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주요 반도체 기업이 칩 설계 AI 투자를 늘리는 중이다. 반도체 설계 난이도가 높아지는 데다가 인력 부족 현상이 이어지고 있는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 AI가 될 수 있겠다는 판단에서다.

한국 딜로이트그룹은 13일 ‘차세대 반도체, 인류에 새로운 세상을 열어준다’는 제목의 보고서 국문본을 발간했다. AI 기반 반도체 설계 시장을 조명하고 미래 반도체 산업을 전망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인텔, 퀄컴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은 2023년 자체 칩 설계 AI 개발과 타사 툴 활용을 위해 3억달러(약 4038억원) 이상을 투자할 예정이다. 나아가 2026년에는 5억달러(약 6730억원) 가량을 AI반도체 설계에 투입할 계획이다.

주요 기업이 AI기반 반도체 설계에 투자하는 이유는 복잡한 설계의 반도체를 생산하는 데 드는 시간과 비용을 절감하기 위함이다. 달로이트에 따르면, 반도체 설계에 AI를 도입하면 엔지니어의 설계 오류를 빠르게 감지할 수 있으며, 개선사항을 자동으로 제시해 더 나은 설계안을 도출할 수 있다.

구형 반도체를 만드는 데 주로 사용되는 8인치 웨이퍼는 자동화 기술로 빠르고 저렴하게 설계할 수 있다. 최신 공정의 12인치 웨이퍼에서는 미세 공정을 개선하고 전력 효율 향상도 가능하다. 따라서 전반적인 반도체 생산량과 수율을 높여 공급망 불안정성에 대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반도체 산업에 만연한 인력 부족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과거 “반도체 업계에 만연한 극심한 인력난은 AI 솔루션으로 해결할 수 있다”며 “AI는 어디에든 도입되는데, 반도체 칩 설계조차도 AI로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결국 반도체 업계가 직면하고 있는 복수의 문제를 AI기반 반도체 설계 기술이 해결할 수 있을 전망이다.

반도체 설계 AI 개발이 지속되면서 가시적인 성과도 나오는 중이다. 딜로이트에 따르면, 미국 메사추세츠공대(MIT)가 개발한 AI 반도체 설계툴은 엔지니어가 설계한 회로보다 에너지 효율성이 2.3배 높은 회로를 설계했다. 대만 반도체 설계업체(팹리스) 미디어텍은 AI 툴을 활용해 핵심 프로세서 부품 크기와 소비전력을 각각 5%, 6% 줄였다.

미국 반도체 설계 자동화 솔루션(EDA) 제공업체 케이던스(Cadence)는 한 명의 엔지니어가 AI 툴을 사용해 10일만에 5나노 공정이 적용된 모바일 칩 성능을 14% 개선하고 소비전력을 3% 감축하는 성과를 냈다. 10명의 엔지니어가 수개월 간 진행해야 하는 프로젝트를 단시간에 적은 인력으로 해결한 것이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Alphabet), 엔비디아 등 주요 기업도 AI 기술을 접목해 반도체를 만들고 성과를 내는 중이다.


딜로이트는 EDA 선도 기업이 AI 기반 반도체 설계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있으며, 현재 소프트웨어는 실험 단계를 벗어나 수십억달러 규모의 반도체 설계에 실제 적용되고 있다고도 밝혔다. 이어서 AI 기반 EDA 소프트웨어의 매출 성장률이 2028년까지 일반 EDA의 2배, 반도체 칩 매출의 3배를 상회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최호계 한국 딜로이트그룹 첨단기술⋅미디어 및 통신 부문 리더는 “반도체 산업이 가지고 있는 파운드리 미세 공정 경쟁과 비용 문제, 공급 부족 리스크는 AI 기반 반도체 설계로 완화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AI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모두 인간과 함께 설계하는 날이 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배유미 기자>youm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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