댕댕이도 ‘보험’드는 시대…펫보험과 IT가 만났다

혹시 생명보험 아니, 강아지보험 드셨나요?

반려동물이 가족 구성원이라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펫보험 시장이 블루오션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펫보험은 사람이 가입한 실손의료보험처럼 반려동물이 다친 경우 치료비용을 제공하는 보험을 말합니다. 주로 강아지, 고양이 위주로 시장이 형성되어 있으며, 보장되는 의료비나 질환은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전세계 펫보험 시장 규모는 점점 커지고 있는데요. 지난 2020년 51억달러 규모에서 연평균 13.3% 성장해 오는 2027년 121억달러가 될 전망입니다. 확대되고 있는 펫보험 시장의 주축은 주로 MZ세대입니다. 기성세대 대비 반려동물에 대한 비용지출 의지가 강한 편인데요.

미래에셋증권은 “MZ세대는 펫보험 비용에 대해 과거 세대만큼 인색하지 않다”, “유럽에서는 펫보험을 드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 되어가고 있다”며 펫보험 시장이 커지고 있는 이유에 대해 분석했습니다.

(출처: 미래에셋증권)

글로벌에서 펫보험은 주로 스웨덴, 영국, 노르웨이에서 활성화됐습니다. 이들 국가의 펫보험 활성화를 알 수 있는 침투율은 10% 이상으로 전세계에서 가장 높습니다. 미국(1%), 캐나다(2%), 프랑스(5%)와 비교할 때 월등히 높습니다.

반면에 국내 펫보험 가입률은 미국보다 저조한 편입니다. 보험연구원(KIRI)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펫보험 가입률은 0.25%로 나타났습니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많은데도 말이죠. KB경영연구소에 따르면, 2020년 말 기준으로 한국인 4명 가운데 1명은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그러나 국내에서도 펫보험에 대한 관심은 높아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지난 2020년 10월,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의 소비자행태조사에 따르면, 반려동물 양육자의 60%가 향후 반려동물 보험가입 의향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인간의 수명과 함께 반려동물의 수명이 길어진데다가, 반려동물을 가족 구성원으로 인식하고 있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펫보험 가입률이 저조한 국내에서도, 보험사가 펫보험을 내놓고 관련 스타트업이 등장하고 있는 이유입니다. 기존 보험사인 메리츠화재, 삼성화재, DB손해보험, 현대해상 뿐만 아니라 핏펫, 펫나우, 에브리펫 등의 스타트업이 펫보험에 뛰어들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펫보험에는 IT기술이 응용됐다는 점입니다. 인공지능(AI), 홍채인식, 비문인식 등 적용된 기술은 다양합니다. 반려동물을 꼭 병원에 데려가지 않아도 되는 편의성 때문인데요. 예를 들어, 집에서 강아지의 특정 부위를 사진 촬영해 올리기만 해도 건강상태를 확인하고 맞춤형 보험상품에 가입할 수 있습니다.

반려동물 건강관리 플랫폼 핏펫은 모바일 소변검사 키트 ‘어헤드’를 통해 반려동물 건강정보를 수집하고 있습니다. 소변을 채취한 뒤 검사막대에 소변을 묻히고 이를 촬영해 검사 결과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비문을 활용한 경우도 있는데요. 강아지의 코 지문인 비문은 사람의 지문처럼 강아지를 구별할 수 있습니다. 펫나우는 AI 객체 인식기술로 반려동물의 비문을 인식해 개체를 식별하는 앱을 개발했습니다. 이 기술로 반려동물의 신원을 확인할 수 있어 보험료와 보장혜택을 합리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비슷한 기술을 가진 에브리펫은 반려동물 비문 인식기술을 보험개발원의 ‘반려동물 원스톱 진료청구시스템(POS)’에 적용했습니다.

이런 IT기술 응용은 펫보험 시장이 활성화되는데 보탬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보험연구개발원은 “코로나19 이후 디지털화가 촉진되는 가운데, IT기술을 활용해 반려동물보험 공급의 장애요인을 해소하려는 시도는 반려동물보험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다”며 “비문인식, 홍채인식 등 다양한 개체인식 기술을 활용해 반려동물 등록에 대한 거부감을 낮출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펫보험은 상해, 질병 치료비 보장에서 향후 펫금융 영역으로 더 확장할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보다 반려동물 관련 법이 일찌감치 마련된 일부 국가에선 펫금융이 발달됐습니다. 삼정KPMG에 따르면, 일본은 펫보험 상품을 기반으로 한 펫신탁 상품이 다양합니다.

대표적으로 반려동물을 키우던 주인이 동물병원을 위탁자로 지정하면, 동물병원이 새로운 부양자가 될 수 있는 상품입니다. 원래 주인이 죽거나 아파서 반려동물을 부양할 수 없는 경우, 새로운 부양자에게 반려동물을 위탁하기 위한 취지에서 만든 상품입니다.

영국의 한 보험사는 펫보험 상품을 강아지, 고양이에 한정짓지 않고 토끼, 말 등 종별을 선택할 수 있게 했습니다. 또 일반적 반려동물의 질병, 상해 외에도 반려동물 도난, 분실 사건도 보장하는 등 서비스 내용이 세분화되어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펫보험이 활성화되면 실손의료보험 중심에서 신탁 등 종류와 보장 범위가 다양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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