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투자 50% 늘리는 LG엔솔, 북미가 중심

LG에너지솔루션(이하 LG엔솔)이 2023년 캐펙스(CAPEX) 투자를 50% 늘리겠다고 27일 밝혔다. 캐펙스란 기업의 이윤 창출을 위한 투자 과정을 말하는데, 반도체나 배터리 부문에서는 주로 제조설비 증설에 쓰이는 비용을 지칭한다. 지난 해 LG엔솔의 연간 캐펙스는 6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는데, 올해는 9조원 이상을 투자금으로 잡아놨다.

LG에너지솔루션 자동차전지 (출처: LG에너지솔루션)

캐팩스는 기업의 이윤 창출을 위한 투자 과정에서의 비용을 말하는데, 반도체에서는 주로 제조설비 증설에 쓰이는 돈을 뜻한다.  이창실 LG엔솔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은 2022년 연간 실적발표 모두발언에서 “작년 말 기준 수주 잔고가 약 385조원을 넘어서고 있는데, 매출 성장률보다 더 큰 폭의 신규 주문을 받고 있는 셈”이라며 “고객 수요 대응을 위한 생산량(CAPA) 확대로 전년 대비 50% 이상 캐펙스를 늘리겠다”고 밝혔다. 9조원 이상을 캐펙스 투자에 쓰겠다는 것이다.

발표 내용에 따르면, LG엔솔은 2022년 말 기준 현금성자산 5조9380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회사 측은 “IPO에 따른 10조1000억원의 자금 유입과 중장기 성장을 위한 6조3000억원의 캐팩스 집행을 반영했다”며 “그 결과 지난 해 4분기 말 기준 현금성 자산은 작년 3분기 대비 4조7000억원 증가한 5조9380억원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LG엔솔은 지난 9월 말 기준으로 유동자산 21조원 가량을 보유하고 있다.

LG엔솔은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투자를 강화할 계획이다. GM, 스텔란티스, 혼다 등과 합작으로 증설하고 있는 공장이 북미 지역에 밀집돼 있기 때문이다. 회사 측에서는 유럽과 중국 지역의 전기차 시장성장률은 각각 40%와 10%, 북미 지역은 60% 후반대의 성장률을 보일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유럽 시장도 폴란드 공장을 중심으로 투자를 진행하지만, 향후 정부 차원의 규제 상황과 경기 침체를 주시하면서 검토하겠다는 것이 이 회사 측 입장이다.

이창실 CFO는 “유럽시장을 중심으로 전기차 수요가 하향 조정되는 모습”이라며 “다만 주요 전기차 OEM의 전동화 계획과 북미 지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정책 등을 고려했을 때, 전체 수요 감소 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서는 예상했다는 분위기다. 익명을 요청한 한 배터리 애널리스트는 “배터리 기업 입장에서는 IRA 대응을 위해서라도 미국 투자를 늘려야 하는 시기”라며 “따라서 LG엔솔의 9조 이상의 투자는 어느 정도 예상 가능한 범주이며, 다른 기업도 올해에는 캐펙스를 늘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최근 글로벌 경기 침체로 전기차 수요가 감소해 배터리 기업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고 우려하기도 했다. 테슬라가 지난 해 12월 말 수요 둔화로 전기차 가격 할인폭을 두 배로 늘리면서다.

이에 LG엔솔 측은 “최근 고객사 실적을 살펴보면 가격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며, (테슬라의) 베를린 공장 생산량도 확대되는 중이라 수요는 점차 회복할 것”이라며 “수요가 거시경제 영향으로 줄어들게 된다면 타 용도로 전환해 매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겠다”고 답했다.

회사 측은 이어서 “배터리 판가가 차량 가격과 연동되지 않기 때문에, 할인율 증가에 따른 리스크는 제한적”이라고 덧붙였다.

LG엔솔은 전년 대비 매출을 25~30% 확대하겠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각 지역에서 증설하고 있는 생산라인을 안정화하는 한편, 스마트팩토리 도입으로 원가 개선과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계획대로 모든 공장 증설이 마무리된다면, 2025년 말까지 생산량을 540기가와트시(GWh) 수준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LG엔솔은 2022년 연간 매출 25조5986억원, 영업이익 1조213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43.4%, 영업이익은 57.9% 증가했다. 작년 4분기 매출은 8조5375억원, 영업이익은 2374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92.3%, 213.6% 증가했다. 전분기 대비해서는 매출은 11.6%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54.5% 감소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배유미 기자>youm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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