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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서를 보다 빠르고 쉽게”…AI로 도약하는 ‘폴라리스오피스’

스마트폰으로 들어온 메일에 붙은 PDF나 다운 받은 워드파일, PC에 저장돼 있는 파워포인트 자료까지 눈앞에 한 방에 부려놓는 솔루션이 있다. 다양한 포맷 지원으로 사용자들의 눈과 손이 되는 ‘폴라리스오피스’가 그것. 이제 폴라리스오피스가 인공지능(AI)의 힘으로 새로운 도약에 나선다.

최근 서울 구로구 사옥에서 만난 이해석 최고운영책임자(COO·사진)는 “폴라리스오피스가 없었다면 스마트폰에서의 업무 진행이 수년은 느려졌을 것”이라며 “포맷 종속, 유료 과금 등 기존 오피스 애플리케이션들의 제약을 해결해 사용자들이 불편을 겪지 않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폴라리스오피스는 2011년 LG와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에 기본 탑재되면서 시장에 이름을 알렸다. 이어 2014년과 2015년 각각 클라우드와 PC 버전을 선보이며 “문서 뷰어 ·편집 앱은 폴라리스 오피스”라는 인식을 뿌리내렸다.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를 비롯해 한컴 등 문서 포맷의 주인들이 속속 자사 앱을 내놓으면서 폴라리스오피스도 돋보이는 강점이 필요해졌다. 그래서 더 집중한 게 호환성과 정합성이다.

HWP나 DOC, PDF 등 포맷 자체는 이를 만든 제작사가 소스코드 하나라도 더 속속들이 알고 있겠지만, 복잡한 기술적 내용을 제외하고 일반적으로 쓰는 기능 거의 대부분은 훌륭한 퍼포먼스를 낸다는 게 이해석 COO의 말이다.

그는 “특정 업체 종속 포맷의 경우는 제작사보다 잘 만들기는 어렵다”면서도 “사용자들이 사용하는 기능의 99% 이상을 호환할 수 있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편집이나 뷰어 정도만 쓰는 데 마이크로소프트나 한컴, 어도비 등 포맷 제작사들의 앱을 따로따로 사는 건 부담이다. 폴라리스오피스는 여러 포맷에 꼭 필요한 기능을 제대로 넣어 범용성을 키웠다. 올해 기준으로 전세계 1억2000만명이 쓰며 명실상부 글로벌 앱으로 자리 잡은 것도 그 덕이다. 한국에서만도 최소 2000만명 이상이 폴라리스오피스를 쓴다.

다만, 무료 사용자 위주의 비즈니스 모델은 성장성에 대한 우려를 낳기도 한다. 지금 사용자의 2~30% 정도가 유료 버전을 사용하지만, 나머지는 광고가 붙은 무료 버전을 ‘쓰다 보니 쓰는’ 상황도 적지 않다. 일종의 락인(Lock-in) 효과로도 볼 수 있지만, 더 많은 헤비 유저를 모으기 위해서는 꼭 해결해야 할 과제다.

이해석 COO도 이 같은 우려를 알고 있다. 그는 “무료 요금제를 유지해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오피스 앱이 되는 것은 앞으로도 유지할 것”이라면서도 “이를 위해서는 광고에 따른 불편을 해결하기 위해 많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폴라리스오피스가 꺼내든 카드는 ‘플랫폼화’다. 이를 통해 비즈니스 모델 다각화를 꾀한다. 지난해부터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커머스, 블록체인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폴라리스오피스 내에 자체 OTT ‘오만TV(오피스 만들다 만든 TV)’와 유저 전용 쇼핑몰 ‘오만시장(오피스 만들다 만든 시장)’을 론칭하고, 서비스를 더 많이 활용할수록 무료이용 등의 혜택을 주는 형태로 비즈니스 모델에 변화를 줬다.

이 뿐만 아니다. 아예 앱 자체의 체질도 바꾼다. AI가 선봉에 선다. 챗GPT를 붙인 ‘폴라리스 오피스 AI’를 개발하고 현재 사전예약을 받는 중이다.

폴라리스 오피스 AI는 챗GPT를 비롯해 ‘하이퍼클로바’ ‘스테이블 디퓨전’ 등 다양한 생성AI 모델을 적용한다. 문서에 몇몇 사항을 입력하면 자동으로 기획서나 자기소개서를 입력해 주거나, 원하는 내용을 입력하면 파워포인트 슬라이드를 만들어주는 식이다. 그냥 편집만 하는 게 아니라 수고를 줄여 업무 효율을 높이는 종합 문서 앱으로의 진화를 꿈꾸는 셈이다

이 COO는 “파인튜닝을 거쳐 문서에 적합한 AI 기술을 쉽고 일관적인 인터페이스로 사용자에게 제공하려고 한다”며 “사용자가 쉽게 이용할 수 있는 다양한 기능을 계속 추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AI 기술이 작성자의 역할에 변화를 가져오고, 문서를 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작성할 수 있게 되며, 완성도 또한 높일 수 있다”며 “AI 기술을 빠르게 접목해 사용자의 편의성을 극대화하겠다”고 말했다.

성공 방정식이 휙휙 바뀌는 산업계, 그중에서도 기술 발전이 빠른 IT 업계에서 폴라리스오피스가 변화를 꾀하는 것도 필수불가결한 일이었을 테다. 어떻게 보면 폴라리스오피스의 정체성을 바꾸는 큰 변곡일 수도 있다.

“기존의 성공을 계속 가져가면 당연히 10년 뒤에는 막힐 수밖에 없죠. 고정관념을 없애는 게 중요합니다. 폴라리스오피스도 여러 차례 위기를 겪었지만 슬기롭게 극복했어요. AI가 또 다른 도약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진호 기자>jhlee26@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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