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짬바] 콘텐츠 한우물, 세상 흔드는 슈퍼IP 파겠다

전자책은 성장이 더딘 산업이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데, 전자책은 주류로 올라오기는 커녕 아직도 성인 단행본 시장의 5~6% 수준에 머문다. 그렇다고 전자책이 잘 안 나가느냐? 그건 또 틀린 말이다. 전자책의 한 갈래인 웹소설과 웹툰은 지금 도서 시장을 아주 씹어먹는 중이다. 웹소설과 웹툰을 포함한 전자책 판매규모는 일반 단행본 시장을 훨씬 넘어선다. (2021, 한국출판산업의이해, 이은호).

큰 돈 안 되는 단행본 전자책부터, 지금은 돈 벌어오는 황금송아지 웹툰까지. 20년 간 그 모든 분야를 고루 거치며 디지털 콘텐츠 외길을 파고 있는 정은선 오렌지디 대표(=사진)를 최근 서울 강남의 위워크에서 만났다. 오렌지디는 디지털 콘텐츠 플랫폼 리디의 자회사로, 웹소설과 웹툰, 종이책 등 장르를 오가며 콘텐츠 IP를 만들어내는 곳이다. 정 대표는 지난 2020년 리디에 합류, 오렌지디를 만들었다.

시간을 좀 더 거슬러 올라가서. 정 대표를 처음 본 것은 대략 12년 전이다. 세상을 뒤바꾼 스마트폰 ‘아이폰’이 한국에 상륙한지 딱 1년 되던 때였는데, 당시만 해도 종이책 출판사에 디지털 콘텐츠는 남의 나라 이야기이던 시기기도 하다. 위즈덤하우스가 2010년 9월, ‘박선주의 하우쏭’이라는 앱북을 만들어서 애플 앱스토어 등록 승인을 신청했다는 소식을 듣고는 그에게 연락했다. 정 대표는 당시 분사장으로, 위즈덤하우스의 디지털 콘텐츠 사업을 총괄했다. 그 이전에는 출판계에 ‘온라인 마케팅’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들고 들어간 인물이기도 하다.

정 대표는 당시에도 ‘원 소스 멀티 유즈’를 말했었다. 지금으로 치면 슈퍼IP를 발굴, 이를 웹소설이나 웹툰, 영상, 게임 등 장르 불문하고 연결시키는 것이다. 시간이 흐르고 몸담은 곳은 달라졌어도 결과적으로 정 대표가 하려는 일은 같다.

이번에 정 대표를 만나기로 한 데는 이런 궁금증이 자리잡아서다. 한 우물을 20년간 팔 수는 있다. 그런데, 어떻게 자신의 역할이 산업계에서 주류가 아님에도 뚝심있게 사업을 진척시켜 나갈 수 있었을까? 출판사에서 플랫폼으로, 산업의 변화에 따라 자신이 역할을 바꿀 수 있었던 동력은 무엇일까? 그 노하우를 후배들과 공유한다.

정은선 오렌지디 대표

우리가 2010 9월에 처음 만났다. 그때 위즈덤하우스에서 박선주의 하우쏭이라는 종이책을 아이폰용 애플리케이션으로 만든다고 해서, 신기해서 연락했던 기억이 난다

평면적인 책에서 살아 있는 책을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그런 시도를 해보고 싶었던 때다. 당시엔 전자책에 출판계가 큰 관심이 없던 때였지만, 아이폰이란 스마트폰이 들어와서 가능성은 보였던 때이기도 했다. 북잼이라는, 전자책을 ‘앱’으로 만들어주는 회사가 생기기도 했고. ‘하우송’을 통해서 책 안에 노래와 악보를 넣어서 내용을 더 풍부하게 만드는 그런 시도를 했던 거다.

그런 시도는 위즈덤하우스가 빨랐던 아닌가

그렇다. 그리고 ‘와장창’ 실패를 했고(웃음). 그 실패 사례로 강의를 많이 했다. 출판에서 왜 이런 새로운 시도가 잘 안됐는지.

안됐다고 판단하나?

책이라는 속성이, 스마트폰에서 소구하는 콘텐츠의 본질이 아니었던 거다. 그래서, 스마트폰에 맞는 콘텐츠를 기획하고 개발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출판사에서 일했지만 포인트를 아니라 스마트폰에서 콘텐츠 방점을 뒀다

그렇다. (사람들이 콘텐츠를 보는) ‘윈도우’가 달라졌으니까. 그 창에 맞는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 전에 우리가 가진 재료가 ‘책’이라는 것을 감안해야 했다. 책이라는 재료를 살려서 스마트폰과 어울리는 콘텐츠를 만들면 반응이 있지 않을까.

그런 가설을 세웠는데,

그런데 아니더라. 굉장히 구현이 어려웠고 비용도 많이 들었다. 가장 큰 문제는 반응이 별로 없었다는 거다. 오히려 별 내용 없어 보이는데 가볍게 나눠져 있는 그런 콘텐츠가 스마트폰에서는 훨씬 더 큰 반응을 일으켰다. 그리고 그때, 카카오페이지가 딱 만들어졌다.

카카오페이지도 처음부터 되진 않았다

3년 정도 지나고서는, 판타지 웹소설 <달빛 조각사>를 론칭하면서 방향성을 잡아가는 것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그렇지만 출판사에서 바로 웹소설로 진입하기는 어려웠다. 그래서, 나중에 영상으로 활용할 수 있는 IP를 주목했다. 웹소설 작가님께는 영상화가 될만한 웹소설을, 시나리오 작가님께는 웹소설을 써달라고 제안하기도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일반 출판 문학과 웹소설을 이어주는 중간 문학을 시도한 거다. 그런데 그 결과도 썩 좋진 않았다.

그냥 들어도 어려운 같다. 본격적으로 웹소설 산업으로 넘어온 언제인가?

위즈덤하우스에서 웹소설, 웹툰 플랫폼인 ‘저스툰’을 만들었다. 그 플랫폼이 만들어지기 직전 해에 웹소설에 뛰어들었다. 저스툰이 만들어진 게 2017년이니까, 2016년 쯤?

당시에 분사장으로, 저스툰의 웹소설 사업을 맡았던걸로 기억한다

저스툰이 웹툰에 방점이 있었지만, 노블코믹스도 성공하던 때였고 웹소설은 노블코믹스의 원천콘텐츠로 같이 가져가는 부문이기도 했다. 그래서 신규 사업에 합류했다.

지금 담고 있는 오렌지디 이야기로 넘어오지 않았는데도 디지털 콘텐츠 산업에서 일한 역사가 길다. 하필 디지털 콘텐츠를 업으로 삼았나?

20대의 내가 새로운 매체나 문화에 호기심이 많았다. 인터넷, 그러니까 ‘월드 와이드 웹(WWW)’이 막 시작됐을 때, 그게 무엇인가를 공부하면서 웹기획자가 됐다. 그리고 책도 좋아했다. 고등학교 때는 문학동아리 활동을 했다. 웹을 공부했고 문학을 좋아했는데, 마침 운이 좋게도 위즈덤하우스와 연이 닿았다. 당시에 사장님이 ‘디지털 콘텐츠 팀’을 만들자면서 손을 내밀었다.

업력이 출판사들이 많은데. 위즈덤하우스가 당시엔 비교적 신생 출판사여서 그런 새로운 기획이 가능했을까?

그 당시 종이책 출판사는 보수적인 면이 있었던 것 같다. “온라인으로 뭘 할 수 있는데?” 이런 분위기가 있었고. 하지만 다른 산업에서는 인터넷 마케팅이라는 것이 굉장한 효과를 보던 때이기도 하다. 어쨌든 내가 웹 기획을 했고, 그쪽을 계속 팠으니, 분명히 출판도 디지털로 인해 바뀔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 그런데 왜 이걸 모르지? 이런 생각도 들었고.

답답했겠다

“그래? 그럼 내가 증명해줄게” 이런 욕심이 생겼던 것 같다. 출판사에 와서 온라인 마케팅을 하게 됐는데 아무래도 책을 좋아하다보니, 책을 읽고 독자에게 얘기하고픈 내용을 뽑아내는 것이 아주 즐거웠다.

원래 맡았던 것보다 많은 일을 의도적으로 시도하는 타입인가?

그렇다기보다, 온라인으로 무언갈 할 수 있는 DNA가 당시엔 조직에 없었다. 온라인이라는 창구를 통해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는 사람이 나밖에 없었다. 어떤 방향성을 가지고 가야할지, 지시가 없었으므로 그냥 내가 길을 찾아 간 거다. 웹기획자로 들어왔지만 출판에서 온라인 마케팅이 필요해보였고, 반드시 시너지가 날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운이 좋게도 내가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도록 회사 대표님이 지지해줬다.

그런 노력이 언제 빛을 봤나

<살아 있는 동안 꼭 해야 할 49가지>라는 책을 내면서, 부모님 발 닦아드리기 사진을 올리는 블로그 마케팅을 했다. 이 책의 내용 중에서 나온 아이디어이기도 하고 좋은 뜻이 담긴 기획이었는데, 이 마케팅을 하면서 통상 한달에 2만부 팔리던 책이 같은 기간 10만부가 넘게 팔렸다. 몇배의 효과를 본 것이다.

조직 내에서 다른 일을 하는 사람이 낸 첫 성과다. 그래서 든 생각인데, 외롭지 않았나? 같은 회사 안에서 나 혼자 다른 일을 한다는 것이

처음 2년 정도는 그랬다. 이거는 되는 일인데, 왜 몰라줄까 하는(웃음). 오기도 있었지만, 그래도 내가 책을 좋아하는 마음이 컸다.

힘들어도 결국은 결과를 보여줬다

사람을 받아들이는데 조직도 시간이 필요하다. 조직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라, 새로운 직군을 이해하고 그 직군이 성과를 내도록 기다려 주는 시간 말이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성과가 나왔다. 이후 조직 내에 마케터 출신 대표가 부임하면서 디지털 콘텐츠에 관심을 많이 보이고 지원을 해주신 것도 새로운 시도를 하고 성과를 내는데 많은 영향을 줬다. 그 덕분에 내가 위즈덤하우스에서 ‘1호 우수사원’으로 선발되기도 했고(웃음).

축하드린다(웃음). 그간 대표를 만나면서 느낀 것이, 결과적으로 나은 서비스를 만들기 위한 외부 네트워킹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거였다. 통신사나 포털 같은 곳들과도 만나는데, 당시 출판사들은 그런 분위기가 아니었을텐데

일단 너무 한 동네에서만 놀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외부에 굉장히 많은 파트너가 있는데. 그리고 온라인 마케팅을 하려면 그 당시 네이버, 다음과도 손 잡아야 하지 않겠나, 그런 생각으로 문을 두드렸다. 그런 분들을 만나서 콘텐츠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콘텐츠라는 알맹이와 비즈니스가 접목이 돼서 매출까지 이어지는 그런 기획이 만들어지곤 했다.

이야기를 하다보면 아이디어나 기회가 자꾸 보인다. 그러면 “우리 이런거 하면 어때요? 좋아요?”이렇게 대화를 나누다보면 정말로 실행이 된다. 그런 식으로 일이 진행된 경우가 많다.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마케팅의 본질은 무엇인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 콘텐츠에 같이 녹아들어야 진짜로 소통이 일어난다고 본다. 정확한 타깃, 정확한 콘셉트가 정해져 있는 콘텐츠가 나와야 그다음에 마케팅이 흐를 수 있다. 그간의 경험을 살펴보면 기획이 희미한 것은 흥행하지 않더라.

웹툰 플랫폼을 처음 출판사에서 만든 것도 위즈덤하우스에서였다. ‘저스툰’ 같은 시도를, 더 큰 출판사도 하지 않았었는데. 그 결정엔 어떤 배경이 있었나?

미생이 연재가 됐고, 드라마화가 되면서 당시 다니던 출판사가 디지털 콘텐츠에 대해서 한 번 더 점프업 하는 계기가 됐다. 하나의 IP가 얼마나 파괴력이 있는지, 그걸 회사에서 몸소 체험한 것이다. 우리 모두가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이니, 더 크게 일을 해보자고 했고 투자가 들어왔다.

미디어 변화를 민감하게 받아들인다

미디어의 변화에 따라 콘텐츠도 계속 변화가 된다는 걸 현장에서 느꼈다. 라이프 스타일이 변하면 콘텐츠를 읽는 방식도 바뀌니까 사람들의 라이프 스타일이 어떻게 달라지고 있는지를 계속 관심을 가지고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말로는 알겠지만 막상 하라고 하면 잘 못할 것 같다. 어떻게 사람들의 라이프 스타일이 달라지는지 서치할 수있나?

종합적인 것 같다. 뉴스도 보고 전문가도 만난다. 전문가 분들은 현장에서 일어난 일을 그냥 이야기 해주는 것인데, 그런 이야기들을 종합해서 듣다보면 결국에는 큰 도움이 된다. 변화가 몰고 올 미래를 예상하면서, 스스로 뭔가를 정리해가는 거다.

말씀을 듣고 보니 “흐름을 빨리 읽고, 변화에 호기심을 가질 것. 네트워킹을 만들어 기회를 찾고, 자기 업에 대한 정의를 계속해 나갈 것”으로 정리된다. 이 중에서 콘텐츠 업계 종사자에 가장 필요한 역량은 무엇이라고 보나?

일단은 좋아해야 한다. 좋아하고 난 후에 호기심이 생기면 계속 시도하게 된다. 이렇게 했을 때 어떤 결과가 나올지, 그런 궁금함이 있어야 하고, 실패를 하더라도 그대로 멈춰서는 안 된다. 어떤 반응을 기대하고 일을 해봤는데 실패하면, 그러면 이건 아니었구나 하고 털고 또 다른 호기심을 갖고 시도하는 게 중요하다.

이후에는 플랫폼인 리디로 왔다. 선택은 이뤄졌나?

콘텐츠 제공업체(CP)에서 일하면서 플랫폼이 중요하다는 걸 알았다. 반대로 플랫폼 입장에서도 콘텐츠가 너무 중요한 시대가 됐다. 그러다보니 각자의 플랫폼에서 자체 콘텐츠를 많이 개발하고 그걸 띄우기 위해 노력하는 방향으로 흐른다고 봤다. 앞으로 CP는 콘텐츠 플랫폼 없이는 어려울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 상황에서 리디와 싱크가 맞았다. 내가 가진 노하우가 리디라는 플랫폼과 미디어가 성장하는데 기여할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있었다.

리디에서 오렌지디가 맡은 역할은 무엇인가?

원천 IP 개발과 IP 콘텐츠 비즈니스를 모두 한다. 그 윈도우가 웹소설일 수도 있고 웹툰이나 종이책일 수도 있다. 우리가 갖고 있는 좋은 콘텐츠를 어떤 형식이든 확장가능하게 기획하려고 노력한다. 또, 리디의 콘텐츠 허브 역할도 한다. <시멘틱 에러>와 같은 작품을 영상화하는 일도 오렌지디가 하고 있다. 웹툰의 OST나 뮤직비디오를 만드는 것도 새로운 시도였다. 각 작품의 굿즈를 만들어 파는 것을 포함해서, IP로 할 수 있는 모든 영역을 해보려고 한다.

지금도 콘텐츠가 은가?

좋으니까 한다. 내가 만약 이 일을 그만 둔다면, 그때는 더 이상 호기심이나 재미를 못 느낄 때일 것 같다.

계속해 일이 재밌다는 , 그리고 커리어가 이어진다는 것은 후배들이 보기에 매우 부러운 부분이다. 같은 산업계의 후배들이 가장 궁금해할 가지일 같다. 산업이 언제까지 유망할까? , 디지털 콘텐츠에서 오래 벌어먹고 있을까?

일단, 지금의 웹툰이나 K콘텐츠 흐름은 계속 갈 것 같다. 웹소설과 웹툰이 영상이나 게임으로도 이어진다. 그리고 기술로 인한 변화도 계속 올 거라고 본다. 변화는 우리 스스로 만드는 것도 있지만, 다른 산업이나 기술이 만드는 것도 있으므로 공부를 꾸준히 해야 한다고 본다.

지금 모빌리티 스터디에 참여 중인데, 당장은 자율주행이 상용화 된 것도 아니니 콘텐츠와는 무관해 보이기도 한다. 그런데 그런 기술이 들어오면 라이프 스타일이 바뀌고, 라이프 스타일이 바뀌면 분명히 콘텐츠를 소비하는 방식도 달라질 거다. 그러면 콘텐츠를 기획하는 방식이나 담는 그릇도 따라서 달라져야 한다. 다른 산업군의 변화에도 민감하게 반응해서, 그때 우리의 포지셔닝은 무엇이 되어야 하는지를 계속 연구하면 살아남을 수 있지 않을까?

느슨하게 생각하면 되겠다

20년 전만해도 SNS라는 게 생길 줄 몰랐다. 지금은 유튜브나 틱톡 없이 마케팅을 말하지 못한다. 넥스트가 무엇이 될지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 웹툰도 스크롤을 올리는 것이 새로운 방식인데, 어쨌든 그 스크롤을 올리는 것 자체가 수고로움이 있다. 게으르고픈 욕구를 해결해주려는 시도는 계속해 있다. 예를 들어서 천천히 영상이 위로 올라간다거나 하는 건 지금도 있는 일이고, 아니면 웹툰을 보여주는 형태 자체가 달라질 수도 있다.

최근에는 웹툰 스튜디오들이 어렵다는 이야기들도 들린다. 다들 투자도 많이 받고 같은데, 성과가 그만큼 나지는 않는다는 분석도 있고

경쟁이 심해진 것도 있고, 작가 구하기도 힘들다. 국내 시장에 한해서는 성장이 둔화되는 것도 있는 것 같다. 대신, 해외 시장이 굉장히 성장할 거다. IP 해외 진출은 굉장히 초기 단계다. 여러 나라에서 이메일이 오고 있는데, IP 제휴를 하자는 내용들이다. 영상 같은 경우도 그렇고, 다른 나라에서 우리 콘텐츠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다.

장기적으로 리디도 ‘만타(리디의 글로벌 웹툰 플랫폼)’에 집중한다. 그런데 해외에서도 자생적으로 영향력 있는 플랫폼들이 생겨나진 않을까?

그렇더라도 콘텐츠를 풀어내는 방식이 다르다고 본다. 해외에서 보기엔, ‘K콘텐츠’가 이야기를 풀어내는 방식이 되게 새로운 거다. 특히 로맨틱코미디(로맨스/로맨스판타지)는 아주 강하게 경쟁력이 있다. 그건 해외에서도 인정하는 부분이다.

리디가 웹툰을 강화하고 있지만, 플랫폼 측면에서는 네이버나 카카오가 워낙 강력하지 않나. 쏠림 현상이 있어서 작품 확보 등에서 어려운 점도 있을 같은데. 오렌지디 입장에서는 좋은 IP 확보 경쟁도 있을 테고.

카카오나 네이버가 워낙 강력하지만, 리디가 갖는 특성과 장점이 있다.. 각 플랫폼마다 성격이 다르므로,  그 특성에 맞는 독자와 작가를 잘 설득해야 한다.

직원으로도 일했고, 부서장으로도 일했다. 그런데 지금은 대표다. 비교하면 어떤가?

나는 일단 콘텐츠를 만들어 비즈니스하는데 굉장히 특화한 사람이다. 그 분야의 스페셜리스트인데, 그것만으로는 대표를 할 수 없다는 걸 깨닫고 있다. 회사를 시스템화하고, 임직원을 동기부여하고, 계속 수익을 내면서 성장하는, 지속가능한 회사를 만들어야 한다. 그러려면 종합적인 결정을 할 줄 알아야 한다. 이런 대표의 역할을 3년 째 좌충우돌하면서 해나가고 있다.

좌충우돌에 익숙해지고 있나? 만약 다시 태어나 다시 대표를 하라고 한다면 어떻게 하겠나?

하지 않는게 좋지 않을까(웃음). 내 의사결정 하나하나가 매우 중요하니까 그에 대한 압박감이 있다. 그래도 도와주는 분들이 많고, 같이 하나하나 만들어가는 것이 보람 있다. 내가 오렌지디에, 오렌지디가 내게 힘을 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계획 얘기해달라

오렌지디의 대표 IP를 반드시 만들고 싶다. 슈퍼 IP를 만드는 것이 오렌지디의 아이덴티티 수립과 브랜딩, 비즈니스에 모두 연결되는 것이라고 본다. 지금도 여러개의 IP를 만들면서 그런 숙제를 풀어가는 중이다. 미디어에 기여도 하고, 우리 직원들도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많은 이들이 여기에 들어와 함께 하고 싶어할 그런 IP를 만들어내고 싶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남혜현 기자> smilla@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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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댓글

  1. 모빌리티 공부하신다는 게 인상 깊네요. 자율주행으로 손과 눈이 놀 때, 사람들은 어떻게 어떤 콘텐츠를 소비하게 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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