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보험 가입현황 뜯어보니, 지급액 높은 보험은?

요즘 반려동물을 키우는 집, 많이 볼 수 있죠? 현재 우리나라 반려동물 양육 가구 수는 600만 가구로, 평균 네 집 당 한 곳에서 반려동물을 키운다고 합니다. 

저도 강아지를 기르고 있는데요. 관심있는 분들에게 가끔 이런 질문을 받습니다. 강아지가 아프면 어떡하냐, 병원비는 얼마나 드냐 등등 주로 금전적인 부분인데요. 

아무래도 강아지나 고양이가 아파서 병원에 데려가면 병원비가 많이 들기 때문이죠. 사람은 건강보험이라는 것이 있어 부담이 덜하지만, 반려동물은 아직까지 활성화되어 있지 않아 비용이 많이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를 위한 펫보험이 나오고 있는데요. 보험사부터 IT기업까지 다양한 곳에서 펫보험 상품을 개발하고 출시하고 있습니다. 

펫보험으로도 불리는 반려동물보험은 반려견이나 반려묘의 질병 또는 상해 발생 시 동물병원의 입·통원비, 수술비 등을 보장하는 보험 상품을 말합니다. 

오늘은 지난번에 이어 펫보험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아직까지 국내에서 펫보험 가입은 저조한 편인데요. 한국신용정보원에 따르면, 올 10월 말 펫보험 가입자는 약 5만5000명으로, 반려동물 양육가구 수 대비 가입률은 약 0.8%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보험업권은 펫보험이 활성화되지 않는 이유로 정보의 비대칭성, 표준 진료비의 부재, 보험료 산출의 어려움 등으로 파악하고 있는데요. 아직 펫보험 가입률이 활성화되지 않아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가 적고, 적절한 보험료를 설정하기에 어려움이 있기 때문입니다. 또 같은 질병이더라도 병원마다 비용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이죠.

다만, 최근 반려동물 입양이 증가하고 있는 만큼 보험수요와 판매회사가 늘면서 펫보험 가입은 증가하고 있다고 합니다. 

(표=신용정보원)

한국신용정보원(신정원)이 지난 5일 발간한 ‘반려동물보험 가입 현황과 보험금 지급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펫보험 가입건수는 2020년 2분기 3920건에서 2021년 2분기 6076건, 올해 2분기 7039건으로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펫보험을 판매하는 곳은 올 10월 기준 11곳으로 확인됐습니다. 보험사나 IT기반의 스타트업이 펫보험을 개발해 시장에 공급하고 있는데요. 전통 보험사인 삼성화재, 현대해상부터 핏펫, 펫나우, 에브리펫 등 스타트업이 있습니다. 

펫보험 가입자 수와 함께 반려동물 치료비 관련 보험금 지급액은 매년 증가하고 있습니다. 2020년 7월 한 달 동안 반려동물 치료비 보험금 지급액은 4억9000만원에서, 올 7월 8억5000만원으로 2년간 73%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치료비로 보험금이 지급된 주요 사고원인은 피부, 슬개골, 구토, 귀염(외이염), 방광, 심장 등이 차지했습니다. 이 중 방광, 심장, 슬개골 탈구 질환에 대한 지급 보험금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주로 50만원을 초과하는 보험금 지급이 잦았기 때문입니다. 반면, 귀 염증, 피부, 소화 질환에 대한 보험금은 낮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관련해 신정원은 “보장한도가 높은 수술비가 보장한도가 낮은 입·통원비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이 지급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습니다. 입·통원비는 일당 보장한도가 15만원인 경우가 많고, 수술비는 150만원 이상인 경우가 많기 때문인데요. 물론 판매 시기나 회사, 상품별로 내용은 상이합니다. 

신정원은 많은 질병 중에서도 슬개골 탈구를 주요하게 봤습니다. 슬개골 탈구 관련 질환은 지급 보험금 수준이 높고, 보험금 지급건수가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기 때문인데요. 슬개골 탈구는 대부분 수술이 필요한 질환인데다 재발 가능성이 높아, 반려동물 양육인구와 함께 관련 보험금 지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신정원은 주요 질환별로 반려동물 치료 보험금의 발생규모와 빈도, 주기에서 유의미한 특징이 나타났다고 봤습니다. 이를 통해 반려동물의 사고보험금 예측에 활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또 당국의 규제완화로 펫보험 시장은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달 20일 금융위원회는 보험업권 허가 정책의 근간이었던 1사 1라이선스 규제를 완화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지금까지 당국은 한 금융그룹 안에 생명보험사, 손해보험사를 한 개씩만 둘 수 있도록 했는데 앞으로는 종합보험사도 펫보험 등 전문보험사를 자회사로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위에서도 언급했듯 아직 국내에서 펫보험이 활성화되지 않은 이유는 데이터의 부족 때문인데요. 시장이 커지면서 질좋은 펫보험 상품이 나오고, 상품이나 반려동물 질병 등에 대한 데이터가 쌓이면 향후 보험상품과 보장내역이 정교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렇게 되면 펫보험에 가입하는 사람들도 더 늘어나겠죠.

신정원은 보고서를 통해 “향후 진료항목을 표준화해 반려동물 치료 관련 통계가 12집적되면 펫보험의 보장한도 확대, 보장 세분화, 적정 보험료 산출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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