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앱이요? 필요할 때만 어쩔 수 없이 들어가요. 웬만하면 핀테크 앱을 쓰려고 해요.”

그동안 은행이 만든 뱅킹 앱은 ‘쓰기 어렵다’는 느낌이 강했다. 앱을 열면 보안 프로그램이 작동되어 실행하는 데만 해도 시간이 걸렸다. 지금은 그렇지 않지만,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인증을 위해선 공인인증서를 써야했고, 때가 되면 갱신을 해야 했다. 또 송금을 위해 복잡한 공인인증서의 비밀번호를 누르고 기억해야 했다. 게다가 앱 종류도 수도 없이 많았다. 어떤 앱을 써야할지 몰라 해당 은행이 제공하는 모든 앱을 다 설치하는 사용자도 있었다. 

그러나 그동안 은행 앱은 꽤 많이 변했다. 이제는 핀테크 앱과 비슷한 수준으로 올라섰다. 얼핏보면 사용자인터페이스(UI)는 핀테크 앱과 유사하다. 훨씬 직관적으로 보기가 쉬워졌다. 사용자경험(UX) 측면에서도 과거보다 편리해졌다. 앱 지연 현상과 반응 속도는 기존보다 최대 네배까지 빨라졌다. 어려운 용어 대신 쉬운 용어를, 상품공급자 위주의 서비스에서 고객 중심 서비스로 탈바꿈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 결과, 은행 앱은 핀테크 앱 턱밑까지 쫓게 됐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앱의 사용 척도를 가리키는 월활성사용자수(MAU)는 토스가 지난 11월 기준으로 약 1370만명, 카카오뱅크가 약 1320만명으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이어, KB국민은행의 KB스타뱅킹이 약 1180만명으로 점차 카카오뱅크와의 격차를 좁히고 있다. 올 1월만 해도 KB스타뱅킹의 MAU는 약 1063만명으로 카카오뱅크(약 1322만명)와 약 250만명 가량 차이가 났으나, 하반기 약 140만명까지 좁혔다. 

금융앱 올 1월, 11월 월활성사용자수(MAU) (출처=모바일인덱스)

또 신한은행의 신한 쏠 MAU가 지난 11월 기준으로 약 918만명, 우리은행의 우리원뱅킹이 약 684만명, 하나원큐가 약 543만명, 카카오페이가 약 320만명, 케이뱅크가 약 311만명으로 나타났다. 

은행 앱이 핀테크 앱과의 격차를 날이 갈수록 줄이기까지 은행의 거듭된 뱅킹 앱 고도화가 영향을 미쳤다. 

전반적인 측면에서 은행 앱은 생활밀착형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은행은 과거 뱅킹 앱을 금융 서비스, 금융상품 공급 용도로 써왔다면 이제는 고객을 유입하기 위한 플랫폼으로 보고 있다. 은행 점포가 줄면서 뱅킹 앱을 내세워 고객과의 접점을 강화하기 위한 취지다. 

은행은 일명 ‘슈퍼앱’이라고 부르며 뱅킹 앱에서 금융부터 자산관리 등 생활에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있다. 물론 아직까지 은행권에서 쓰이고 있는 슈퍼앱이 금융에 국한되긴 하지만, 자행뿐만 아니라 타행, 타 금융기관의 서비스를 연동하려는 의미에서 틀린 말은 아니다. 

왼쪽부터 하나원큐(하나은행), 신한 쏠(하나은행), 우리원뱅킹(우리은행), KB스타뱅킹(국민은행)

KB국민은행은 KB금융그룹 계열사의 서비스를 연동할 수 있도록 하면서 슈퍼앱 전략을 내세웠다. 홈 화면 하단에 KB금융그룹 서비스 목록을 만들어 증권, 캐피탈, 손해보험, 생명보험 등 계열사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 국민은행은 ‘생활금융’ 탭을 통해 알뜰폰 서비스(리브엠), 건강 체크·정보, 쿠폰 서비스, 비금융 콘텐츠를 제공한다. 

신한은행은 지난 2021년부터 뱅킹 앱 신한 쏠(SOL)을 전면 개편하는 프로젝트에 돌입, 올 10월 ‘뉴 쏠’을 내놨다. 뉴 쏠은 첫화면에 비금융 서비스를 다양하게 제공한다. 자체 배달주문 서비스(땡겨요), 운세, 정부보조금찾기, 아바타 만들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기능 등을 제공한다.


하나은행도 올 11월 뱅킹 앱 ‘하나원큐’를 개편했다. 국민은행처럼 첫 화면에서 하나금융그룹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밖에 음악 스트리밍, 금융 콘텐츠, 자동차, 여행 콘텐츠 등을 제공한다. 

우리은행도 지난해 12월 우리금융 계열사 자산을 통합해 관리할 수 있도록 뱅킹 앱을 개편했다. 

현재까지 은행의 생활밀착형 서비스는 ‘자산관리’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마이데이터 시행으로 사용자의 데이터를 한 곳에 모을 수 있게 되면서 자산관리 서비스가 가능해졌다. 예금액, 대출금액, 보유 동산, 주식, 디지털 자산 등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은행은 마이데이터 서비스 덕분에 뱅킹 앱 사용자가 늘었다고 입을 모은다.

한 시중은행의 마이데이터 담당 고위 관계자는 “마이데이터 서비스 제공을 통해 고객 유입이 늘었고, 유입된 고객은 또 다시 진성 고객으로 전환된 것으로 확인했다”고 전했다.

하나금융연구소에 따르면, 마이데이터 서비스 가입자는 정식 도입 9개월 만에 3.9배 증가한 5480만명을 기록했다. 연구소는 중복을 감안하더라도 경제활동 인구의 절반은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이용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마이데이터 서비스 가입자 증가는 곧 은행의 뱅킹 앱 사용자 수 증가와 같다.

다만, 아직까지 사용자들의 마이데이터 이용은 일시적으로, 실질적인 사용자를 만드는 것이 은행의 과제로 남아있다.

아울러 향후 마이데이터가 전분야로 확장되면, 은행은 뱅킹 앱에 의료나 교육 등 비금융 서비스를 확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은행의 비금융 서비스 접목이 더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뱅킹 앱 편의성 강화 위해 각종 자격 취득 

시중은행은 뱅킹 앱의 사용성을 강화하기 위해 본인확인기관을 취득했다. 본인확인기관은 사용자의 주민등록번호를 사용하지 않고 전화번호 등을 통해 본인확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으로, 통신사의 패스(PASS)가 대표적이다. 현재 은행 중에서는 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카카오뱅크가 지정됐다. 

뱅킹 앱에서 본인확인을 하려면 패스 등 관련 앱으로 이동해 이름, 생년월일, 전화번호 등을 입력하고 인증을 해야 한다. 완료가 되면 다시 시중은행 앱으로 돌아온다. 따라서 사용성 개선을 위해 은행은 가능한 자사 앱에서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한다. 

사설인증서를 제공하는 전자서명인증사업자 자격을 취득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은행은 지난해부터 올해 전자서명인증사업자 자격을 취득했다. 신한은행, 국민은행, 하나은행, NH농협컨소시엄이 해당된다. 예를 들어 KB모바일인증서, NH모바일인증서 등이 있다. 


시중은행은 꾸준히 디지털을 기반으로 뱅킹 앱 사용자 경험을 개선해나갈 계획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UX, UI 관점에서 고객과의 접점 전 과정을 점검·개선하고 디지털플랫폼 증대를 위한 디지털 콘텐츠를 지속 발굴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혁신적인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디지털 유니버설 뱅크’의 완성도를 계속 높여나갈 예정이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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