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자체 디스플레이 사용한다는 데…국내 영향은?

그간 국내 기업으로부터 디스플레이를 공급 받던 애플이 자체 설계한 패널을 사용할 거란 전망이 나왔다.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에 미치는 영향이 클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정작 업계에서는 우려할 만한 사안이 아니라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설령 애플이 자체 디스플레이 설계에 성공한다 해도, 당분간은 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그간 애플워치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사용했는데 늦어도 2025년에는 직접 설계한 마이크로LED 디스플레이를 탑재할 예정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2025년까지 애플이 자체 디스플레이를 개발해 제품에 실제 적용할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 또한 3~4년 내 애플워치를 넘어 타 제품에도 자체 디스플레이를 적용할 가능성도 낮다고 보는 분위기다. 

한 전기전자 업계 관계자는 “애플이 생태계를 견고히 하기 위해 모뎀 칩과 디스플레이 자체 개발에 뛰어든 것은 맞다”면서도 “하지만 당장 모뎀 칩도 개발에 난항을 겪고 있다고 알려져 있는데, 애플이 계획한 타임라인대로 디스플레이 개발이 이뤄질 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도 보고서에서 “2인치 미만의 소형 모바일 기기에는 애플이 개발 중인 마이크로LED를 적용하는 게 적합할 수 있으나, OLED와 비교했을 때에는 원가구조 측면에서 부정적”이라며 “만약 애플이 마이크로LED를 스마트폰에 탑재한다면 아이폰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애플이 자체 디스플레이 설계에 성공해도 직접 사용까지는 넘어야 할 장벽이 있다는 뜻이다. 이에 국내 기업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국내 기업의 디스플레이 출하량은 다소 줄어들 지 몰라도 완전한 결별은 아니라서다.

앞서 언급한 전기전자 업계 관계자는 “애플은 설계 중심의 기업으로 칩 생산은 TSMC에, 완성품 조립은 폭스콘을 비롯한 OEM 업체에 맡기고 있다”며 “디스플레이도 마찬가지로 생산은 공장을 보유하고 있는 국내 기업에 맡기게 될 텐데, 결국 국내 기업은 애플과 손을 완전히 놓을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애플 측이 공식적인 답변을 내놓지는 않았다. 다만 자체 디스플레이 개발에 뛰어드는 것 자체는 예견된 상황이었다. 애플은 자체 생태계 구축을 중시하는 기업이다. 인텔로부터 프로세서를 공급 받던 애플은 자체 칩 M1을 출시하면서 자립에 성공했다.

애플은 5G 모뎀칩 자체 제작에도 팔을 걷어 붙였다. 애플은 올해 1월 초 2024년 후반부터 퀄컴 5G 모뎀칩 사용을 중단하고, 2025년부터는 브로드컴과도 결별하려는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애플의 디스플레이 자립화는 꽤 오래 전부터 언급돼 왔다. 애플은 지난 2014년에 마이크로LED 개발업체 럭스뷰 테크놀로지를 인수했다. 이 때부터 애플의 디스플레이 자체 개발설이 업계에서 퍼지기 시작했다. 애플이 LG디스플레이로부터 마이크로LED를 공급받아 차세대 애플워치에 공급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애플이 자체 마이크로LED를 탑재하기 전, 먼저 탑재 경험을 쌓으려 하는 것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배유미 기자>youm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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