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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전자칠판이 스마트폰 역할 하는 시대 온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기반으로 비대면 시대가 도래했다. 그 결과 전자칠판 시장도 확대하고 있다. 현대아이티는 오랜 기간 전자칠판 하드웨어⋅소프트웨어 기술을 개발해 왔는데, 지금이 현대아이티의 기술력을 널리 자랑할 수 있는 시점이 아닌가 싶다.”

김용태 현대아이티 상무는 최근 본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 같이 말했다. 현대아이티는 현대전자를 전신으로 하는 기업으로, 전자칠판과 디지털 사이니지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현대아이티는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전자칠판을 제공한 업체다. 디바이스 제조부터 전자칠판 프로그램 제공까지 모두 담당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은 많은 산업군에 지각변동을 불러일으켰다. 그간 주목받지 못했던 산업군이 뜨거나, 반도체처럼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인 것이 대표적이다. 전자칠판 시장은 그간 큰 주목을 받지 못하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기점으로 성장세를 보인 부문 중 하나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그랜드뷰리서치(Grand View Research)에 따르면, 세계 대화식 전자칠판 시장은 2020년부터 2027년까지 연평균성장률 7.6%를 기록할 전망이다.

김용태 현대아이티 상무는 전자칠판에 탑재되는 기능이 더 많아지고, 기기 간 통합성도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 전망했다. 단순히 칠판을 넘어 대형 스마트폰이 되는 것이다. 김용태 상무로부터 전자칠판 시장에서 현대아이티가 가지고 있는 기술 경쟁력과 미래 전자칠판 전망에 대해 들어봤다.

김용태 현대아이티 상무

우직하게 디스플레이IT 외길인생 걸어온 현대아이티

현대전자는 2002년 모니터사업부를 현대이미지퀘스트(현 현대아이티)라는 이름으로 분사했다. 이후 2006년 현대이미지퀘스트는 모니터사업에 IT 기술을 접목했고, 사명도 현대아이티로 변경했다. 이후 2013년에는 패션업계 CEO 출신인 장제만 대표가 현대아이티 수장으로자리잡았다.

회사명과 주인은 몇 차례 바뀌었지만, 현대아이티는 IT를 기반으로 하는 디스플레이  제공업체라는 정체성을 유지해 왔다. 관련 기술만 20년 넘게 개발해 왔고, 현재 회사 내 인력의 대부분이 15~20년 이상 업계 경력을 가지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김용태 상무는 현대아이티를 ‘우직한 기업’이라고 표현했다.

현대아이티는 시장이 크지 않았던 시점에도 전자칠판 산업이 활성화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김 상무는 “핸드폰과 같은 모바일 기기가 스마트폰으로 넘어오면서 터치 사업이 보편화됐는데, 이 같은 움직임은 대형 디스플레이 시장에서도 비슷할 것이라 생각했다”며 “따라서 시장이 작았던 시기에도 전자칠판 사업에 기대를 걸고 있었다”고 말했다. 현대아이티가 IT가 접목된 디스플레이 개발을 꾸준히 해 올 수 있었던 이유다.

현대아이티가 지난 9월 선보인 전자칠판 신제품 ‘스마트보드 3.0’

하드웨어부터 소프트웨어까지 제공한다

김용태 상무에 따르면 현대아이티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전자칠판 부문에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풀스택 솔루션을 모두 공급할 수 있는 업체로 자리잡았다. 김 상무는 “국내에 복수의 전자칠판 공급업체가 존재한다”면서도 “제품 생산과 소프트웨어 역량을 모두 보유하고 있는 기업은 현대아이티를 포함해 1~2개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하드웨어 측면에서 현대아이티는 다양한 기기의 영상 신호를 입력 받아 디스플레이에 구현하는 ‘영상 처리 보드 기술’을 확보했다. 또한 ▲전자 칠판 기능 ▲소비 전력 절감 기술 등을 포함해 17건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 9월에 출시한 스마트보드 3.0에는 에너지 절감과 탄소 배출량 감소 정책에 맞춰 현대아이티가 획득한 녹색 인증 기술이 적용돼 있다.

소프트웨어⋅프로그램 관련해서는 전자칠판 구매자가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주요 기능을 핫키(Hot Key, 특정 기능을 수행하도록 하는 키)로 매칭하는 솔루션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별도의 메뉴창을 열지 않고도 바로 전자칠판에 판서를 할 수 있다.

더불어 자체 판서 프로그램 ‘미팅메이트(meeting mate)’도 개발해 전자칠판에 적용했다. 미팅메이트는 현대아이티 전자칠판에 최적화된 프로그램으로, 해당 기기에서 안정적인 성능을 유지한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김 상무는 “핫키와 미팅메이트는 현대아이티에서만 누릴 수 있는 독자적인 기술”이라고 말했다.

‘스마트보드 3.0’ 이후 전자칠판의 모습은?

김용태 상무는 스마트보드 3.0 전자칠판 이후에 출시되는 제품은 더욱 기기 간 연동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마트보드 3.0은 특정 기기만 미러링해서 화면을 보여줄 수 있는데, 이후 출시될 제품은 쌍방으로 자료를 공유하는 형태를 보인다는 설명이다.

김 상무는 “이제 전자칠판은 교육현장뿐만 아니라 기업 회의에서도 원활하게 사용될 수 있어야 한다”면서 “디바이스만 있으면 어디서든 회의를 참여할 수 있는 시대인데, 이에 맞춰 전자칠판을 통해 더욱 원활하게 회의할 수 있도록 기능을 개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더불어 현대아이티는 전자칠판 활용성을 높이기 위해 라인업을 확대하는 한편, 안드로이드 OS가 적용된 소프트웨어 제품도 준비할 예정이다. 안드로이드 OS 사용자가 늘어났으니 이들을 타깃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현대아이티는 현재 안드로이드 기반의 교육용 앱과 콘텐츠도 개발하는 중이다.

김용태 상무는 “이제는 칠판과 분필, 디스플레이뿐만 아니라 회의 기능도 모두 하나의 기기에 통합될 것”이라며 “원격 수업과 화상 회의가 확대되면서 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를 위해 신제품 개발에 더욱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현대아이티는 에듀테크 산업이 발전하고 있는 인도와 베트남 등지를 공략하기 위해 해당 지역에 연구개발(R&D) 센터와 제품 조립 공장을 설립하는 데 많은 역량을 투입할 계획이라고 공개하기도 했다. 회사 내부적으로는 기본적인 기술 개발에 집중하는 한편, 안정적인 기기 설계 기술을 확보하고 인력 충원⋅교육에도 팔을 걷어붙일 예정이라고 김 상무는 설명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배유미 기자>youm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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