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는 왜 저렴하지 ‘않은’ 알뜰폰 요금제를 내놨나

토스의 알뜰폰(MVNO) 자회사 토스모바일이 자신들이 서비스할 상품의 요금제를 공개했습니다. 원래 알뜰폰의 핵심은 ‘가격 경쟁력’인데요. 통신3사 대비 저렴한 요금을 내세우는 기존 알뜰폰 업계와 달리, 토스는 상대적으로 고가 요금제를 내놔서, 사실 좀 놀랐습니다.

비교를 해보자면, 100GB 데이터 기본제공에 데이터(속도제한)·통화·문자 무제한 요금제는 월 기준 5만9800원으로, 기존 알뜰폰 업체 대비 약 1만원 이상 비쌉니다. 아래 표를 보면 다른 요금제도 기존 업체 대비 1만원 가량 값이 더 나가죠.

LTE 데이터 기준으로 비교한 토스모바일, 리브엠, 아이즈모바일 요금제

알뜰폰 사업자로 불리는 MVNO는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같은 이동통신망사업자(MNO)에게 망을 빌려 저렴하게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알뜰폰’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것도 이런 이유에서죠. 알뜰폰 업계에서 ‘저렴한 요금제’는 사용자를 모으는 경쟁력이나 다름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토스는 무슨 자신감으로 상대적으로 비싼 요금제를 내놓은 것일까요.

일단, 토스의 공식 발표를 들어보죠. 토스는 가격이 아닌 사용자경험(UX)을 경쟁력으로 꼽습니다. “알뜰폰의 요금제가 저렴하다는 것은 MVNO에 대한 고정관념”이라는 것이 토스 측의 설명인데요. 토스가 말하는 자사의 MVNO 경쟁력은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가입경험과 고객센터입니다. 토스는 그동안 알뜰폰 서비스에 가입하기 위해 해당 업체의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요금제를 선택하고 유심칩을 배송받는 과정이 사용자(고객)에게 어렵고 부담감으로 작용한다고 봤습니다. 

따라서 토스는 자체 앱에서 알뜰폰 서비스 신청을 제공합니다. 그동안 토스를 운영하며 쌓아온 사용자경험 노하우를 담아내겠다는 것이죠. 이때 토스인증서로 간단하게 본인인증을 할 수 있는 것도 차별점으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유심 배송도 가능한 당일 배송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기존 업체들의 유심 배송이 수일이 걸리는 것과 비교하면 확실이 빠른데요. 고객센터를 24시간 운영하는 것도 사용자경험 혁신 일환으로 강조하는 부분입니다. 

두 번째, 토스는 저렴한 요금제 대신 다른 혜택을 제공한다고 주장합니다. 토스는 사용자가 쓰고 남은 데이터를 최대 1만원의 토스포인트로 제공합니다. 단, 데이터 100GB, 71GB 상품을 쓰는 사용자에 한정합니다. 또 토스페이로 결제하면 토스포인트 5000원을 돌려준다고 하네요. 

즉, 토스는 알뜰폰 요금을 싸게는 안해주지만, 대신 포인트를 활용한 나름의 혜택과 쓰기 편한 사용 환경이 가입자를 모으는데 더 영향력이 있을 거라고 보고 있는 거죠.

토스의 알뜰폰 서비스는 요금제만 봤을 때, 통신3사와 알뜰폰 업계의 사이 그 어딘가에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실제로 토스는 기존 알뜰폰 서비스의 불편함을 개선해, 통신3사의 고객을 끌어들이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그러니까, 통신3사의 요금은 부담스럽고, 알뜰폰 서비스를 이용하기 어려운 사용자들을 사로잡겠다는 것이지요. 

그러나, 이 점은 약간의 모순이 있습니다. 이 사용자 층을 잡기에 토스의 혜택이 얼마나 매력적인지는 의문입니다. 기존 통신3사의 경우 토스보다 다양한 혜택을 제공합니다. 주요 통신사들은 한 달에 한 번 무료로 영화를 볼 수 있는 티켓을 제공하기도 하고요, 또 전자책이나 음원 상품을 결합해 판매하기도 하죠. 수많은 제휴처를 대상으로 온오프라인 할인혜택을 제공하고, IPTV 인터넷 등과 결합 시 할인을 해주고, 선택약정 등 각종 혜택을 지원하고 있으니까요.

또 토스가 말하는 기존 알뜰폰 서비스의 어려운 사용경험은 사실 일상생활에서 자주 있는 일은 아닙니다. 가입단계와 요금제 변경 등 사용자가 아주 가끔 마주하는 일인데요. 어쩌다 한 번 생기는 일로 사용자가 매달 더 비싼 요금제를 쓸지는 의문입니다. 

사실, 토스도 이 점을 고민 지점으로 보고 있습니다. 

토스 관계자는 가격 경쟁력에 대해 “자사의 고민 포인트이자 숙제”라고 말했습니다. 토스의 가격 경쟁력이 아닌, 혜택 기반의 전략이 사용자들에게 통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습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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