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물 지갑을 대체하고 싶은 삼성페이
삼성전자가 간편결제 서비스 삼성페이의 기능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에만 삼성페이에 디지털 키, 모바일 신분증, 학생증, 각종 티켓 서비스를 추가했다. 그동안 지갑에 넣어다녀야 했던 신분증, 카드, 열쇠 등의 기능을 추가해 실물 지갑을 대체하고 전자지갑으로 탈바꿈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최근 삼성전자는 삼성페이에 초광대역(UWB) 기반의 디지털 홈 키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UWB 기술은 블루투스, 와이파이 같이 전파를 활용하는 단거리 무선 통신 프로토콜로, 센티미터(cm) 단위까지 정밀한 거리 측정이 가능하다.
삼성전자는 이번 서비스를 위해 부동산 앱을 운영하고 있는 직방과 협력한다. 삼성페이에 UWB 디지털 홈키를 탑재해 직방의 UWB 스마트 도어록에 접근하는 것만으로 문을 열 수 있다.
집 키 뿐만 아니라 자동차 키도 삼성페이에서 탑재할 수 있다. 지난 6월 삼성전자는 삼성페이 업데이트 발표와 함께 삼성페이를 통해 집과 자동차에 출입할 수 있는 기능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사용자가 실물 키를 들고 다니지 않아도 삼성페이로 자동차 문을 열고 잠글 수 있으며 시동도 걸 수 있다. 디지털 자동차 키는 가족이나 지인과 함께 사용할 수 있다.
현재 삼성페이의 디지털 자동차 키를 이용할 수 있는 스마트폰은 갤럭시 S20 시리즈를 포함해 이후에 나온 모델이다. 자동차 디지털 키는 UWB 방식을 포함해 근거리무선통신(NFC) 방식을 동시에 지원한다. 사용자가 스마트폰을 가지고 자동차 근처로 접근하면 문이 해제된다. 또는 스마트폰을 자동차 문 손잡이에 대면 잠금을 해제할 수 있다. 스마트폰이 꺼지더라도 NFC 기술을 통해 5시간 안팎으로 디지털 자동차 키를 사용할 수 있다.
삼성페이에는 신분증을 담을 수 있는 서비스가 탑재했다. 지난달부터 삼성페이에 운전면허증을 등록해 공항(국내선 탑승), 영화관, 편의점 등 신원을 확인할 때 사용할 수 있다.
비슷한 맥락에서 삼성전자는 삼성페이로 학생증을 발급하고 있다. 올 8월 SK텔레콤과 23개 대학에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삼성페이에서 발급받은 학생증으로 QR코드를 스캔하면 대학 시스템에 로그인할 수 있다. 향후 온라인 뿐만 아니라 캠퍼스 안에서 출입확인 같은 오프라인 영역에도 삼성페이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삼성페이는 처음부터 ‘모바일 지갑’을 표방한 것이 아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5년 8월 삼성페이 서비스를 시작, 오프라인 결제를 중심으로 간편결제 점유율을 키워왔다. 당시 삼성페이는 오프라인 결제 외에도 온라인 결제, 자동화입출금기기(ATM) 입출금, 멤버십 등의 서비스를 제공했으나 오프라인 결제를 기반으로 성장해왔다. 지난 2018년 국내 오프라인 간편결제 금액 중 삼성페이가 약 80%를 차지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용자 상당수가 삼성페이를 쓰기 시작하면서 삼성페이의 사용률이 증가하자, 삼성전자는 소비 확인하기, 리워드 등의 부가 기능을 넣기 시작했다. 올해는 디지털 키, 신분증 등을 넣으면서 본격적인 전자지갑 전략을 펼치고 있다.
현재 삼성페이는 결제를 포함해 삼성패스, 탑승권, 티켓, 디지털키, 디지털 자산, 모바일신분증, 쿠폰의 카테고리를 제공하고 있다. 사용자는 삼성페이의 결제화면에서 멤버십 카드를 사용할 수 있으며 포인트 내역을 확인할 수 있다. 쿠폰을 구매하거나 환전할 수 있다. 카드 사용 데이터를 기반으로 월별, 일별 지출이나 결제수단별 지출금액을 확인할 수 있다.
아울러, 애플페이가 국내 진출을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삼성페이의 모바일 지갑 전략은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각종 커뮤니티 등에서 아이폰 사용자를 중심으로 애플페이의 한국 서비스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결국 삼성전자는 삼성페이의 단순결제를 넘어 사용자 편의 기능을 확대하는 전략을 택했다.
삼성전자 측은 “앞으로도 파트너사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사용자 피드백을 적극적으로 청취해 삼성페이의 사용 편의성을 더욱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