었다”고 말했다.

리벨리온은 좋은 성능의 AI반도체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하드웨어 기술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많은 AI반도체 기업이 제품 성능을 높이기 위해 소프트웨어 기술을 개발하고, 컴파일링(특정 프로그래밍 언어를 다른 언어로 번역하는 기술) 성능 개선에 주력한다. 하지만 아무리 소프트웨어 부문에서 변수를 가해도 하드웨어가 받쳐주지 않으면 일정 수준 이상 성능을 개선할 수 없다는 것이 리벨리온의 설명이다.

박성현 리벨리온 대표는 “물론 AI에 접목되는 분야이기 때문에 소프트웨어나 컴파일링 역량을 확보해야 가속기 성능을 끌어올릴 수 있는 것은 맞지만, 그럼에도 반도체이기 때문에 하드웨어 기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반도체 설계 기술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아무리 소프트웨어를 비롯한 기술을 개발해도 물리적 한계 때문에 성능 지표가 높게 나올 수 없다”고 설명했다.

아톰은 삼성 파운드리 5나노 공정으로 2024년 1분기 양산 예정이다. 국내에 위치한 타사 AI반도체 스타트업이 각각 14나노, 28나노 공정으로 생산하는 것과 달리, 미세 공정을 적용했다.

박성현 대표는 “미세 공정을 도입하면 생산 과정에서 단가는 올라가지만, 추후 고객사의 운영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며 “8나노 공정을 도입해 생산하는 방안도 고려했지만 노드가 점차 미세화되는 추세이기 때문에 성능, 전력 및 추후 반도체 시장 변화를 고려해 5나노 공정 도입을 고수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이번 MLPerf 벤치마크 테스트 진행 배경에 대해 “업계에서 더 큰 실력을 인정받고 성장하기 위해서는 객관적인 성적 지표가 필요하다 판단했다”며 “이번 성능 지표는 리벨리온의 기술력을 입증할 수 있는 계기가 됐는데, 이번 지표를 기반으로 국내외 사업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리벨리온은 한국 시장의 강점을 살려 추후 시장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는 포부도 가지고 있다. 박성현 대표는 “우리나라는 삼성전자라는 훌륭한 파운드리를 보유하고 있고, 디자인 하우스 에코시스템 경쟁력도 확보하고 있다”며 “따라서 국내 기업은 AI, 그 중에서도 가속기 부문에서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한편, MLPerf는 2018년 5월부터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스탠포드, 하버드 등 기업과 연구기관이 모인 그룹 ‘ML커먼스’에서 진행하는 테스트다. AI를 기술을 뒷받침하기 위한 가속기 시장이 성장하면서 수많은 칩이 세상에 등장했는데, 업계는 이를 객관적으로 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그 역할을 MLPerf 벤치마크가 담당하고 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배유미 기자>youm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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