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프레임, 서버, 스토리지, 포스(POS) 기기 등과 같은 하드웨어 제품군 사업을 주력으로 해온 한국후지쯔가 “서비스 기업으로 재탄생하겠다”고 선언했다.

최재일 한국후지쯔 대표이사는 29일 오후 종로구 본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현재 전체 매출에서 제품이 70%를 차지하고 있는 주력 비즈니스 축을 오는 2025년까지 서비스 비즈니스로 전환시켜 나가겠다”며 “전체 매출에서 솔루션 서비스 비중을 오는 2025년까지 50%, 2030년까지 75%까지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후지쯔는 현재 본사 차원에서 지속가능한 세계를 만드는데 기여한다는 의미를 담은 새로운 비즈니스 브랜드인 ‘유밴스(UVance)’를 주축으로 현재 글로벌 서비스 비즈니스를 전개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적극 추진하는 게 고성능 컴퓨팅 제품을 서비스 형태, 즉 CaaS(Computing as a Service) 방식 제공이다. 최 대표는 “슈퍼컴퓨터, 양자컴퓨터를 필요한 시기에 필요한 만큼 클라우드 서비스 형태로 공급할 예정”이라며 “최근 후지쯔가 발표한 컴퓨팅 워크로드 브로커(Computing Workload Broker) 서비스로 슈퍼컴퓨터와 양자 컴퓨터를 동시에 움직여 하이브리드 계산을 자동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컴퓨팅 워크로드 브로커 서비스 사용 기대효과로 “사용자가 어떠한 컴퓨팅 파워를 써야 내 연구에 최적인지 선택하기 어려운데, 이를 고민하지 않고 현재 해결하고자 하는 과제에 더 빨리 정확한 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컴퓨팅 워크로드 브로커 서비스는 일본에서는 후지쯔 IDC 센터에서 제공하지만, 국내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 애저나 아마존웹서비스(AWS)와 협력해 진행할 수 있도록 추진 중”이라고 덧붙였다.

후지쯔는 현재 세계 최고 성능의 슈퍼컴퓨터와 양자 시뮬레이터를 통해 신약개발 등 고성능 컴퓨팅 파워가 요구되는 연구기관에서 사용이 가능하도록 제공해 왔다. 그리고 2023년 본격적인 양자컴퓨터의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와 함께 후지쯔는 보안 카메라(CCTV)로 촬영된 영상 데이터를 인공지능(AI) 분석을 거쳐 디지털화하는 ‘코그너티브 서비스 그린에이지(Cognitive Service Greenage)’ 제공을 강화한다. 최 대표는 이 서비스를 “독보적으로 시장을 선도할 분야로 경쟁사가 따라오기 힘든 기술”이라고 소개했다.

코그너티브 서비스 그린에이지는 영상으로부터 광범위한 데이터를 검출·수집한다. 동선, 객수, 혼잡 감지와 같은 사람들의 전반적인 트래픽 흐름 외에도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에서의 연령, 성별, 구매행동 등을 정량적으로 데이터화 할 수 있다. 특히 개인을 특정할 수 없도록 영상을 엣지단에서 디지털화하기 때문에 프라이버시를 고려한 운영이 가능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또한 행동의 의도를 파악하고 구매 행동을 인식할 수 있기 때문에 고객의 손 뻗는 행동, 고객이 상품에 얼마나 관심이 있는지 등도 디지털화된 수치로 관리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최 대표는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지금까지 고객이 어떠한 물건을 구매했는지만 알 수 있었다. 상품 구입시 수집할 수 있는 아이디포스(ID-POS) 데이터만으로는 알 수 없었던 ‘구매까지의 경로’ ‘구매하지 않은 이유’ 등을 가시화해 상품의 구입 과정은 물론, 구입되지 않은 상품 관련 데이터도 축적하고 파악할 수 있게 된다”며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소비자 경험 데이터(Consumer Experience Data)를 온라인 매장과 거의 동등한 수준으로 확보할 수 있는 솔루션”이라고 장점을 부각했다.


후지쯔는 이같은 기술을 국제체조연맹이 체조경기에서 선수들 경기 점수를 매기는데 지원해 왔다. 일본의 유명한 이온리테일에 적용돼 있기도 하다. 최 대표는 “후지쯔는 예전부터 체조경기 컴퓨터로 경기를 지원하면서 인간이 취할 수 있는 동작과 행동에 대한 데이터 축적하고 분석해왔다. 축적된 데이터와 분석 노하우를 오프라인 리테일(소매점) 분야에 적용한 것을 넘어 공항에서 테러리스트들의 걸음걸이만으로도 식별할 수 있고, 영상을 보면서 사람이 현재 어떠한 상황에 놓여있는지 컨텍스트(Context)를 확보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후지쯔는 이 기술을 최근 레노베이션한 사옥 로비에 적용해 이용실태와 현황을 분석하고 파악하는 테스트베드로 활용하는 동시에 실질적인 공간 활용과 이를 통한 직원들의 커뮤니케이션 활성화를 모색하고 있다.

아울러 후지쯔는 국내 솔루션 전문회사들과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파트너십을 통해 이들 제품군을 단순 판매하는 방식이 아니라 기술력을 결합해 솔루션 사업을 공동으로 펼치는 형태로 추진한다.

주로 리테일과 바이오 인증 분야 협력 사업이 적극 진행되고 있다. 후지쯔는 리턴트루(ReturnTrue)와 후지쯔 생체 인증 솔루션을 기반으로 한 물리적 출입통제와 접근제어 기반 RT-PASS 제품 공동 개발·판매 사업을 벌이고 있다. 재택근무가 활성화되면서 언제 어디서 직원들이 일을 하더라도 보안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안전한 바이오 로그인 솔루션을 제공한다.

컴퓨터 비전(Computer Vision) 분야 전문기업인 인터마인즈(InterMinds)와는 한국후지쯔가 한국에서 독자적으로 구축한 점포시스템을 바탕으로 무인점포 사업을 진행한다. 이 기술은 한국후지쯔 사옥에 개설한 CU 편의점에 적용해 운영 중이다.

국내 서빙 로봇 기업인 VD컴퍼니(VD Company)와도 최근 비즈니스 및 기술 제휴를 맺고, 협업 로봇 대여 서비스를 추진하고 있다. 고객이 로봇 운영 시스템과 점포 운영 시스템을 개별로 고려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없애고 통합된 점포운영 시스템을 바탕으로 언제든 필요한 시기에 필요한 규모의 서비스 협업 로봇의 도입이 가능하도록 지원하게 된다.

이밖에도 후지쯔는 손바닥 정맥 기술이 적용된 ‘팜시큐어(PalmSecure)’ 제품과 5G 특화망 서비스인 ‘이음 5G’ 등 5G 통신 사업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올해 초 KT와 오픈랜(O-RAN)을 기반으로 한 멀티벤더 기지국 상호 연동 시험을 구축했고, 내년 초까지 버추얼랜(V-RAN) 기반을 확장 적용해 오픈(Open) V-RAN 시범망을 구축할 예정이다. 이음 5G와 관련해서는 5G 기반 응용 서비스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다양한 기업과 협업을 추진하고 있다.

최 대표는 “회계연도로 내년(2024년)에 한국후지쯔는 창립 50주년이 된다”며 “1967년 한국생산성본부에서 컴퓨터를 최초로 설치하고 엔지니어를 파견하면서 1974년에 설립됐다. 한국의 IT 발전과 함께 해왔지만 앞으로도 이를 위해 차별화되고 경쟁력 있는 솔루션을 제공하고, 서비스 기업으로 재탄생하겠다”고 강조했다.

오는 2023년 3월 마무리되는 한국후지쯔의 회계연도 올해 예상 매출액은 1800억원으로, 이 가운데 서비스 매출 규모는 600억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유지 기자>yjle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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