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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종철의 까다로운 IT, 오늘은 퀄컴 새로운 CPU 살펴봅니다. 지난주 퀄컴이 서밋 2022를 열고 스냅드래곤 8 2세대, AR 칩셋인 AR 2 등을 공개했는데요. 짧게 요약하면 이제 GOS 탑재 안 해도 될 것 같다, VR이 아닌 AR 글래스용 칩도 나온다 이 정돕니다.

그런데 가장 놀라운 소식은 퀄컴 오라이온입니다.

퀄컴도 이제 PC 칩셋 만들겠다는 건데요. 퀄컴은 원래 PC 칩셋을 갖고 있었어요. 스냅드래곤 8cx 이런 게 있었는데, 서피스 프로 X에 탑재됐습니다. 그런데 프로 X 쓰는 분 보신적 있습니까? 없죠? 안 팔렸어요. 이유는 앱이 안 돌아가요.

앱은 반도체 설계와 맞춰야 돌아갑니다. 우리가 쓰는 스마트폰 칩셋이 ARM 기반이거든요. 이 ARM 기반 설계면 ARM 기반 앱만 돌릴 수 있습니다. 그런데 윈도우는 인텔, AMD 같은 x86 기반으로 돌아가잖아요. 그래서 예쁜 쓰레기가 되었죠.

물론 ARM 기반 앱이 있습니다. 윈도우 오피스 프로그램들, 어도비 프로그램들 ARM 기반으로 만들어져 있어요. 그런데 윈도우의 장점이 뭡니까. 곰플레이어도 깔고 백신도 깔고 유니콘VPN. 하여튼 자유로운 프로그램 설치가 장점이죠. 이게 안 되면서 무기가 없는 PC가 된 겁니다. UNARMED.

그럼 애플은? 애플은 달라요. 애플도 원래 맥에서는 x86 앱을 썼었는데요. 애플 실리콘을 스마트폰과 똑같은 계열의 ARM CPU로 바꿔버렸죠. 그러면서 x86 앱을 ARM 기반 M1 맥에서 돌릴 수 있는 번역 프로그램을 내놨고요.

그 결과 여러분이 아이폰 아이패드 앱을 맥에서도 쓸 수 있게 됐죠. 생태계를 통합시킬 수 있는 겁니다. 앞으로 제작사들은 아이패드 앱을 개발하면서 비슷한 빌드로 맥 앱까지 개발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아이패드와 아이폰은 이름은 다르지만 같은 OS를 쓰거든요. 그럼 아이폰 앱도 개발해볼까? 이렇게 되는 거죠. 생태계 확장에 큰 의미를 가집니다.

퀄컴도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죠. 그러니까 PC 칩을 자꾸 내놓은 겁니다. 문제는 이 제품의 성능이 부족했어요. 기본적으로 ARM 설계의 강점은 저전력이예요. 그런데 애플에서 놀랍게도 고성능 제품을 내놓은 거고요. 퀄컴은 그 정도 성능까지는 못 만들었습니다.

그러다가 퀄컴이 누비아를 인수해요. 누비아가 무슨 회사냐면 애플의 아이폰 칩셋, A시리즈를 설계하던 인물 세명이 나와서 차린 칩 설계 회사예요. 성능 확실하겠죠? 누비아는 원래 서버용 ARM 칩셋을 만들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퀄컴에 인수되면서 PC용도 만들게 된 거죠. 애플 출신이라니 왠지 믿음이 가지 않습니까?

퀄컴의 전략은 이런 겁니다. PC용 칩셋을 끝내주는 걸 만들어서 PC를 출시하고, 성능이나 전력이 만족스러우면 제조사들이 ARM 기반 소프트웨어를 많이 만들 거다-이런 예상을 하고 있겠죠. ARM 기반 소프트웨어가 늘어나면 어떻게 될까요? 안드로이드용 앱도 늘어날 거다-이렇게 생각하겠죠. 그런데 안드로이드 시장에서 지배적인 칩셋 제조사는? 퀄컴이죠. 그러니까 윈도우-안드로이드를 동시에 많이 쓰는 사람들한테는 퀄컴이 애플이 되겠다-이런 의미죠.


이 전략에는 문제점이 두개 있습니다. 첫 번째, ARM과의 소송 문제. 원래 누비아는 ARM에서 라이선스를 사 와서 칩을 잘 만들고 있었어요. 그런데 퀄컴에 인수되니까 ARM은 이렇게 말한 겁니다. 회사가 바뀌었으니까 계약을 다시해야 된다. 그런데 퀄컴은 그럴 필요 없다, 문제가 없다 라는 입장이고요. ARM은 그래서 누비아와의 라이선스 계약이 2022년 3월에 끝났다, 그 이후 계약은 비싼 돈을 내고 새로 해라-라고 했는데 퀄컴이 무시한 거죠. ARM은 퀄컴을 고소했고요. 법원이 ARM의 손을 든다면 천문학적인 라이선스 비용을 내거나, 오라이온이 못 나올 수도 있습니다.

두번째, 퀄컴은 애플이 아닙니다. 퀄컴이 애플보다 못하다는 게 아니에요. 애플은 OS, 설계, 하드웨어 제조를 다 하고, 팬덤도 매우 높기 때문에 미친 과감한 전략을 실행할 수 있는 회사죠. 퀄컴이 과연 그럴까요? 맥 소프트웨어를 쓰기 위해서는 맥을 써야만 합니다. 그런데 안드로이드나 윈도우는 다르죠. 만약 삼성 엑시노스가 성능이 최고다-이러면 굳이 퀄컴 제품 쓸 필요 없어요. 가두리 양식에 성공한 맥과, 태평양에서 참치를 잡고 있는 퀄컴은 다르죠. 퀄컴이 더 많은 참치를 잡을 수 있다면, 애플은 더 안정적으로 식자재를 공급할 수 있습니다.

퀄컴은 할 일이 많죠. 우선 OS 제조사인 구글·MS와 협의해야 하고요. PC 제조사들과도 협의해야 합니다. 의사결정에 오랜 시간이 들 가능성이 높죠. 우리 퀄컴 오라이온 PC 짱인데 니네 써봐-라고 했는데 인텔·AMD가 우리는 게임도 되는데? 우리는 굳이 바꿀 필요 없는데? 우리도 저전력 되는데? 라고 나오면 퀄컴이 소비자를 설득할 수 있을까요?

그런데 제 생각에는 퀄컴이 단독 칩셋으로 스마트폰 시장을 쓸어 담고, 자체 앱 생태계를 키워서 윈도우 ARM 앱으로 확장하는 게 더 맞는 전략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아이폰-아이패드가 있기 때문에 맥이 애플 실리콘을 만들 수 있었던 것과 마찬가지죠.

퀄컴이 내려야 하는 단 하나의 숙제는 이겁니다. 왜 퀄컴 PC를 써야 하는가? 여기에서 퀄컴이 “우리는 배터리도 오래가고 성능도 좋고 기기도 얇고 좋고 안드로이드와도 연동되고” 이렇게 중언부언한다면 이 프로젝트는 실패합니다. 퀄컴 스스로도 설득을 못 하고 있다는 뜻이니까요.

만약 M1 맥북처럼 업무용 앱을 노트북에서도 쾌적하게 돌리는데 그게 너무 뛰어나다, 백만원대 초반 제품으로도 한 200만원짜리 작업이 가능하다-하면 가능성이 있을 겁니다. 지금 영상 편집은 대부분 데스크톱 쓰거든요. 근데 노트북으로 되면? 편하겠죠.

자 하여튼 윈도우 PC 시장에서 앞으로 인텔·AMD·퀄컴이 경쟁하게 되겠네요. 소비자한텐 좋습니다. 경쟁하면 가격이 내려가니까요. 다만 제품을 선택할 때 혼란스러울 수 있으실 텐데, 제가 퀄컴 PC 나오는 시점이 되면 여러분께 정리해서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자 그럼 그때까지, 구독, 좋아요, 알림 설정. 꼭 하고 계셔야겠죠?

영상제작. 바이라인네트워크

촬영·편집. 바이라인네트워크 영상팀 byline@byline.network

대본. <이종철 기자>jud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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